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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응시자 급증 경쟁률 1000대 1 넘기도

‘인기 짱’ 9급 공무원 되기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취업난에 응시자 급증 경쟁률 1000대 1 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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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응시자 급증 경쟁률 1000대 1 넘기도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는 한겨울에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강생으로 북적인다.

“잠을 못 자면 집중이 안 돼 하루 7시간씩 자면서 매일 8시간을 공부에 집중했다. 크리스마스와 설날에도 특강을 챙겨듣고 가장 난해한 행정법의 논리와 개념은 강사가 일러준 팁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며 익혔다. 그렇게 하면 보다 빨리 이해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합격한다’라는 여섯 글자를 책상 앞에 붙여놓고 매일 어떤 과목을 얼마나 공부했는지 기록하는 학습 다이어리를 쓴 것이 주효했다. 매일 기록하면서 반복 학습 효과와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다.”

이들 중 다수가 힘들었던 점으로 꼽은 ‘외로움’과 ‘부모님에 대한 걱정’은 공부에 집중하고 절실한 동기를 부여하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최 실무관은 “공부하면서 울컥할 때도 많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놨다. 또 면접시험 합격률을 높인 비법을 묻는 질문에는 이구동성으로 ‘면접 스터디’를 꼽았다.

면접 스터디는 같은 시험을 보는 지원자 서너 명이 팀을 이뤄 예상 질문을 묻고 답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지원자는 면접 스터디를 통해 논리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능력과 함께 돌발 질문에 대한 순발력과 재치를 키울 수 있다. 최 실무관은 “면접 스터디 때 응시자와 면접관으로 나눠 역할극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면접시험을 혼자 준비하는 건 위험하니 반드시 모의면접을 경험해보라”고 조언했다.

9급 공무원 공채시험에서는 학벌과 스펙을 따지지 않는다. 면접에서도 필기시험으로 가늠하기 힘든 사회성과 적응력, 문제해결 능력을 주로 살핀다. 특히 국가직 9급의 경우 더 그렇다. 국민을 상대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민원을 해결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기 때문이다. 김 실무관은 면접시험에서 “학창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어떤 학생이었나? 리더였나, 아니면 끌려가는 사람이었나? 지인들과 여행을 가면 주로 어떤 역할을 하나? 등의 질문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면접관에게 이렇게 답했다. “리더면서도 다른 사람을 잘 배려하고 보듬는 사람”이라고.

전예제 씨는 “공무원 면접도 경향이 있다”며 “요즘은 공직과 인성에 관한 질문이 주류”라고 전했다. 그는 면접에 앞서 굵직한 사건과 기사를 찾아 정리하고 자신만의 경험을 살려 답변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공무원 교육 절실

9급 공무원의 1호봉 월급은 155만9000원. 연봉으로 치면 1870만 원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2050세대가 지금도 9급 공무원이 되려고 치열하게 공부한다. 이들은 합격할 때까지 ‘올인’하는 경향이 있다. 재수, 삼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과의 싸움이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들여 공부했는지가 당락을 결정하기에 떨어져도 웬만하면 포기하지 않는다. 학벌과 스펙이 없어도 시험 성적만으로 공정하게 평가하는 점, 공무원만 되면 정년이 보장되고 노후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미래가 불투명한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1980년 27%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80%를 상회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2011년 교육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의 58%만 취업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고용률은 2004년 45.2%에서 2013년 40.1%로 떨어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최저 수준이다. 2011년 OECD가 발표한 회원국의 청년고용률 평균치는 50.7%였으며 당시 한국은 29위를 차지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취업난과 고용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9급 공무원에 도전하는 사람 수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공무원 수는 2013년 6월까지 99만3728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선발한 공무원 공채시험 합격자의 자리 배치가 끝나면 공무원 100만 시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1980년에는 59만6431명이었다. 절대수치만 놓고 보면 30여 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양적 성장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국민에게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의 질도 두 배 더 나아졌을까. 이 점에 대해선 아직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공무원시험 전문학원 강사는 이렇게 꼬집는다.

“취업난에 많은 사람이 공무원을 희망하지만 공무원이 되려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국민이 세금 내는 것이 아깝지 않을 만큼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청렴과 윤리, 친절과 책임감도 꼭 갖춰야 할 덕목이다. 필기와 면접 같은 형식적인 절차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무원의 자세와 올바른 가치관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공무원 자질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공무원 조직 내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어느 2년차 9급 공무원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대학 잘 들어간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시대가 아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남들이 하는 스펙 쌓기를 해봤지만 그것만으로 경쟁력을 가질 순 없었다. 대기업의 문턱은 높고, 경쟁률도 셌다. 그보다는 공무원이 내 적성과 재능을 살리기에 좋겠다고 판단했는데, 지방직을 잠깐 경험하면서 회의가 들기도 했다. 상사가 업무보다 지방 유지들의 술자리를 더 중요시했고 걸핏하면 그런 자리에 불려나가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국가직 공무원이 되고나서는 대국민 민원서비스가 많아 종일 눈코 뜰 새 없지만 지방직에서 황망한 경험을 한 덕에 웬만한 일에는 참고 견디는 면역력이 생겼다. 연봉은 2000만 원이 채 안 되지만 큰 불만 없다. 노후 보장과 정년 보장만큼 큰 복지 혜택이 있을까.”

신동아 201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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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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