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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4·11 총선

“공천하지 않으면 가만 안 두겠다는 협박 수없이 받아”

<인터뷰> 정홍원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공천하지 않으면 가만 안 두겠다는 협박 수없이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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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공천 이유 있다

▼ 새누리당 공천은 시스템 공천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랬는지요?

“시스템 공천의 반대말이 뭡니까? 주문을 받으면 어느 지역 누구누구를 선정해서 대충 인물 보고 통과시키는 것 아니겠습니까? 시스템 공천은 원칙을 갖고 공천위원들의 의견이 중심이 돼 결정하는 것이라고 볼 때 새누리당의 공천은 정말 체계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어느 한 지역을 두고 이틀간 고민한 경우도 있어요. 1차로 잦은 당적 이동이나 전과 등 도덕성 검증을 해서 거른 뒤 남은 사람들에 대해 여론조사를 하고, 공천위원들 간 토론에 의해 정했습니다. 사실 과거 논문이나 발언까지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한계는 있었습니다. 그래도 뒤늦게라도 밝혀진 것은 시정이 가능했는데, 그것이 다 어느 개인 중심으로 이뤄지지 않고 시스템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계파, 혹은 사적인 청탁도 있었습니까?

“무수하게 많았습니다. 저에게 협박전화를 해서 떨어뜨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 사람도 있습니다. 각 공천위원에게도 압력과 협박이 쇄도했습니다. 심지어 저에게 온 휴대전화 문자까지 위원들에게 보이면서 ‘누군가 돈봉투 하나 들고 오면 고발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어려운 때에 중요한 일을 맡았으니 사심 없이 하자, 우리가 하는 행동은 역사에 기록으로 남을 것이고 자손이 다 알게 된다며 초심을 강조했지요.



당내 인사들은 저에게 함부로 요구하지 못했습니다. 공천위 초기 제가 비상대책위에 가서 회의 하다가 의견이 맞지 않아 도중에 나와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러자 저를 함부로 다룰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당내에서 별다른 압력을 가하지 않았습니다.”

▼ 이재오 의원을 비대위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천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1차 공천 발표 때 단수 후보가 나선 21개 지역을 발표했습니다. 경쟁이 없었으니 특별한 문제만 없으면 공천하기로 했던 겁니다. 그런데 비대위에서 일부 위원이 이재오 의원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만약 이 의원을 공천하지 않으면 ‘친이계’가 모여 집단 반발 조짐을 보일 것이고, 그것은 결국 분당(分黨)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민이 한나라당에 대해 혐오했던 것은 항상 계파 싸움이나 하고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그래서 이재오 의원의 공천 문제는 제가 책임지고 밀고 가야겠다고 했습니다.”

▼ 비대위가 공천위의 공천 결과를 압박해 박상일 이영조 후보 등의 공천을 취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비대위와의 갈등은 왜 불거졌고, 어느 정도였는지요?

“서로 이견은 있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이견이 있어야 발전이 있는 법입니다.”

공천위는 비대위와의 교감 속에 나온 ‘25% 컷오프’(교체지수와 지지율 등을 기초로 현역 의원 25%를 탈락시키는 안)에 32명의 현역 의원을 포함시켰다. 이 제도는 해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고, 조사대상에서 일부가 빠져 공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컷오프에 부산권 중진이 다수 포함됐다.

백의종군 김무성 대단하다

▼ 부산에서 야권의 바람이 거세지면서 여당 공천에서 전례 없이 고민을 했는데요.

“처음엔 중량감 있는 김무성 의원(18대 남구을) 같은 이가 공천돼서 중심을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김 의원은 공천 기준에 의해 탈락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고, 중량감 있는 다른 사람을 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탈락자를 정할 때 예외를 두자는 공천위원들의 주장도 있었지만 그 원칙을 허물면 컷오프에 걸린 사람들이 다 항의할 것이고, 한 지역을 살리려다가 전국을 다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해 제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당내 경쟁력, 지역의 여론 등을 강제로 점수화하다 보니 아쉽게도 탈락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탈락한 김무성 의원은 백의종군 자세로 이를 받아들였고, 그것이 이번 선거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참 훌륭한 분입니다. 중앙에서 활동하느라 지역 일에 시간을 내지 못해 지역 지지를 많이 받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친이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친박계에만 관대한 공천이었다는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공천위 테이블에 이름을 올리면서 ‘친이’ ‘친박’으로 분류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친이계 의원이 많이 탈락한 것을 지적하지만 두 그룹으로 나뉘는 의원 숫자를 확인해보니 친박은 친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공천 탈락자도 친박이 1이라면 친이는 2였습니다. 수치상 균형은 잡힌 거지요.”

정 위원장의 말과 달리 3월 16일자 조선일보는 한 외부 공천위원 A씨의 말을 인용해 친박계의 행태를 보도했다. A씨는 “지금 공천은 진흙탕 같다. 이렇게 된 것은 대구·경북·서울 강남의 기득권, 그중 핵심이 현재 당 주류인 친박계라고 한다면 그들의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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