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호

제2의 ‘CEO 배용준’ 꿈꾸는 스타들의 도전

  • 김지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jy@donga.com

    입력2011-05-23 15: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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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CEO 배용준’ 꿈꾸는 스타들의 도전

    왼쪽부터 고현정, 전지현, 소지섭, 유재석, 최지우, 정려원.

    고현정, 최지우, 전지현, 김태희, 소지섭, 유재석…. 최근 2년 사이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스타들이다. 그동안 든든한 울타리 구실을 해오던 대형기획사나 전문 매니지먼트사를 박차고 나와 독립한 연예인은 이들만이 아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연예인이 1인 기획사를 차렸거나 설립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쯤에서 1인 기획사에 대한 개념 정리가 필요할 듯하다. 1인 기획사는 흔히 연예인이 직접 만든 매니지먼트사를 말한다. 여러 연예인을 동시다발로 관리하는 기존 기획사와 달리 전속 연예인을 따로 두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1인 기획사라는 명칭이 생겨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일각에서는 영화 ‘라디오 스타’의 두 주인공 박중훈과 안성기처럼 연예인이 소속사 없이 매니저만 두고 활동하는 형태도 1인 기획사로 본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최근의 경향에서 다소 동떨어져 있어 여기서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으로 등록한 경우만 1인 기획사로 다뤘다.

    현재 1인 기획사 설립 붐은 인지도 높은 정상급 배우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열 군데가 넘는 1인 기획사를 취재하며 또 다른 흥미로운 공통점도 발견했다. 톱스타 자신이 직접 회사를 운영하는 대신 가족이나 믿을 만한 매니저를 대표로 세워 끈끈한 공조체제를 유지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남승명 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인기 많은 배우는 전문 매니지먼트사에 적을 두지 않아도 연기활동에 지장이 없다”며 “가족이나 친한 매니저와 회사를 차리면 남는 게 많다고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신필순 키이스트 대표는 “배우가 일정 수준에 올랐을 때는 작품 선정이나 연예활동에 대해 간섭받기 싫어한다. 마음에 맞는 매니저, 운전하는 친구와 사무실 하나 차려놓고 다 먹여 살려야 하는데 그래도 그게 편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여배우는 믿을 수 있는 매니저나 가족과 1인 기획사를 차리는 것을 더욱 선호할 수밖에 없다. 소속사에 약점을 잡혀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몸담고 있을 때는 든든한 울타리일지 모르지만 나가면 보복성 루머의 발원지로 돌변하는 기획사가 한둘이 아니다.



    최지우, 김태희, 윤은혜 가족과 파트너십

    가족과 함께 1인 기획사를 차린 스타는 최지우, 김태희, 윤은혜가 대표적이다. 최지우는 2009년 3월 전 소속사인 올리브나인에서 나와 씨콤마제이더블유(C.JW)컴퍼니를 차렸다. 100% 그녀의 자비로 만들어진 회사다. 그녀의 친오빠인 최창연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최 대표를 포함해 상근 직원은 모두 6명이다.

    창립멤버인 김현모 이사는 “최지우씨와는 2005년 예당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을 당시 인연을 맺어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고 있다”며 “올리브나인에서 나와 두 달 정도 준비하면서 회사 운영 방식까지 계획을 세우고 시작해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최지우는 회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배우로서만 활동하고 있다.

    김태희는 지난해 초 4년 반 동안 몸담았던 나무액터스를 떠나 루아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다. 루아엔터테인먼트는 김태희가 증권맨 출신인 형부 정철우씨와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정철우 대표는 “나무액터스와 2009년 말 계약기간이 끝나 관계를 정리할 수도 있었지만 1년을 연장해 협업 체제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말 협업이 종료돼 회사에서는 김태희씨의 연예활동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내가 대표를 맡은 것도 가족으로서 더 신경 써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2의 ‘CEO 배용준’ 꿈꾸는 스타들의 도전

    윤은혜

    윤은혜는 2008년 더하우스컴퍼니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대표는 아버지 윤여훈씨다. 상근 직원은 4명으로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은 작품이 있을 때만 함께한다.

