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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배고픈 현대인의 양식 문화 테라피가 뜬다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nate.com

마음이 배고픈 현대인의 양식 문화 테라피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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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배고픈 현대인의 양식 문화 테라피가 뜬다

내면의 문제를 일깨우는 독서치료.

“클래식 공연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의 표정에는 3무(無)가 있어요. 무표정, 무관심, 무감각. 음악과 일상을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음악을 감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조금만 가미되면 그런 분들조차 기립박수를 치실 정도로 감동받고, 환호하시죠. 연주가 훌륭해서, 멜로디가 너무 좋아서, 물론 그런 이유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대부분은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됩니다. 작곡가의 인생 역경, 이 곡을 작곡했을 당시의 상황 등을 들려드리거나 그림 혹은 영상으로 현재의 자기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면서 예술가들이 살아가는 모습 또한 현재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거죠.”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을 문화혁명으로까지 받아들인 이유는 그들의 노래 자체가 전하는 신선함, 그 안에 담긴 진정성에 있을 것이다. 실제로 1995년에 발표된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컴 백 홈’은 수많은 가출청소년을 가정으로 복귀시키는 놀라운 위력을 발휘했다. 물론, 비단 대중음악을 통해서만 이러한 힘이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재작년,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연주회에서였어요. 마지막 곡인 ‘아리랑’의 연주가 시작되자 객석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오더라고요. 곡이 끝날 무렵엔 온 객석이 울음바다로 변했죠. 나중에 그분들 말씀을 들어보니 지금까지 음악을 들으면 좋다니까 그저 머리로 이해하려 애썼는데 왜 좋은지, 자신에게 음악이 왜 필요한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걸 깨달으셨대요. 연주회가 진행되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어느 샌가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툭 털어놓는 느낌, 나만 힘들고 외로웠던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큰 위로를 받으셨다더군요.”

이 대표는 현대인을 감정노동자로 지칭한다. 지상에서보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위험한 상공에서 장시간 근무하며, 자신의 심리 상태나 신체 상태와 상관없이 늘 웃는 얼굴로 지내야 하는 항공 승무원이나, 늘 딱딱하고 험악한 표정으로 범죄자들과 마주해야 하는 강력계 형사 등 업무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이들 모두가 육체적 노동보다 훨씬 강도 높은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상에 길든 이들은 대부분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잊어버릴 만큼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있다. 이들에게 문화 테라피는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창조적 행위를 통한 소통



마음이 배고픈 현대인의 양식 문화 테라피가 뜬다

응어리진 속마음을 끌어내는 미술치료.

예술가들은 스스로를 표현하고, 치유하고 회복하는 수단으로 예술을 선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브람스는 스승과 어머니의 죽음을 독일 레퀴엠이라는 곡으로 승화했으며 이중섭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수많은 은지화(은박지에 그린 그림)를 그리며 달랬다. 예술 행위를 통한 자기표현과 치유의 과정은 비단 예술가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은희 마음과마음 심리상담센터 소장은 그림은 인간이 스스로 표현하기 힘든, 내재된 심리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고대에는 동굴벽화와 상형문자, 그리고 문신 등을 통해 내면세계를 표현했으며 이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개인의 무의식 세계를 반영하는 데 다각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화와 소통이 부재한 가족 구성원에게 무작정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으라 다그치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지요. 대부분의 가족 구성원은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결과적으로 소통의 부재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막상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5분, 10분 이상 대화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그림을 통해 자신의 모습, 배우자의 모습을 그려보게 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합니다. 치료 과정에서 남편의 모습을 바위로 그려 표현한 분이 계셨어요. 차갑고 무뚝뚝한 남편이 바위처럼 느껴졌던 겁니다. 그 그림을 본 남편은 깜짝 놀라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고, 조금씩 변화의 방법을 찾아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가장 좋았던 기억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잊고 지냈던 추억을 가족과 공유하고 새삼 감동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아 표현의 방법은 연극치료에서도 적극 활용된다. 역할극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고 때로는 상대의 역할을 대신하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 혹은 허구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어 나가는 사이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내면의 문제를 발견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품고 살아온 40대 주부가 연극을 통해 어머님께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또 가족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죠. 연극치료는 자아를 재발견하고 스스로가 가진 문제의 돌파구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상대의 상황과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연극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관객의 입장이 되어 서로의 연극을 지켜보며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을 만나고 위로를 받는 것도 중요한 과정의 하나지요.”

박미리 한국연극치료협회장은 연극치료의 경우 발달장애와 같은 중증장애를 앓는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일깨울 수 있는 교육과 치료가 병행되는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상적으로,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자기표현을 통한 자아 재발견과 타인에 대한 이해, 소통의 계기를 마련해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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