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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정수석실이 총리실에 하명해 민간인들 조사했다

정부 문건 & 증언

  • 허만섭 기자│mshue@donga.com

문재인 민정수석실이 총리실에 하명해 민간인들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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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민간인 조사결과’

문건 내용 중 “2005년 7월 청와대(민정수석실)가 총리실(조사심의관실)을 통해 시장, 공무원, 식당 주인까지 사찰”이라는 대목은 특별히 구체성을 띠고 있다. 2005년 7월은 문재인 이사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에 재임하던 시기였다.

이 문건 대목만을 독자적으로 취재해본 결과, 당시 민정수석실이 야당 소속 시장 비리 조사를 총리실 조사심의관실에 직접 하명(下命)해 조사심의관실이 민간인들까지 조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총리실 조사심의관은 2005년 7월 28일 64쪽 분량의 ‘하명사건 조사결과 보고(3-1)’라는 제목의 보고서(사진)를 작성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민정수석실 하명으로 총리실 조사심의관실 조사3팀이 2005년 7월 18~26일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의 격려금 및 전별금 수수 혐의를 조사했다. 돈을 준 사람으로는 한나라당 출신 아산시장이 지목됐다. 이 사건에 대한 경찰수사가 미진하다며 민정수석실이 조사심의관실에 재조사를 지시한 것이다. 하명한 사람은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의 수하인 신현수 사정비서관으로 돼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는 아산시장·부시장 명의 격려금과 전별금 450여만 원이 경찰과 검찰에 전달되지 못하고 시청 직원들 회식에 쓰인 것으로 돼 있었다. 이 증거로 회식을 연 식당과 주점 사장의 확인서, 영수증, 진술서가 첨부돼 있었다.

조사심의관실은 이들 증거서류가 조작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민간인들을 조사했다. 보고서 3쪽 ‘관련 민간인 조사결과’ 제하의 내용에 따르면 조사심의관실의 조사를 받은 민간인은 OO갈비 업소 주인 김모 씨, 이 업소 여종업원 안모 씨, OO주점 업소 여종업원 심모 씨, 이 업소 주인의 형부 유모 씨, OO업소 대표 최모 씨, OO종축 대표 남모 씨 등 6명이었다.

조사심의관실은 이들로부터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확인서에 날인했다”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영수증을 발급했다”는 등의 사실 확인서를 받아냈다. 이어 조사심의관실은 관련 공무원 두 명을 총리실로 불러 신문하고 녹취했다. 조사심의관실은 이 확인서와 녹취록을 근거로 격려금과 전별금이 직원 회식에 쓰인 것이 아니라 경찰과 검찰에 전달됐다고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 이 보고서엔 해당 확인서와 녹취록이 첨부돼 있었다.

이 보고서가 민정수석실에 제출된 지 4일 뒤인 8월 1일 아산시장이 경찰과 검찰에 떡값을 돌렸다는 혐의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를 최초로 보도한 매체는 기사의 출처를 ‘총리실 관계자’라고 썼다. 얼마 뒤 아산시장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부기록보관소에서 이 문서를 확인한 이진복 새누리당 의원은 ‘신동아’ 인터뷰에서 “조사심의관실은 총리와 총리실장 지시만 따르면 된다. 경찰 수사가 미진하면 수사기관이 재조사하면 된다. 2005년 7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수사기관도 아닌 조사심의관실에 야당 소속 시장 표적사찰을 하명한 것은 권력사유의 극치”라고 말했다.

민간인 조사와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조사심의관실의 민간인 조사는 불법이다. 업주 등 민간인이 조사에 자발적으로 동의해주고 그런 확인서를 써주겠는가. 확인서를 보면 취조 또는 심문을 통해 작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더구나 확인서를 조사심의관실 직원이 직접 대필로 작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울고 싶은 심정이에요”

공무원 조사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조사심의관실은 마치 수사기관인 것처럼 총리실 별동으로 공무원들을 불러 심문했고 민간 속기사를 시켜 녹취까지 했다. 또한 사정비서관이 해당 공무원을 구속할지말지 결정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조사심의관실이 초법적 수사기관 행태를 보였다”고 했다.

문건을 확인해보니, 공무원 심문 내용은 ‘2005년 7월 25일, 26일 조사심의관실 소회의실’로 시간 장소가 명기되어 있는 H속기사사무소 녹취록에 담겨 있었다. H속기사사무소는 ‘신동아’도 몇 차례 의뢰한 적 있는 민간 속기사사무소다. 녹취록에 따르면 심문에 나선 조사심의관실 직원(감사관)이 “국장님. 아유! 답답하네. 답답해”라고 하자 심문받는 공무원은 “아이. 울고 싶은 심정이에요. 지금”이라고 답했다.

심문받는 공무원은 또한 “자꾸 그렇게 묻지 마십시오. 아주 괴롭습니다” “아이. 유도하지 마세요” “아이, 유도, 유도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이어 조사심의관실 직원(감사관)이 공무원에게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그 결정(구속여부 결정)은 우리 사정비서관님께서 하실 테니까 그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의견은 말씀드릴게요”라고 말하는 대목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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