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호

특집 | 文정부 운명 가를 지방선거 大해부 |

김교흥, ‘후배 임종석 마음’ 업고 약진?

격전 현장 취재 | 인천시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18-01-28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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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미영 ‘인구밀집지역’ 프리미엄

    • 박남춘 대세론 흔들?

    • “민주당 경선 = 본선”

    • 유정복 측 “인천 사수 복안 있다”

    김교흥 국회사무총장, 박남춘 의원, 홍미영 부평구청장, 유정복 인천시장(왼쪽부터). [김형우 기자, 석동률 동아일보 기자, 지호영 기자, 인천시 제공]

    김교흥 국회사무총장, 박남춘 의원, 홍미영 부평구청장, 유정복 인천시장(왼쪽부터). [김형우 기자, 석동률 동아일보 기자, 지호영 기자, 인천시 제공]

    더불어민주당 측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소식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들은 한국당이 인천시장 후보를 유 시장이 아닌 다른 인물로 교체한다고 해도 그러려니 한다. ‘이미 본선 게임은 끝났다’고 보는 것이다. 

    근거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다. 민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와도 자유한국당 소속 유 시장을 여유 있게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문병호 국민의당 전 의원이 출마해 진보-중도 표를 잠식해도 말이다.

    “임 실장이 국회 오면 김 총장 방 들러”

    쿠키뉴스-조원씨앤아이가 1월 9일 인천시 거주 성인 8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천시장 후보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을 민주당 후보로 넣었을 때 김 사무총장이 지지율 45.2%를, 유 시장이 24.4%를, 문 전 의원이 6.3%를 얻었다. 박남춘 의원을 민주당 후보로 넣으면, 박 의원 44.2%, 유 시장 26.2%, 문 전 의원 6.7%였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을 민주당 후보로 가정하면, 홍 구청장 40.1%, 유 시장 26.1%, 문 전 의원 7.2%였다 

    자연히 민주당 내에선 당내 경선에 관심이 높다. 박남춘 의원은 “인천에도 진짜 시장이 필요하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 최고위원이자 인천시당위원장인 그의 출마는 오래전부터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김 사무총장, 홍 구청장 외에 윤관식 의원도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경선이 열리는 건 거의 확실하고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이는 김 사무총장이다. 그의 출마설은 그와 ‘신동아’의 인터뷰를 통해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알려졌다. 그러자 “국회 사무총장(장관급) 취임 2개월 만에 인천시장 출마설이 나온다. 사무처가 어수선하다”는 비판적 목소리가 활자화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 사무총장은 5월 말 20대 국회 2기 국회의장이 들어설 때 관례상 그만둬야 한다. 지방선거로 두어 달 일찍 사퇴해도 별문제가 안 된다. 사무처가 어수선하지 않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선 “김 사무총장이 용문고 후배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마음을 업고 약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임 실장은 자타공인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임 실장은 국회에 오면 김 사무총장 방을 들르곤 하며 두 사람은 허물없이 이야기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각각 인천대 총학생회장과 한양대 총학생회장(전대협 의장)을 지냈고 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홍 구청장이 이변 낼 수 있어”

    문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김 사무총장의 지원군이라 한다. 송 의원이 인천시장일 때 김 사무총장은 인천시 정무부시장이었다. 한 여권 인사는 “송 의원이 인천시장을 지냈기에 지금도 인천 지역에서 상당한 조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인사는 “박남춘 대세론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경선에선 조직이 아무래도 중요한데, 이 측면에서도 박 의원과 김 사무총장이 거의 대등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 대통령과의 국정 철학 공유 측면에선 김 사무총장이 앞서 있다”고 설명한다. 김 사무총장 측 관계자는 “김 사무총장이 아직 경선 참여도 선언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본격적으로 레이스를 펼치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지역 민주당 관계자는 “박남춘 의원의 행정 경험, 재선 인천시당위원장으로서의 조직 장악력은 다른 출마 예상자들을 압도하는 것 같다. 현재 박 의원이 가장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을 지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지난해 12월 13일 “시민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 되겠다”면서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홍 구청장이 관할하는 부평구엔 많은 인구가 거주한다. 홍 구청장이 ‘인구밀집지역’ 프리미엄을 앞세워 경선에 뛰어들면 이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에 반영하는 여론조사에선 가상전화번호를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 평소의 여론조사 방식과 달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시장, 더 눈부신 성과 낼 것”

    민주당 측은 인천시장 선거 본선과 관련해 “볼 것도 없다”고 자신하지만, 유정복 시장 측과 한국당은 “복안이 있다. 인천을 반드시 사수할 것”이라고 말한다. 

    인천시의 부채는 인천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시 채무는 2010년 9조 원에서 2014년 13조 원으로 급증했다. 한국당 측에 따르면, 유 시장은 재임 중 3조7000억 원 규모의 부채를 줄였다. 유 시장 취임 3년 만에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이 ‘재정 정상’ 단계까지 개선됐다고 한다. 

    민경욱 한국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유 시장은 빚을 갚으면서도 시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만큼 재선에 성공하면 더 눈부신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유 시장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나 추문이 거의 없다는 점도 한국당이 자주 강조하는 대목이다. 민 위원장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참담함을 느끼지만 수치보단 추이가 중요하다”고 했다. 

    유 시장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신임이 두터운 만큼 한국당이 후보를 교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사실 유력 인사 중에 한국당 후보가 되겠다고 선뜻 나서는 사람도 없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구도가 먹혀들어야 수도권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다. 인천시장 선거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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