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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진단

취업난-등록금 스트레스 극심 평생 ‘잃어버린 세대’ 될 수도

한국·남유럽·미국 대학생의 고통 지수

  • 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취업난-등록금 스트레스 극심 평생 ‘잃어버린 세대’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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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청년실업 상황이 당장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청년층 고용동향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청년층 12.7%가 구직을 포기하고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상태는 2016년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유럽연합이 가장 비관적이다. 이들 지역의 청년 실업률은 올해 18%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왜 이런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는 것일까? 유로존의 경우에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기업은 채용을 꺼리고 있다. 신규 일자리 확충과 관련해 비빌 언덕이 없다. 특히 구제금융을 받는 국가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규적인 괜찮은 일자리보다는 비정규직 일자리가 확산되는 추세다. 또한 유럽에선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고학력자가 저학력자 직업군으로 밀고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나마 경제 사정이 좋은 유럽 내 국가나 아니면 타 대륙의 신흥개발도상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유럽 대학생의 수도 늘고 있다. OECD 연간 이민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1월부터 8월까지 그리스에서 독일로 들어간 이민자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폭증했다. 스페인 출신 이민자가 50%, 포르투갈 및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가 각각 20%나 늘었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과거 식민지인 남미로 떠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불과 1년 반 사이 이민자가 5만200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년실업이 구조화하면서 각국에서 대학생 학자금 문제도 쟁점이 되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는 반값 등록금 1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2011년 9월에는 대학생들이 동맹휴업을 시도한 바 있다. 반값 등록금 문제는 대통령선거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다.

상당수의 한국 대학생은 한 학기 400만 원대에 달하는 등록금을 학자금 대출로 충당한다. 중산층인 부모가 등록금과 생활비를 대준다면 이만한 행운도 없다. 대신 부모는 노후자금을 걱정해야 한다. 취업하면 대출금을 갚아나갈 수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 소위 수도권 소재 명문대 출신도 공무원 및 공기업-대기업 취업이 여간 어렵지 않다. 수많은 학생이 졸업 직후부터 실업자가 되고 있다. 일부는 신용불량자로도 전락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니면 부모가 경제적 짐을 함께 나눠져야 한다. 이런 상황은 한국 대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다.



4월 미국 전역의 대학교에서는 살인적인 부담을 주는 높은 이율의 학자금 대출을 비난하는 대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일부 학생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단식 투쟁에 나섰다. 월가 시위대는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학자금 대출 점령(Occupy Student Debt)’ 캠페인을 벌였다.

빚에 짓눌리는 미국 대학생

미국은 학자금 대출 시스템이 완벽한 나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는 옛날이야기가 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재정위기에 빠진 주 정부가 늘었다. 이에 따라 주 정부가 대학에 주는 지원금을 줄였다. 대학 측은 부족분을 메우려고 등록금을 인상해왔다. 대학생들은 등록금이 오른 만큼 아르바이트를 더해서 벌어야 한다. 아니면 학자금 대출을 더 받아야 한다. 이것이 공립대학 체제가 가장 발달했다는 캘리포니아 주의 현실이니 다른 주는 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 대학생 학자금 대출 규모는 2010년 1000억 달러에서 2011년 8670억 달러로 불과 1년 만에 8배 넘게 증가했다. 실은 1조 달러를 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것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2008년 주택담보대출에 버금가는 위기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미국 대학생은 3700만 명에 달한다. 평균 대출금은 2만3300달러 수준. 대출자 가운데 10%는 무려 5만4000달러의 대출금을 이고 산다. 졸업한 뒤 제대로 갚지 못하는 대출자도 14.6%에 달한다. 취업도 못한 상태에서 원금에 이자, 여기에 연체 이자까지 더해지다 보면 갚아야 할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도 이 문제가 대통령선거의 주요 쟁점이 되는 상황이다.

“미국 대통령인 내가 학자금 대출금을 다 갚은 건 불과 8년 전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4월 한 대학에서 한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은 둘 다 로스쿨 출신. 남편은 상원의원이었고 아내는 잘나가는 변호사였다. 그런데 이 부부가 학자금 대출을 갚는 데 무려 13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학자금 대출 이자를 한시적이나마 절반으로 줄여준 법안이 6월 말 만료됐다. 이에 따라 예전엔 3.4%였던 대출 이자가 7월 1일부터 6.8%로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학생 편에 서서 공화당을 압박한 결과, 미국 의회는 지난 6월 29일 향후 1년간 대출 금리를 현 수준인 3.4%로 유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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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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