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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자유화는 실패한 모델”

‘위기의 전력산업, 대안은 무엇인가’ 국제 심포지엄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김지은 객원기자 │ likepoolggot@nate.com

“전력산업 자유화는 실패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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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산업 자유화는 실패한 모델”

전력 수급이 아슬아슬하던 8월 13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직원들이 에어컨과 형광등을 모두 끄고 LED 스탠드만 켠 채 근무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1986년 전력공급 분야의 구조개편을 통해 전력국을 해체하고 발전 자산을 별개의 회사로 나눴으며,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가능한 경쟁적 도매시장을 도입했다. 중립적인 송전 플랫폼을 제공하기 위해 송전망은 국가 소유의 새로운 독점회사로 분리했다. 전력 공급처를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기업 독립체로 전환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합병을 장려했다. 배전 분야에서 소매를 분리함으로써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구조개편은 배전회사와 발전 및 소매회사에 엄청난 부(富)를 가져다준 반면 주택용 전기요금은 1986년부터 2011년 사이에 두 배로 뛰는 부작용을 낳았다. 최종 가격을 통제하는 규제기관이 부재했기 때문이다. 기존 회사들 간의 수직통합으로 신규 기업의 진입이 어려워진 것.

버트람 박사는 “과거의 구조에서 배전사업자들은 소매업을 비영리적 차원에서 수행했다. 그래서 이 단계에 들어가는 비용 중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은 7%에 불과했지만, 소비자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구조개편을 단행한 지 20년이 지난 2010년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크게 증가했다”며 “배전망 회사들이 큰 이익을 보았음에도 그 이익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았으며, 발전 및 소매회사들은 임금 등 운영비용을 급속도로 증가시킨 후 요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안겼다”고 주장했다.

버트람 박사는 또 “시장이란 용이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전력공급과 같은 이슈에서는 우리에게 마법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설사 민영화를 하더라도 강력하고 효과적인 규제가 뒷받침되었을 때만이 부당이득과 바가지요금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칼 우드 미국 공공노조 규제정책 국장은 “미국은 1940년대부터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싼값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지만, 1970년대 초반 시작된 규제 완화 및 철폐로 인해 전력공급의 안정성·고객 서비스 수준이 질적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우드 국장은 “미국 공익산업 노동자와 전력 소비자가 직면한 도전은 이익에 집착하는 기업들의 노동자 계급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日, 전력산업 자유화 박차

“전력산업 자유화는 실패한 모델”

사상 초유 순환 정전 사태가 일어난 2011년 9월 15일 오후 7시 20분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6단지 아파트가 어둠 속에 잠겨 있다.

일본은 1995년 법 개정으로 인해 독립발전사업자(IPP)가 기존 도매전기 사업자와 더불어 도매전력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2000년 3월부터는 전력회사가 소유한 송전·배전망의 사용이 자유화됐으며, 소매시장 역시 부분적으로 자유화됐다.

오카자키 노부카쓰 일본 전국전력관련산업노동조합총연합(전력총련) 사회·산업정책 국장은 “일본의 전력회사들은 사업의 효율성을 높여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등 다양한 가격 책정 플랜을 제공하고, 송배전 시스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기구인 전력계통이용협의회를 구성해 운영·감독하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전력사업자와 공급자, 자가발전 사업자 등의 투자를 통해 일본도매전력거래소(JEPX)를 설립해 2005년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2011년, 일본에서는 전력산업 자유화 정책에 급제동이 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일본 대지진 및 지진해일로 인한 대규모 정전사태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원전 가동 정지가 바로 그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50개의 원전 중 49개가 가동 중지됐으며 전력회사는 전기요금 인상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아베 정부는 앞선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재검토하면서, 전력 부족 사태를 완화하고 전기요금 인상을 막고자 현재까지 가동이 중단된 원전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올해 4월엔 2016년까지 전력 소매 분야의 전면 자유화를 시행하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법적 분할을 통해 발전과 송전, 배전의 분리를 시행하는 전력구조개 편안을 발표했다.

民資발전 확대하는 한국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총련이 전력구조 개편 보고서에 대해 “최전선에 선 현장 노동자의 실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력총련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사안은 전력구조 개편이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가동에 역점을 두고 있는 에너지 정책의 재편성”이라 주장하며 이번 개편안이 ‘정책’이 아닌 ‘정치’의 결과물”이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도 전력산업에 민간자본의 개입이 늘어나고 있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의 산업용 전력 사용 비중은 최근 10여 년간 꾸준히 증가해 전체 사용량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반면 주택용 비중은 오히려 줄어 총 전력소비량의 14%에도 미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산업용 전기요금은 일반용과 주택용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1인당 주택용 전력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도 되지 않는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일본, 독일 등과 비교했을 때 크게 저렴하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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