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 여성듀오 다비치의 강민경(23)은 기자를 보자마자 알은체를 했다. 우리는 구면이다. 2009년 봄 다비치가 투르 드 코리아 국제사이클대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직후 처음 만났다.
그때 다비치는 데뷔 1년 만에 ‘슬픈 다짐’ ‘사랑과 전쟁’ ‘8282’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신인 그룹이었다.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이해리(28)는 노래, ‘인터넷 얼짱’ 출신인 강민경은 미모를 맡고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둘 다 늘씬하고 예뻤지만 강민경의 미모는 당장 배우로 데뷔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다섯 살 차가 나는데도 서로 격의 없이 지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이 말이 잊히지 않는다.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조화를 이루며 오로지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뮤지션이 될 거예요.”
다비치는 그 꿈을 이뤄냈다. 퍼포먼스 그룹이 넘쳐나는 가요계에서 노래로 정상을 지켜왔다. 올여름 다비치가 별다른 활동 없이 발표한 노래 ‘오늘따라 보고 싶어서 그래’는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 차트를 단숨에 석권했다. 다비치 음악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이만큼 각별해진 데는 강민경의 공이 크다. 강민경은 최근 2년간 KBS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해 매번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2011년 말엔 ‘왕중왕’을 차지하며 ‘다비치의 비주얼 담당’이라는 ‘누명’도 벗었다.
역설적이게도 이후 그의 미모가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지금도 인터넷에 뜬 그의 사진에는 ‘빼어난 가창력도 가릴 만큼 눈부신 미모’ ‘자체 발광하는 여신 같다’ ‘민낯이 더 예쁜 순백의 피부미인’ 같은 댓글이 이어진다. 8월 22일 저녁, 4년 만에 대면한 그에게선 이런 댓글의 진정성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 피부가 정말 곱네요. 비결이 뭔가요.
“정말 기본적인 수칙을 정신병에 걸릴 정도로 지켜요. 자기 전에 화장기가 얼굴에 조금도 남지 않도록 오일로 닦고 클렌징폼으로 닦고 로션으로 닦고 스킨으로도 또 닦아요. 자외선 차단제도 정말 두껍게 발라요. 특히 여름에 외출할 때는 아주머니들이 등산 갈 때 쓰는 챙 넓은 선캡까지 쓰죠. 옷을 잘 차려입고도 그러고 나가니까 주위에서 뜯어말려요. 또 수분보습 크림을 두껍게 바르고 자고, 평소에 화장품을 잘 안 쓰는 것도 피부에 좋더라고요. 기초화장품도 꼭 써야 할 때만 쓰죠.”
▼ ‘셀카’ 사진을 보고 민낯이 화장한 얼굴보다 예쁘다고들 하던데.
“완전 민낯으로 찍은 건 아니에요. 비비크림만 바른 정도죠. 완전 민낯으로는 사진 못 찍죠, 여자니까. 아시잖아요.”
▼ 어디, 고친 데는?
“있죠(웃음). ‘시술’은 연예인에게 필수죠. 관리는 꾸준히 해야죠.”
생글생글 웃는 얼굴이 해맑다. 학창시절 그가 ‘인터넷 얼짱’으로 불린 데는 이런 표정이 한몫했으리라.

다비치의 강민경(왼쪽)과 이해리가 농구경기를 보러 온 관객들 앞에서 노래하고 있다.
▼ ‘얼짱’으로 유명해서 가수로 발탁된 건가요.
“그건 아니고, 아주 어릴 때부터 꿈이 가수였어요. 여러 곳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다 떨어졌죠. 중2 때 저희 회사(코어콘텐츠미디어)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이사님이 ‘바로 데뷔하자’고 하셨어요. 그런데 1년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요. 매일 전화해도 답이 없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죠. 내 실력이 안 돼서 그러는구나…. 당장 강남의 수(秀)노래방으로 달려갔죠. 거기선 노래를 녹음해줬거든요. 같은 곡을 100번쯤 불렀을 때 마음에 드는 노래가 나왔어요. 그걸 이사님 명함에 있던 e메일 주소로 보냈더니 바로 전화가 왔어요.”
▼ 무척 기뻤겠네요.
“전화 온 게 국사시간이었는데, 그때의 희열은 정말…. 수업 중이라 소리도 못 지르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그렇게 연습생으로 뽑혔죠. 나중에 (이)해리 언니도 만나고. 언니는 대학에서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다 그만두고 학원에 다니며 실용음악을 공부하고 있었어요. 언니는 워낙 실력이 뛰어나 오디션에도 단박에 붙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