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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캠프’ 인사들의 朴 정부 6개월 평가

“부처 이견 조정 못하고 정책 혼선만 일으켜”

경제 분야 - ‘親朴’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 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부처 이견 조정 못하고 정책 혼선만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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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살리기와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까.

“경제민주화를 하면서 경제활성화를 병행해야 한다. 경제를 활성화했는데, 그 열매를 일부 계층, 가령 재벌 총수와 그 일가가 독식한다면 그런 경제활성화가 바람직하겠나.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것은 함께 땀흘려 일한 사람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 진정한 의미의 경제활성화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경제민주화를 한다고 경제활성화가 안 되는 게 아니다. 경제민주화로 경제생태계를 복원해야 벤처·중소·중견기업에까지 투자가 이뤄진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순환출자의 폐해를 들어 경제민주화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일부 대기업이 자신이 가진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순환출자를 통해 자신이 출자한 금액의 수십, 수백 배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상호출자를 금지한 상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안 내놓으니 못한 부동산 대책

▼ 정부가 70% 고용률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고용률 목표치를 제시했다. 그런데 ‘일자리를 몇 개 만들겠다’는 실적 위주로 흐르면서 ‘나쁜 일자리’로 숫자만 채우기에 급급했다. 하천에서 담배꽁초 줍고 월급 40만 원 받는 한시적인 일자리로는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 정부에서 돈을 많이 썼지만 실업 문제는 결국 해결하지 못했다. 일자리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일하고 싶은데 일자리가 없어 좌절하고 생활고를 겪는 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청년실업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직장을 가졌다가 실업 상태에 빠지는 것과 한 번도 일자리를 못 갖고 좌절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잘못하면 인생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청년층 실업 문제는 다른 계층 실업과 차원이 다르다.”

▼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겉돌고 있다는 불만도 많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더 이상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 근본 원인이 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과연 ‘문제’일까. 그동안 집값을 잡으려고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다는 심정으로 10년 가까이 대책을 쏟아내지 않았나. 그런 노력의 결과로 집값이 겨우 잡힌 것이다. 또한 인구학적 요인으로 집값 상승세가 멈춘 측면도 있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온 목표에 도달한 것이다. 50년 가까운 집값 고도 상승기를 겪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새로운 상황을 맞은 게 익숙하지 않아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집값이 정체돼 상승하지 않는 상황에 적응해야 하고, 그런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 그래도 침체된 부동산 거래는 활성화해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 4·1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거래활성화였고, 거래활성화를 위해 거래비용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거래비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취득세다. 그런데 취득세 감면시한은 이미 6월 30일로 종료가 예정돼 있었다. 4·1 대책 발표 이후 두세 달 뒤면 취득세가 평균 2배로 뛸 것이 뻔히 예견되는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대책을 발표하는 경우가 어디 있나.”

▼ 국토부는 취득세 감면 시한 연장에 찬성했지만 안전행정부는 반대했다는데.

“그런 상황이 이해가 되나. 부처 간 이견 조정하라고 경제부총리를 신설한 것인데….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기획재정부가 옛날처럼 이래라저래라 하는 시대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데, 기가 막힌 얘기다.”

▼ 결국 7월 하순에 취득세 영구인하 방침을 밝혔다.

“뒤늦게 (취득세) 인하 방향만 결정해 발표한 것 아닌가. 재원 대책도 부처 간에 합의가 안 됐고, 내용도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지방자치단체에서 반발하고 있지 않나. 경제팀이 갈팡질팡하면서 시장에 혼선을 줘 오히려 거래 물량이 더 끊겼다. 차라리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지 않느니만 못하게 돼버렸다.”

▼ 부동산 취득세 영구인하 발표 이후 지자체들의 반발이 커지자 현오석 부총리는 최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산세를 손본다고? 종부세는 국세로 거두던 것을 지방으로 내려 보내더라도 국민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게 아니지만, 재산세를 올리면 세 부담이 늘어나 ‘증세는 없다’는 대통령의 공약을 180도 뒤집는 얘기가 된다. 재산세를 올리는 건 파장이 큰 문제인데….”

▼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큰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는 있지 않겠나.

“많은 분이 ‘집값을 올려달라’는 의미로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주문하는데, 그런 대책에는 반대한다. 집을 가진 사람보다 갖지 못한 사람이 더 많고, 여태 죽을 고생을 해서 집값을 겨우 안정시켰는데, 인위적으로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도기다. 다만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하지 못한 현 상황은 정부가 적극 나서서 풀어야 한다.”

▼ 올 하반기와 내년 경제 상황은 어떻게 전망하나.

“우리 경제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함께 헤쳐나가야 한다. 특히 경제팀 수장인 현오석 부총리의 현명한 지혜와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명박 정부가 운이 좋았던 것은, 정권 초기에 대공황에 버금갈 만한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이 닥치는 바람에 우리 경제가 저점을 찍었어도 그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실제 경기도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이 많이 호전됐다. 미국은 호황이라 할 만큼 좋아졌고, 유럽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우리 수출의 큰 축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경기가 나빠지면 핑곗거리도 없다. 그런 점에서 부총리의 어깨가 더 무겁다. 대외 경제 여건이 좋아진 상황에서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가 나빠지면 우리 탓으로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동아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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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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