    윤은혜의 매니저인 성재현 실장은 “무엇보다 마음 편하게 일하고 싶어서 1인 기획사를 설립한 것 같다. 다른 기획사에 있을 때는 윤은혜씨가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한 회사의 기대치가 높아 여러모로 피곤하고 힘들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전보다 활동을 더 많이 하지 않는데도 수익은 더 나은 걸로 알고 있다.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한 지금과 같은 시스템에 윤은혜씨가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드라마와 영화 출연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가수 자두를 영입해 디지털음원 판매로 부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드라마 ‘궁’으로 한류스타 대열에 합류한 윤은혜의 일본 활동과 아이디어 상품 판매도 짭짤한 수입원이다. 성 실장은 “윤은혜씨가 상품 아이디어를 직접 내는 경우가 많다. 추상화와 디자인에 관심이 많고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 조이너스라는 의류브랜드의 광고 모델을 4년 했는데 1년간은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정려원, 전지현, 유재석 매니저와 의기투합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해온 매니저와 의기투합한 예도 적지 않다. 지난 1월 원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정려원은 TN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 만나 8년간 친분을 다져온 매니저 류훈희씨를 회사 대표로 세웠다. 배우 김민준은 지난해 가을 자신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매니저 우정열씨와 공동 투자해 원웨이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류 대표는 “서로 성격과 성향을 잘 알아 편하게 일하고 있다. 손익을 따질 단계는 아니지만 대형기획사에 있을 때보다 나쁠 게 없다”고 했고, 우 대표는 “1인 기획사는 영화 ‘라디오스타’의 두 주인공처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월급제인 곳도 있지만 매니저와 함께 투자해 공동의 수익을 내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전지현도 지난해 9월 IHQ 출신인 임연정, 박진왕씨와 제이앤코(J·Co.)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자신을 발굴해 스타로 키운 정훈탁 싸이더스 IHQ 대표와 14년 만에 결별한 것이다. 임연정 대표는 “해외팀에 4년 정도 근무하며 전지현씨와 친한 언니동생 사이가 됐다”며 “전지현씨는 대형기획사라는 안락한 둥지에서 10여 년을 몸담았지만 독립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동경이 더 컸다”고 전했다.

    전지현의 독립 배경을 두고 정훈탁 대표가 그녀의 이름으로 차명계좌를 만든 일이 빌미를 제공했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지만, 임 대표는 “차명계좌의 존재는 회사를 차린 후에 알았다. 1인 기획사 설립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 JS엔터테인먼트의 대표가 된 개그맨 유재석이 한 예다. 유재석은 전 소속사인 스톰이앤에프에서 6억원이 넘는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경영진의 비리로 회사 법인통장이 가압류된 탓이다. 이 문제로 그는 지난해 8월 매니저 두 명과 소속사를 나왔다. 유재석의 한 측근은 “JS엔터테인먼트는 사무실도 없고 주소도 유재석씨 집으로 돼 있다. 유명무실한 1인 기획사를 차린 건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현재 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출연료를 받으려면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한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했다. 사업자등록증을 만들려고 1인 기획사를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컴백한 가수 김완선은 전문 매니지먼트사에 적응하지 못해 1인 기획사를 차린 경우다. 회사명은 다온마리엔터테인먼트. 그녀가 직접 대표를 맡아 경영 일선에 나섰다. 김완선은 “데뷔 후 줄곧 매니저인 이모와 2인1조 체제를 유지하다가 전문 매니지먼트사 두 곳을 거쳤는데 적응이 잘 안 됐다. 두 곳 모두 열심히 일을 봐줬는데 성에 차지 않았다. 나중에 있었던 기획사는 1년 계약이 끝난 뒤 연장을 안 했더니 1년간 방송활동을 못하게 했다. 계약 조항에 그런 내용이 있는 걸 미처 몰랐다. 결국 쉬다가 하와이로 건너갔다. 이번에 와서 1인 기획사를 차렸다”고 털어놓았다.

