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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정치 예능무대’ 넘어 ‘정치 사관학교’로?

파워 업! 종편 시사토크

  • 정해윤│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정치 예능무대’ 넘어 ‘정치 사관학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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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는 심심하고 딱딱”

종편 보도 프로그램의 위력은 낮 시간대에 여실히 드러난다. 공중파 방송의 평균 시청률이 1%인 반면 종편은 2%에 근접한다. 점심시간에 식당을 가면 전부 종편을 튼다는 증언이 많다. 그만큼 종편 시사토크가 생활에 안착됐다는 의미다. 일부 방송전문가들은 “공중파의 뉴스가 심심하고 딱딱한 반면 종편의 뉴스 · 토크쇼는 화끈하고 맛깔난다”고 말한다.

종편이 시사토크를 돌파구로 찾아낸 데엔 2012년 총선과 대선이 한몫을 톡톡히 했다. 이해에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면서 종편의 ‘온종일 시사토크’는 시청자 사이에서 명분을 얻었다. 당연히 주목도도 올라갔다.

이에 부응해 종편은 전례 없던 새로운 집단을 등장시켰다. 바로 정치평론가들이다. 워낙 많은 시간을 정치 관련 주제에 할애하다보니 패널에 대한 종편의 수요가 폭증했다. 인터넷이 논객의 전성시대를 열었다면 종편은 정치평론가의 전성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종편의 정치평론가들 가운데는 공중파 토론 프로그램에서부터 낯이 익은 인물도 있다. 예컨대 고성국과 신율은 정치평론가라는 단어가 희소하던 시절부터 정치평론가로 활동했다. 종편이 이들을 놔둘 리 없다. 신율은 종편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까지 진행한다.



다른 상당수는 종편을 통해 데뷔했다. 먼저 전직 정치인이 정치평론가로 변신한 경우가 많다. 강용석, 장성민, 진성호 전 의원은 종편의 특정 토크쇼에 고정 출연한다. 사안별로 전직 의원이 패널로 자주 등장한다. 변희재, 박성현, 김성욱 등은 보수성향 인터넷 논객에서 종편 평론가로 넘어온 경우다. 홍성걸, 노동일 등 대학 교수들도 자주 등장한다

일각에선 “종편이 보수에 치우쳤다”고 비판하지만 진보적 색채가 뚜렷한 평론가도 종편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오마이뉴스에서 활약하던 유창선,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철희, ‘종편의 진중권’으로 불리는 김갑수가 대표적이다. CBS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이종훈은 중도 진보로 꼽힌다. 균형과 중립 유지는 방송의 생명과 같기에 종편은 진보성향 평론가들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다. 종편을 통해 유명해진 인물 중 황태순, 황장수는 정통파 평론가로, 이봉규는 정치만담가로 평가된다. 황태순과 황장수는 사례나 근거를 풍부하게 대며 설명하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황장수가 우파의 주장을 공격적으로 옹호하는 것으로 비친다.

종편의 처지에서, 이렇게 다양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그 많은 시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뉴스는 정통파 평론가를 통해 먼저 쉽게 풀어낸다. 이어 만담가형 평론가들이 또 한 번 우려낸다. 이런 식으로 하면 정치 얘기로 하루 종일 보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정치 예능무대’ 넘어 ‘정치 사관학교’로?

왼쪽부터 고성국, 진성호, 이철희, 강용석 씨.

보수에 치우쳤다?

이렇게 정치가 상업적으로 소비되면서 ‘종편이 정치를 예능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의 예능화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출사표를 던진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같은 정치인에게 일차적으로 책임을 묻는 것이 옳을지 모른다. 또 정치의 예능화는 일찍이 나꼼수가 앞장서서 대문을 열어젖힌 측면이 있다. 종편의 일부 시사토크는 나꼼수의 포맷을 차용했다. 따라서 종편에 정치의 상업적 소비, 정치적 갈등의 확산 책임을 모두 떠넘기는 것은 무리한 면이 있다.

종편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은 정치적 편향성에 관한 것이다. 종편은 보수 성향 신문을 모기업으로 뒀다. 편향돼 있다는 진보진영의 비판을 면하긴 힘들다. 하지만 종편이 실제로 보수에 치우치는지에 대해선 다른 평가도 나온다. 종편에 대한 보수진영의 반응이 이를 반증한다. 조갑제는 8월 “종편을 보다가 KBS를 틀면 오히려 KBS가 공정하게 보인다”고 했다. “종편이 보수 논조에서 곧잘 일탈한다”는 비난은 조갑제닷컴뿐 아니라 뉴데일리 같은 우파 매체, 일간베스트 같은 보수 커뮤니티에서 매우 자주 발견된다.

심지어 JTBC는 손석희 영입 후 진보진영의 방송 해방구 노릇을 톡톡히 한다. 새누리당도, 새정치민주연합도 JTBC 뉴스가 진보 편향적이라는 데 별 이의를 대지 않는다. MBN의 모기업인 매일경제는 김대중 정권에 꽤 우호적이었다.

개별 프로그램으로 들어가서 볼 때, 보수와 진보로 패널의 균형을 맞춘 토론식 프로에는 편향성 논란의 여지가 없다. ‘썰전’의 강용석과 이철희, ‘강적들’의 이봉규와 김갑수는 각각 보수와 진보를 대변하지만 마치 만담 콤비처럼 보는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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