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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양의 노림수

북한이 ‘평창’에 보낸 선물상자 속 부비트랩은?

장롄구이 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 “햇볕정책으로 남남갈등·한미동맹 균열 후 南에 ‘핵우산’ 제공 빌미 ‘민족대단결’ 촉구”

  •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북한이 ‘평창’에 보낸 선물상자 속 부비트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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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서기실의 노련한 전략가들

평양 사람들은 이곳을 당 중앙위원회라고 일컫는다. 이 건물에 입주한 기관은 서기실이다. 3층 건물을 업무 장소로 쓰기에 ‘3층 서기실’로 불린다. 서기실 청사의 환한 불빛을 보여주면서 TV 방송을 끝내는 것은 늦은 시각에도 수령은 불 밝히고 일한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다. 

서기실은 평양의 실세 집단이면서 수령을 둘러싼 권력이다. 김정은이 읽은 신년사도 서기실이 가다듬은 것이다. 태영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은 이렇게 설명한다. 

“서기실의 존재를 아는 북한 사람이 거의 없다. 간부 중에서도 고위층만 안다. 수령이 위치하는 곳이 당 중앙위원회다. 서기는 한국식 표현으로 비서다. 서기실 구성원은 수령의 비서인 것이다. 수령을 신(神)처럼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 수령이지 한 개인 아닌가.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도록 보좌하는 게 서기실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서기실 고위 인사들은 노동신문 같은 곳에 이름이나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다. 면면이나 직위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 것이다.” 

전직 정보당국 고위 인사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은 명실상부한 절대적 수령으로서 통치했다. 김정일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직으로서 발전한 곳이 서기실이다. 김정일 시대 수령의 통치를 뒷받침하면서 역할을 확대한 서기실 시스템이 지금껏 유지된다. 김정일 사후 서기실 중심 지도체제가 형성됐다. 이 체제가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통해 통치를 구현하는 게 북한의 현재 권력 구조다. 김정일 시대에는 내용과 형식이 일치하는 절대적 수령을 중심으로 수령-당-대중 통치 시스템이 작동했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수령과 서기실을 중심으로 한 복합지도체제가 정점에 서 있다.” 



남북협상에 나오는 북측 인사들이 얼굴마담이라면 서기실의 실세들은 배후의 노련한 전략가다.


‘운전석’ 앉으려는 김정은… 南 거부 힘든 평창 카드 내밀어

새해 들어 남북관계가 극적 반전을 맞았다. 북한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용의를 나타낸 후 평양이 운전석에 앉아 상황을 주도하는 형국이다. 

북한에서 신년사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최고지도자가 수행하는 행위 중 정치적 비중이 가장 높다. 주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직접 통치면서 유일한 공식적 정책 발표다. 북한 주민은 의무적으로 신년사를 시청하거나 청취해야 하며 정치조직과 기관은 신년사를 토대로 그해 사업계획을 세워 당과 상급기관에 보고한다. 신년사 내용을 관철하기 위한 군중집회가 열리며 정치조직과 기관은 학습회를 한 달 넘게 지속하면서 신년사를 외우게 한다. 

김정은의 신년사는 경제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그 나름의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김정은은 핵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미국을 향해서는 “전쟁 억지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으며 한국에는 “북남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자”며 평화 공세에 나섰다. 미국과 직접 대화로 가는 길에서 한미동맹을 흔들고 남북관계를 지렛대로 대미 협상을 진척시키려는 의도다. 

북한의 자신감은 “핵 무력 완성”이라는 평양의 수사에서 나온다. 김정은은 “국가의 핵 무력은 미국의 그 어떤 핵 위협도 분쇄하고 대응할 수 있으며 미국이 모험적인 불장난을 할 수 없게 제압하는 강력한 억제력”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는 “생존을 위협하는 제재와 봉쇄의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등의 문장에서 읽을 수 있다. 전기 및 수입 원자재 부족을 암시한 대목도 있다. 

김정은은 평창올림픽에 대해 “동족의 경사”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한국과 북한은 1월 9일 평창올림픽 때 북한 대표단과 선수단 등이 방남하며 이와 별도로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대화 제의에 묵살 혹은 무응답으로 일관해오던 북한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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