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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폰팔이, 즐톡 성매매 먹고살기 위해선 뭐든 한다

가출 청소년들의 무한탈선

  • 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먹튀, 폰팔이, 즐톡 성매매 먹고살기 위해선 뭐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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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팸’ 통해 범죄 정보 얻어

먹튀, 폰팔이, 즐톡 성매매 먹고살기 위해선 뭐든 한다

인천 부평문화의거리에서 각종 공예품을 파는 가출 청소년.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집을 떠나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일자리는 전무한 실정이다. 아르바이트에 ‘부모동의서’가 필요할 뿐 아니라 17세 이하 미성년자는 받아주는 곳이 드물기 때문. 아버지와 이혼한 뒤 홀로 동생과 자신을 키우며 고생하는 엄마에게 “돈 많이 벌어서 오겠다”고 약속하고 집을 나선 후 가출 청소년이 된 주영(가명·16)이는 “청소년 알바 같은 거 말고 진짜 어른들처럼 제대로 돈 벌고 싶다. 고깃집 같은 데서 일하고 싶은데 어리고 경험이 없다며 안 써준다. 엄마와의 약속을 못 지켜서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민지처럼 쉼터를 통해 그나마 몇 푼 안 되는 용돈을 벌 수 있는 가출 청소년은 극소수다. 대부분 주영이처럼 돈을 벌고 싶어도 일할 곳이 없다. 지난해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과제로 발표된 ‘가출 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 방안 연구(경기대 청소년학과 최순종 교수 외 2명)’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가출 청소년 200명의 32.6%가 ‘가출기간 가장 어려운 시기’로 ‘용돈이 없을 때’를 꼽았다. 이어 29.3%가 ‘잠잘 곳이 없을 때’, 21.5%가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할 때’라고 응답했다.

인천 연수동에 위치한 쉼터 ‘꿈꾸는별’의 이정택 팀장은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이 배가 고파 빵을 훔친 데서 시작된다. 빈손으로 가출하는 아이들한텐 얼마 못 가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가출 청소년이 집을 나온 직후 가장 손쉽게 배고픔을 해결하는 방법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계산하지 않은 채 도망가는 ‘먹튀’다.

먹튀로 시작된 생계형 범죄는 ‘폰팔이’(힘없는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강매하는 행위)로 이어지는데 최근 가출 청소년 사이에 가장 흔한 범죄가 됐다. 이 팀장은 “폰팔이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거나 재판 중인 우리 아이가 많다”고 했다. 당장 잠잘 곳,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지만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절박해진 아이들은 자신들을 원하는 수요가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가출과 동시에 범죄의 길로 빠져들어 죄의식에 무감각해진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은 노래방 도우미와 성매매에 빠져드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단 한 번으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의 액수가 소소한 절도와 비교할 수 없고, 맘만 먹으면 자신에게 언제든 쉽게 지갑을 열어줄 성인 남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널렸기 때문이다.



성매매를 위해 가출 소녀들이 최근 자주 이용하는 것이 ‘즐톡(채팅 애플리케이션)’이다.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흔적으로 남지 않아 범죄행위가 발각될 위험성이 적기 때문이다. 인천의 한 경찰서 청소년담당 경찰관은 “얼마 전 비슷한 성매매 사기사건이 있었다. 16세 여자아이가 즐톡을 통해 ‘조건 만남’으로 남자를 모텔로 유인해 선불을 받은 뒤 남자가 욕실에 있는 새 도망쳤다. 휴대전화에 흔적이 남지 않아 성매수를 시도한 남자는 결국 못 잡았다. 여자아이는 세 살 많은 가출 소년의 폭행과 강요에 의해 성매매에 가담했기 때문에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주로 14~19세 가출 청소년 가운데 ‘가출팸(가출과 패밀리의 줄임말)’이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가출팸엔 18~19세, 혹은 그보다 나이가 많은 리더가 있고 리더를 정점으로 무리 내 서열화가 이뤄진다. 리더는 범죄를 기획하고 나머지 아이가 각자 역할분담을 통해 범행을 실행에 옮긴다. 그는 “형사미성년자(14세 미만)를 포함해 청소년 범죄를 성인처럼 처음부터 엄격하게 처벌하지 않아 가출 청소년의 범죄가 점점 상습화, 습관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가출 청소년의 집단화, 조직화도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혼자일 때보다 가출팸을 이룰 때 쉽게 군중심리에 편승하고 죄의식이 상쇄되면서 갈수록 대담한 범죄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가출팸 안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집단폭행 수위도 심각성을 더한다. 2010년 6월 10대 가출 청소년 5명이 친구를 상대로 집단구타를 하던 도중 피해자가 숨지자 ‘몸에서 피를 빼면 무게가 줄어든다’는 영화 대사를 떠올리고 신체 일부를 훼손한 뒤 시신을 한강에 버린 사건이 밝혀져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최근 일어난 김해 여고생 살해사건 역시 가해자들이 수시로 피해자를 집단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가출 청소년의 집단화, 조직화가 가능한 이유는 SNS의 영향이 크다. 채팅 기능이 있는 메신저를 이용해 가출 청소년끼리 24시간 실시간 연결되므로 쉽게 가출팸을 형성하고 팸과 팸을 옮겨 다니는 일도 빈번히 이뤄진다. 혜민(가명·16)은 2개의 가출팸을 옮겨 다니며 생활하다 각각의 집단에서 범죄에 연루돼 집단성폭행의 피해자이자 사기사건 가해자가 되어 현재 재판을 받는다.

가출팸의 또 다른 심각성은 또래끼리 부정적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가출팸을 전전하면 모르던 범죄 정보를 다양하게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택 팀장은 “임신 중인 상태로 거리 생활을 하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아이가 있어 간신히 설득해 미혼모 시설에 입소하기로 약속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시설에 안 들어가겠다’고 하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언니(가출팸)가 거기 가면 흡연과 외출도 못하고 강제로 프로그램에 응해야 된다고 하더라’고 했다. 아무리 잘못된 정보라고 해도 같은 처지의 아이들 말이 쉼터 선생님 말보다 약발이 더 잘 먹힌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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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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