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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준비 안 된 안철수, 얼마나 궁했으면 새치기를…”

다시 광야에 선 노회찬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준비 안 된 안철수, 얼마나 궁했으면 새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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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 된 안철수, 얼마나 궁했으면 새치기를…”

3월 12일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와 4월 재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그의 부인 김지선 씨가 서울 노원구 상계동 마들역 인근에서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지선 씨는 ‘여공’ 출신이다. 중학교를 마치고 16세에 언니의 주민등록증을 갖고 공장에 취직했다. 노조활동에 투신하다 옥살이도 했다. 1978년 여의도 부활절 예배 단상에 올라 50만 인파 앞에서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쳤다.

“내가 얘기하면 주관적인 것일 텐데…”라면서도 부인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다. 가만 듣다보니 ‘동지’에 대한 존경이랄까, 믿음이랄까 하는 감정이 전해졌다. 좀 줄여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자기도 먹고살기 바쁜 처지에 노동운동을 했어요. 해고자 권익을 위해 감옥도 두 번 갔다 왔고요.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돼 보상도 받았지요. 1990년대 들어서는 여성운동에 뛰어들었어요. 강서·양천에서 여성의전화 만들 때 일이 생각나요. 개량한복을 커다란 이민가방에 넣어 끌고 다니면서 팔아 사무실 보증금을 마련했죠. 나이 들어서는 공부를 하고 싶어 했어요. 중학교는 졸업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미인가 학교였던 거예요. 마흔일곱인가에 중졸 검정고시 하고, 그다음 고졸 검정고시 하고, 나이 오십 넘어 방송통신대학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따고, 55세 넘어서 1급 자격증까지 땄어요. 여성운동 열심히 해서 국무총리상도 받았지요.

이런 경력 자체가 하버드대 나온 사람과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다고 봐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기여도로 보더라도 다른 후보들에 뒤지지 않고요. 국회의원 하려는 사람이라면, 실제 삶 속에서 얼마나 공적인 희생을 감수하고, 어떤 기여를 해 왔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런 얘기하면 제가 팔불출이 될 수밖에 없지만, 그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 김 후보는 흔쾌히 응했나요.



“곡절이 많았습니다. 일단은 저를 대리해 출마하는 것으로 비치니까. 제일 싫어하는 게 ‘노회찬 부인’으로 소개되는 거랑 ‘사모님’이란 호칭이에요.”

▼ 그럼 어떻게 부릅니까.

“그냥 김지선 당원. 그래서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거부감이 컸어요. 본인은 안철수든 누구든 견줘도 제대로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강해요. ‘(안철수와) 살아온 길이 다르고, 앞으로 갈 길도 다르다’고 말해요. 제 아내라서 아마 억울할 거예요. ‘노회찬 마누라’에 갇혀서 자신이 이뤄온 게 모두 사장될 수 있으니. 내가 그래서 미안하고요.”

▼ 승리할 수 있을까요.

“허허. 붙어봐야 알죠. 그쪽이 워낙에 센 사람이니까. 근데, 이 사람 당선되면 나는 아마 그쪽에서 뭘 못할 거야. 나보다 잘할 테니까요. 나는 뭐, 부산 영도로 가야죠. 하하.”

▼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없나요.

“없죠. 일단 안철수 쪽에서 ‘정치 노선이 다른 사람의 출마를 반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정치노선이 다른데 연대를 왜 합니까.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해 단일화가 필요했다면 애초에 뒤통수치듯 출마하지 말았어야죠. 지금은 ‘힘이 정의다’라고 얘기하는 셈인데, 이런 마당에 무슨 단일화입니까.”

▼ 정치 선배로서 안 전 교수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이번 일로 여러모로 실망스럽지만, 그렇다고 이 일로 이 사람에 대해 전면적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봐요. 아직 본격적으로 자기 정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평가할 것도 없고요. 다만 ‘안철수 현상’과 ‘안철수 현실’은 다르다는 겁니다. 이제는 현실이 돼야 하는데, 성공할 지는 더 두고 봐야죠. 정치개혁에 대한 답이라고 내놓은 게 ‘국회의원 숫자 줄이기’밖에 없어요. 아마추어라도 이렇게 얘기해선 안 됩니다. 그때 굉장히 실망했어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아직 검증이 안 됐습니다. 이 점이 가장 불안한 대목이에요.”

‘국민의원’ 노회찬

노 대표는 2008년 18대 총선 때 노원병에 출마했다가 홍정욱 새누리당 후보에게 1500여 표차로 패했다. 지난해 19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재출마해 57%의 높은 득표율로 두 번째 금배지를 달았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다시 ‘백수’가 됐다. 그는 KBS 노조 행사에서 “의원직을 분실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그동안 어떻게 지냈습니까.

“보통 한국 정당에선 국회의원이 아니면 휴지기로 들어갑니다. 근데 우리는 국회의원이든 아니든 늘 대중활동을 해오던 사람들이라 계속 바쁘죠. 근데 대법원 판결 이후 만나자는 사람이 많아져서 더 바빠진 것 같아요. 동국대 불교 쪽 동문회에서도 보자고 하고, 심지어 유수의 기업에서도 만나자고 해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한 활동 중에 가장 공감대가 넓은 사건이 아닌가 합니다.”

▼ 의원직 상실은 노회찬과 진보정의당에 어떤 의미일까요.

“후회하지 않습니다. 물론 당장은 어렵죠. 개인적으로는 수입이 없어졌고, 보좌관들을 두고 활동할 수 있는 물적 토대도 잃어버렸습니다. 당으로서도 소중한 의석 하나를 놓쳤죠. 하지만 우리 당은 그 어느 당도 하지 못한, 거대한 사회악과 맞서 싸우는 당이란 이미지를 갖게 됐습니다. 그게 당원들에게 자부심이 되고, 당의 노선을 넓혀나가는 계기도 되는 거고요. 앞으로 하기에 달렸지, 손익계산이 끝난 건 아니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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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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