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신념이 강했지만, 거칠게 드러내지 않은 사람. 그는 새벽 강변의 안개 낀 풍경에서 삶의 고단함을 생각했다. 도시인의 삶을, 중년 노동자의 인생을. 그러나 정태춘이 노래하던 그 북한강은 이제 없다. 카페, 러브호텔 같은 인공의 흔적이 강변을 뒤덮은 지 오래다. 그가, 그의 노래가 새삼 그립다.
1, 2 ‘눈물에 옷자락이 젖어도 갈 길은 머나먼데….’ 노래 ‘서해에서’의 도입 부분이다. 정태춘은 이토록 서정적인 노래를 전경으로 복무하던 초병 시절 서해안에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