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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4·11 총선

“김용민 같은 사람 끌고 간 게 오만한 거요”

<인터뷰> 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김용민 같은 사람 끌고 간 게 오만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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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은 25% 컷오프 룰을 적용했습니다.

“그쪽은 박근혜 위원장으로 권력이 이동했어요. 잘라야 해요. 자를 수도 있고요. 여기는 워낙 적은 데서 출발하니까 할 수 없이….”

▼ 관료로 일할 때처럼 칼을 휘둘렀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계파 구조가 복잡해서 운신의 폭이 작았나요.

공정거래위원장 재임 시절 그는 대기업에 칼을 매섭게 들이댄 것으로 유명하다.

“가난한 집 들어가서 칼 휘두르는 것 같아서…. 의원이 89명밖에 안 돼. 칼을 휘두를 생각이 없었어요. 이 사람들 자르면 선거가 어려워요. 18대 총선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경쟁력이 있는 건데…. 공심위 시작하면서 자르는 걸 목표로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좋은 사람 뽑는 걸 기준으로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하여튼 결과가 이렇게 됐어요. 안타깝지, 너무나 안타까운데 위로한다면 89석에서 127석으로 의원 수가 늘어난 것, 서울 경기에서 압승한 것을 들 수 있어요.”



그는 전략공천을 올바르게 하지 못한 것을 패배 원인으로 꼽았다.

“전략공천은 우리가 안 했어요. 당 최고위원회에서 했거든요. 당헌·당규에 그렇게 돼 있습디다.”

▼ 김용민 같은 사람을 전략공천한 게 문제라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그런 게 바로 오만한 거요. 문제가 됐으면 바로 내려가야죠. 본인이 버티면 단호하게 처리했어야 합니다. 끝까지 끌고 갈 일이 아니었죠. 수도권 접전지에 영향을 줬을 거예요. 여성, 노인, 교계…. 사방을 적으로 만들었으니. 민주당은 국민한테 더욱 겸허해야 한다는 생각이 공심위 들어간 처음부터 현재까지 계속 들어요. 합당 이후에 당이 아직 뿌리를 못 내렸지만 서로 덜 다투고 겸손했으면 달랐을 거예요. 가서 보니까 정치인들은 ‘내가 잘나서’라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 좀 더 겸손해야 하는데.”

김진표는 직권으로 공천

그는 당에서 특정인을 공천하라고 지목한 쪽지가 공심위로 들어오거나 최고위원회가 지역구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일은 없다고 했다.

“간섭은 일절 없었어요.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표가 전권을 가진 상태에서 공심위가 가동됐습니다. 뒤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봐야죠. 우리는 그렇지 않았어요. 독립성을 보장받았습니다. 그건 고맙게 생각해요. 공천 시스템은 우리가 더 합리적이었어요. 객관적 자료와 인터뷰, 현지 여론을 갖고 시스템으로 지역구 후보자를 공천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봐요. 정실 관계가 작용하거나 돈 낸 사람이 추천받는 등 부작용이 많아서 우리는 그런 것을 없앤 거예요. 예전에는 힘 있는 사람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습니까. 지역구 돌려막기 이런 것도 일절 없었어요. 새누리당같이 특정인이 영향력을 갖고 휘두르는 방식이 선거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만, 그것은 합리적이지 못하죠.”

민주당의 지역구 공천 원칙은 다음과 같았다.

“선거가 잘됐건, 그렇지 않았건 지역구 공천은 원칙대로 했습니다. 인터뷰 점수가 100점 만점에 20점이었어요. 인터뷰가 영향력이 커요. 사람 됨됨이가 나오니까요. 도덕성·정체성·경력·의정활동 점수에도 면접 점수가 반영되는 겁니다. 지역 여론조사 결과는 30점이었어요. 15명이 점수를 입력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계산을 합니다. 특정 후보에 대해 최고점, 최저점을 준 사람 것을 제외하고 13명의 평가를 평균 냅니다. 1등이 80점, 2등이 70점, 3등이 50점이 나오면 1,2등을 경선을 붙였어요. 1등, 2등이 30점 넘게 차이가 나면 단수로 공천했고요. 1, 2, 3등의 차이가 경미하면 세 명을 경선 붙였고요. 이렇듯 룰대로만 했으니까 지역구 공천을 잘했다, 잘못했다 평가할 수는 없는 겁니다.”

김진표 의원(경기 수원정)은 예외적으로 위원장 직권으로 공천했다.

“투표로 결정한 지역구가 서너 곳 있습니다. 김진표 의원을 두고는 논쟁이 팽팽했어요. 트위터 같은 곳에서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으므로 공천하지 말라고) 흔들었죠. 나한테 맡기라, 위원장한테 맡기라고 얘기하고 직권으로 공천했습니다. 그만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흔치 않아요. 그 경험을 당에서 써야죠. 원내대표 이런 거까지 맡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새누리당은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어요. 우리는 힘 센 사람이 없어요. 여러 계파가 서로 싸우는 거예요. 그쪽은 힘 센 사람이 맘대로 하면 되는데, 우리는 그게 안 돼요. 시스템이 허용을 안 하니까. 선거 결과는 예상보다 나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우리 쪽이 건강한 겁니다. 독재자가 전지전능하면 그게 최고예요. 그런데 그렇지를 못하죠. 강한 리더가 삐꺽 잘못 판단하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봐요. 말짱할 때는 괜찮은데 허욕을 가지거나 궁지에 몰리면 사람이 이상해지는 겁니다. 3선 개헌 이후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 하고, 인권 탄압하고, 민주주의 후퇴시키고, 유정회 같은 말도 안 되는 제도를 만들고 그랬습니다. 민주당처럼 티격태격 싸우면 그렇게는 못 가거든요. 국민이 이런 걸 이해해줘야 하는데 선거철이라 이해를 안 해주더라고요. 조금 섭섭했습니다.”

▼ 유권자를 원망하는 건가요.

“수도권은 그런 부분을 읽은 것 같은데 다른 지역에선 겉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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