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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난학의 개척자 스기타 겐파쿠 外

  • 담당·최호열 기자

일본 난학의 개척자 스기타 겐파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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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개들이 있는 세계사 풍경 | 이강원 지음, 이담, 300쪽, 1만8000원


일본 난학의 개척자 스기타 겐파쿠 外
어릴 적 우리 집은 작은 동물원이었다. 많은 종류의 개와 고양이가 뛰어다녔고, 화단에는 부모님을 졸라 만든 연못도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방과 후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들의 귀여운 유혹을 못 이겨 용돈을 탕진했다. 당시 마당에서 같이 뛰어놀던 셰퍼드, 도사 같은 개들을 보며 이 개들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경로를 통해 내 곁에 있는지 늘 궁금했다. 역사를 전공한 부친은 이런 아들의 궁금증을 영어, 일어책을 뒤지며 풀어주셨다.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하면 내가 개와 사람의 역사책을 쓰는 것은 운명과도 같다.

“바늘 가는 곳에 실이 간다”는 속담이 있다. 도저히 분리할 수 없는 두 존재의 필연적 운명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데 이 속담과 같이 사람이 가는 곳에는 어떤 존재가 항상 따라다닌다. 사람을 바늘이라고 하면 실은 사람의 유일한 친구인 개다. 이 책은 바늘과 실의 관계와도 같은 사람과 개의 관계를 역사라는 밀가루 반죽을 재료 삼아 풀었다. 개와 사람의 역사는 아무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개와 사람은 수천 년 동안 같이했고 밀접하게 생활했기 때문에 수많은 사건에서 하나의 실타래처럼 연결돼 있다. 다만 이런 관계에 대해 많은 사람은 무감각할 뿐이다.

견종마다 재미있는 탄생 이야기가 있다. 중국 황실견 페키니즈에게는 당연히 고귀한 신화가 따른다. 심지어 이 개는 사자와 원숭이의 새끼라는 신화가 전해진다. 동서양의 역사를 두루 섭렵하다보니 역사적 인물도 많이 등장한다. 동아시아 사자개 얘기에는 인류 최초 정복자 알렉산더 대왕, 아메리칸 폭스 하운드 개발에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이 등장한다. 또한 견종의 도입, 개량사는 의외로 전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국 독립전쟁, 아편전쟁, 소련-핀란드의 겨울전쟁과 계속전쟁, 태평양전쟁 등에 대한 설명도 비중 있게 다뤘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남성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포메라니안 개량에는 빅토리아 여왕, 파피용 수난사에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등장한다. 특히 애견가로 소문났던 빅토리아 여왕은 제2차 아편전쟁 당시 중국 황실견을 약탈해 영국 본토로 압송된 페키니즈 얘기에도 등장한다. 역사책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얘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썰매를 끄는 개들을 잡아먹으며 극지를 원정한 아문센, 애견과 함께 베를린 벙커에 숨었던 히틀러, 문화혁명을 통해 개를 학살했던 마오쩌둥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 그 인물들의 색다른 면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이 책은 개를 학문적으로 접근해 만든 학술서가 아니다. 책의 첫 장을 펴면 하품부터 나오는 어려운 책도 아니다. 진지하게 읽고, 읽은 부분을 반복해 읽어야 내용이 파악되는 무거운 책은 더욱 아니다. 개를 사랑하는 마음이 약간만 있어도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있다. 쉽게 쓴, 동서고금을 종횡무진하게 오간 ‘개와 사람의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강원 |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가치확산본부장 |

New Books

천천히 걸으며 제자백가를 만나다 | 채한수 지음


일본 난학의 개척자 스기타 겐파쿠 外
‘장자’ ‘한비자’ ‘열자’ ‘논어’ 등 제자백가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은 10권의 책과 책에 실린 일화를 소개한다. 전쟁과 내란, 굶주림으로 점철됐던 춘추전국시대는 유가, 도가, 묵가, 법가 등 새로운 사상이 끊임없이 잉태되던 시기였다. 이들은 난세 속에서 끊임없이 인간과 사회에 대해 성찰했고 그 결과 정치·사상·문화 면에서 보기 드문 사상의 전성기를 이뤘다. 어쩌면 제자백가 사상은 현재의 우리가 답을 구하지 못하는 시대적 물음에 가장 적합한 답을 제시해줄지 모른다. 30년 동안 고등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친 저자는 세파에 휘둘리는 제자들을 보며 고전 속에 인생의 모든 해답이 있다는 걸 깨닫고 동양고전 연구에 매달렸다고 한다. 제자백가의 다양한 일화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부조리, 가족 간의 갈등, 인생의 덧없음 등을 성찰하게 된다. 김영사, 644쪽, 1만8000원

중국 일등기업의 4가지 비밀 | 김용준 외 지음

일본 난학의 개척자 스기타 겐파쿠 外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현황을 보면 중국 기업은 2009년 37개에서 2013년 89개로 급증했다. 또한 중국 공상은행을 세계 최고 기업으로 지목했다. 이 책은 공상은행, 시노펙 등 중국을 대표하는 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기업문화, 기술전략, 시장전략 등 4가지 관점에서 분석했다. 지배구조는 ‘선계후단(先鷄後蛋)’으로 서구식 주주와 공산당이라는 이중구조를 갖는다. 어느 것을 먼저 두느냐에 그 기업의 성격이 드러난다. 기업문화는 ‘중체서용(中體西用)’으로 중국적인 것을 기초로 서양을 활용하고, 기술전략은 ‘시장환기술(市場換技術)’로 외자기업에 시장을 열어주는 대신 기술을 배우는 전략을 취했다. 시장전략은 ‘모방창신(模倣創新)’으로 모방을 토대로 혁신을 추구한다. 삼성경제연구소, 406쪽, 2만 원

존재의 순간들 |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명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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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영국의 모더니즘을 이끈 버지니아 울프가 1941년 3월 코트 주머니에 돌을 채워 넣고 영국의 우즈 강을 걸어 들어가 생을 마감한 뒤 회고록 형식의 유고가 발견됐다. 유고는 1976년 출간되었는데, 이 책은 그 번역본이다. 1부는 버지니아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조카 줄리안에게 들려주는 형식이다. 2부는 1939년 초부터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4개월 전까지 쓴 ‘과거의 스케치’다. 영국 예술비평가 로저 프라이의 전기를 집필하는 과정에 이따금씩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쓴 것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의 암울한 분위기에서 죽음을 예감하거나 존재와 비존재의 문제를 건드리기도 한다. 3부는 그의 문학 모임인 ‘회고록 클럽’ 회원들 앞에서 낭독하려 쓴 것으로 그의 감수성과 생각이 담겨 있다. 부글, 34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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