    고현정, 이미지 브랜드화 박차

    색다른 사업 마인드로 출발한 1인 기획사도 있다. 지난해 4월 고현정의 남동생 고병철씨가 설립한 아이오케이컴퍼니다. 유재석과 함께 스톰이앤에프에 몸담았던 고현정은 계약기간이 끝난 지난해 8월 이 회사로 이적했다. 고 대표는 김종학프로덕션의 프로듀서 출신으로 MBC 드라마 ‘이산’과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제작에 참여했다. 고 대표와 고현정이 공동 투자해 만든 이 회사는 고현정의 브랜드화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직원 4명에 자본금 3억원의 소규모로 출발했지만 설립 1년 만에 직원이 10여 명으로 늘었을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현재 회사는 고 대표와 지성욱 대표가 함께 꾸려가고 있다. 고 대표는 매니지먼트를 전담하고, 고 대표와의 인연으로 회사 경영을 맡은 지 대표는 그 외 사업과 전반적인 경영을 담당한다.

    지 대표는 “KT에서 근무할 때 드라마제작사 지분 인수에 관여하며 연예계 전반을 알게 됐다. 고 대표와 만나 연예계 비즈니스 다각화, 특정 연예인의 브랜드화에 대해 논하다 서로 이 회사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고현정씨라면 마사 스튜어트나 오프라 윈프리, 제니퍼 로페즈처럼 브랜드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브랜드화는 기존에 스타가 가지고 있는 고유 이미지로 지속 가능한 수익사업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며 “최근 고현정씨가 웅진코웨이의 화장품 브랜드 ‘리엔케이’의 기획과 마케팅에 참여한 것은 그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톱스타와 대형기획사 공생 어려워

    지 대표에 따르면 고현정도 지금의 시스템에 흡족해하고 있다고 한다. 연기 외에 관심을 두고 있던 뷰티,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자신의 의견이 반영돼 상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 이 회사를 한국 실정에 맞는 에이전시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는 지 대표는 “고현정의 브랜드화가 작품 출연에 국한된 연예 비즈니스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연예 관계자들은 대부분 1인 기획사 설립 붐이 정상급 배우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예전처럼 스타라고 해서 전속계약금을 두둑이 챙겨주는 곳도 없고, 이제 기획사 스스로도 불리한 수익배분 조건을 감수하며 스타를 데리고 있어봤자 적자만 누적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서로 윈윈(Win-Win)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때 톱스타급의 전속계약금은 10억원대까지 치솟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매니지먼트업계로 물밀듯이 들어온 금융권의 막대한 투자가 2000년대 초중반까지 이어지면서 전문 기획사들이 코스닥 상장을 꾀하며 기업화한 탓이다. 이들 기업형 매니지먼트사들은 톱스타 영입으로 주가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전속계약금을 경쟁적으로 올렸다. 수익도 스타와 소속사가 9대1, 심지어는 10대0으로 나누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정영범 아이제이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대형기획사들의 베팅이 결국 연예계 질서를 어지럽히고 스타들의 욕심만 키웠다”며 “자승자박이 따로 없다”고 꼬집었다. 김상영 IHQ 이사는 “2000년대 초반 한류 열풍으로 배우들의 몸값이 실제 이상으로 뛰었다. 버블이었다. 당시 계약금이 10억원이 넘었다. 배우와 기획사 간의 수익배분율이 10대0, 11대0까지 갔다. 11대0은 있을 수 없는 건데 세금까지 소속사가 감당하는 조건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2000년대 초중반 막강파워를 자랑하던 기업형 매니지먼트사 가운데 살아남은 곳은 IHQ뿐이다. 에이스타즈, 윌스타, 싸이클론 등은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5년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때는 엔터테인먼트주의 인기로 투자 열풍이 불어 호황을 누렸지만 10억원을 호가하는 계약금에 9대1의 수익배분, 2~3년의 계약기간은 불합리한 조건임에 틀림없다. 10억원을 받는 톱스타라도 1년에 광고수익이 많아야 40억원이다. 그중 소속사 몫은 10%인 4억원인데 스타크래프트 같은 고급 차량 유지비에 진행비와 식대, 매니저 인건비까지 감당해야 하니 적자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막연한 기대감과 의욕만으론 성공 못해

