
왼쪽부터 고현정, 전지현, 소지섭, 유재석, 최지우, 정려원.
이쯤에서 1인 기획사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할 듯하다. 1인 기획사는 흔히 연예인이 직접 만든 매니지먼트사를 말한다. 여러 연예인을 동시다발로 관리하는 기존 기획사와 달리 전속 연예인을 따로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1인 기획사라는 명칭이 생겨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일각에서는 영화 ‘라디오 스타’의 두 주인공 박중훈과 안성기처럼 연예인이 소속사 없이 매니저만 두고 활동하는 형태도 1인 기획사로 본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최근의 경향에서 다소 동떨어져 있어 여기서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으로 등록한 경우만 1인 기획사로 다뤘다.
현재 1인 기획사 설립 붐은 인지도 높은 정상급 배우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열 군데가 넘는 1인 기획사를 취재하며 또 다른 흥미로운 공통점도 발견했다. 톱스타 자신이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대신 가족이나 믿을 만한 매니저를 대표로 세워 끈끈한 공조체제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남승명 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인기 많은 배우는 전문 매니지먼트사에 적을 두지 않아도 연기활동에 지장이 없다”며 “가족이나 친한 매니저와 회사를 차리면 남는 게 많다고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신필순 키이스트 대표는 “배우가 일정 수준에 올랐을 때는 작품 선정이나 연예활동에 대해 간섭받기 싫어한다. 마음에 맞는 매니저, 운전하는 친구와 사무실 하나 차려놓고 다 먹여 살려야 하는데 그래도 그게 편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여배우는 믿을 수 있는 매니저나 가족과 1인 기획사를 차리는 것을 더욱 선호할 수밖에 없다. 소속사에 약점을 잡혀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몸담고 있을 때는 든든한 울타리일지 모르지만 나가면 보복성 루머의 발원지로 돌변하는 기획사가 한둘이 아니다.
최지우, 김태희, 윤은혜 가족과 파트너십
가족과 함께 1인 기획사를 차린 스타는 최지우, 김태희, 윤은혜가 대표적이다. 최지우는 2009년 3월 전 소속사인 올리브나인에서 나와 씨콤마제이더블유(C.JW)컴퍼니를 차렸다. 100% 그녀의 자비로 만들어진 회사다. 그녀의 친오빠인 최창연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최 대표를 포함해 상근 직원은 모두 6명이다.
창립멤버인 김현모 이사는 “최지우씨와는 2005년 예당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을 당시 인연을 맺어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고 있다”며 “올리브나인에서 나와 두 달 정도 준비하면서 회사 운영 방식까지 계획을 세우고 시작해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최지우는 회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배우로서만 활동하고 있다.
김태희는 지난해 초 4년 반 동안 몸담았던 나무액터스를 떠나 루아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루아엔터테인먼트는 김태희가 증권맨 출신인 형부 정철우씨와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정철우 대표는 “나무액터스와 2009년 말 계약기간이 끝나 관계를 정리할 수도 있었지만 1년을 연장해 협업 체제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말 협업이 종료돼 회사에서는 김태희씨의 연예활동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내가 대표를 맡은 것도 가족으로서 더 신경 써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