    김민숙 바른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외국의 사례를 빗대 “할리우드는 일을 따오는 에이전시가 활성화돼 있고 1년에 한두 편을 해도 출연료가 워낙 거액이라 수익구조를 맞출 수 있다. 일본은 봉급제, 연봉제로 운영돼 연기자들이 안정된 생활이 가능하다 보니 소속사를 잘 옮기지 않는다. 세금을 떼도 배우 양성에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이것저것 다 대주는 기획사는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기준도 근거도 없는 전속계약금 제도로 피해를 본 것은 중소형 기획사들도 마찬가지다. 작은 기획사에서는 이름 있는 연예인을 영입해야 ‘끼워 팔기’라도 해서 신인들을 띄울 수 있는데 톱스타의 몸값이 하도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전속계약금 불리기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해지자 급기야 중소기획사들의 도산이 이어졌다. 이를 계기로 전속계약금 제도의 폐해가 공론화하면서 1,2년 전부터 전속계약금을 안 주는 추세로 바뀌었다.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남승명 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은 “요즘 경향이 계약금을 주면 3년 전속에 7대3, 계약금을 안 주면 2년 전속에 8대2로 수익배분을 하는데 예전처럼 소속사 몫인 3이나 2에서 배우에게 나가는 비용을 처리하지 않고 배우의 몫인 7이나 8에서 충당하는 기획사가 많아졌다”며 “배우로서는 거액의 계약금도 받을 수 없고 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여러모로 손해 보는 느낌이 들 만하다. 정상급 스타들이 1인 기획사를 선호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가에서는 최근 1인 기획사가 급증한 데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허준’ ‘대장금’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는 “드라마를 만들 때 가장 힘든 것이 배우 섭외다. 배우가 많은 기획사는 주연 배우를 쓰는 조건으로 조연을 끼워 넣으려고 하니 협상의 여지가 있지만 톱스타는 싫으면 단박에 잘라버리니 1인 기획사를 대하기가 더 껄끄러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궁’ ‘꽃보다 남자’ 등을 제작한 송병준 그룹에이트 대표는 “큰 기획사는 대본을 줘도 매니저 선에서 거르는 경우가 많아 연기자가 작품을 읽어보기나 했을까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며 “배우의 의견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기획사가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기획사를 차리는 톱스타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제2의 배용준’이다. 지금껏 몸담았던 전문 매니지먼트사의 도움을 뿌리치고 과감히 홀로 설 수 있는 것도 1인 기획사로 시작해 기업형 매니지먼트사로 자리 잡은 배용준의 ‘키이스트’ 같은 성공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과 의욕만으로 덤볐다가는 본전도 못 찾을 공산이 크다.

    1인 기획사를 차리려면 가치 있는 티켓파워를 갖고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 일례로 배용준의 키이스트와 이병헌의 BH엔터테인먼트, 류시원의 알스컴퍼니, 장동건의 에이엠엔터테인먼트는 한류를 기반으로 시장에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이병헌과 11년간 함께해온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는 “한류 인프라가 다른 소속 배우들의 연예활동에도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며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며 미국 파라마운트사처럼 장인정신을 지닌 전통 있는 매니지먼트사를 만들어가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양근환 키이스트 부사장은 “배용준씨의 매니저로 인연을 맺은 지가 벌써 11년이 넘었다”며 “앞으로 드라마, 음반 등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해 일본에 본부를 둔 유료한류전문채널 DATV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과 관련해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씨는 “한류스타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더 막강해졌다.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에까지 미치고 있다. 실력과 명성을 모두 갖춘 스타들이 1인 기획사를 차려 자유롭고 건강한 경쟁을 펼친다면 제2의 배용준과 이병헌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인 기획사로 성공하려면 조직구성원들의 유연하면서도 끈끈한 파트너십과 수익사업의 다각화, 합리적인 비즈니스 마인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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