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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文정부 운명 가를 지방선거 大해부 |

중간 판세 점검

“청와대발 실정(失政) 봇물 ‘문재인 견제심리’ 확산”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중간 판세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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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70% 지지율 ‘불안한 모래성’
    ● 가상화폐, 최저임금, 일자리, 단일팀…민심 이반 조짐
    ● “홍 대표 막말 논란 탓 한국당 반대급부 못 누려”
지난해 5월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지난해 5월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새해 각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을 가리켰다. 여권은 지방선거 승리에 각별한 의미를 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기자에게 “중앙권력 교체 못지않게 지방권력의 민주적 통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에 지방선거 승리는 ‘정권교체의 완성’을 뜻한다. 

여론조사상 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전부를 차지할 것 같지만, 민주당 사람들은 가끔 불안한 속내를 비친다. ‘조작된 관제 여론조사’라는 자유한국당 주장에 동조해서가 아니다. 이들은 “청와대가 요즘 컨디션이 영 안 좋은 것 같다”고 걱정한다. 

몇몇 정치권 인사의 관점에서 보면, 최근 청와대발 실정(失政)이 봇물 터지 듯 나오고 있다. 법무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발표와 청와대의 번복은 무능·무소신으로 비쳤다. 청와대가 법무부의 강공을 알고도 모른 척했다는 논란도 나왔다. 문 대통령의 지지층인 20, 30대는 청와대 게시판에 분노를 쏟아냈다. 

시민단체 경력을 공무원 호봉에 반영키로 한 방침은 여론 반발로 없던 일이 됐다. 이 정부엔 운동권-시민단체 출신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준말)’이 유독 많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청와대가 북한 미사일로부터 민간을 방어하는 훈련엔 별로 신경을 안 쓰면서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용 탄저균 치료제를 구입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고공 지지율에 가려진 그림자 드러나”

1월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1월 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 [김동주 동아일보 기자]

민생과 관련해, 최저임금 인상(16.4%)에 따른 초기 부작용은 문 대통령도 인정한다. 근로시간 단축까지 더해지면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은 더 화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하고 ‘일자리 상황판’ 퍼포먼스도 연출했지만,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또한, 그는 인천국제공항에서 말 한마디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주는 산타클로스 행보를 보였지만, 나라 전체 비정규직 비중은 훨씬 더 상승했다. 정부가 남북회담을 통해 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을 남북한 단일팀으로 구성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상당수 젊은 층은 “북한판 낙하산 특혜”라고 비난한다. 



한 여권 인사는 “언론이 요즘 자주 문재인표 정책을 비판한다. 언론 논조가 바뀌는 건 심각한 징조”라고 말했다. 최근 “600만 자영업자 최저임금 아우성” “거센 반발에 밀려 없던 일로” “고공 지지율에 가려진 그림자들” “이상과 현실 사이 오락가락 반복” “이러다 민심 돌아설라” 같은 청와대를 겨냥한 비판이 보수·진보 매체 가릴 것 없이 활자화되고 있다. 한 매체의 청와대 출입기자는 이러한 변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우리 매체는 원래 ‘친박 매체’로 통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사장이 내게 ‘앞으로 청와대 비판 기사 쓰지 마라’고 하더라. 대통령 지지율 70%, 촛불과 문팬의 등등한 기세, 검찰의 적폐 수사에 언론도 위축되는 것이다. 그러나 소방 당국의 무능으로 20여 명이 사망한 제천 화재 참사 때 ‘문재인의 눈물’을 아첨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글, ‘문재인의 재난 리더십’을 칭송한 한 기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때부터 언론 기류도 바뀌었다. 결정적으로, 최저임금과 가상화폐 정책에 수많은 국민이 비판을 쏟아내므로 기자들도 기사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비난을 금기시한 편집국 관례가 자연스럽게 깨졌다.”

“가장 약한 고리는 청와대”

이러한 양상은 지방선거 판세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한 유력 여론조사기관의 대표는 “잇따르는 청와대발 실정이 여론조사 수치에 곧장 반영되진 않을 것이다. 대통령을 중도에 갈아치운 다수 국민이 자기 결정이 옳았음을 합리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문 대통령을 계속 밀어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2019년까지 갈 것 같던 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이 올해 6월 지방선거 전에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심판’ 심리까진 아니어도 ‘문재인 견제’ 심리가 확산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측은 문 대통령의 70% 지지율이 ‘불안한 모래성’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방선거 전쟁’에서 정부여당의 가장 약한 고리를 ‘청와대’로 판단해 그 허점을 파고드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당이 가상화폐, 최저임금, 탈원전, 일자리, 부동산 등 문재인 정부 정책 13개를 공격하는 13개 TF를 발족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에게 “최순실 게이트는 처벌이 끝나가는 과거 일이 되고 있고, 문 정부 실정은 이제부터 심판받아야 할 당면 현안이 되고 있다. 이슈가 바뀌면 지방선거 판세도 바뀐다”고 말했다. 

유력 상대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 혹은 ‘네거티브’는 이번 선거에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최초로 포문을 열었다. 한국당은 1월 11일 이재명 성남시장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최교일 한국당 법률지원단장이 말하는 고발 사유는 이렇다. 

“네이버는 2015년 제윤경 의원이 운영하는 희망살림에 40억 원을 줬다. 희망살림은 이 중 39억 원을 성남시장이 구단주로 있는 성남FC에 줬다. 네이버는 당시 제2사옥 관련 건축허가를 성남시로부터 받았다. 일종의 자금세탁과 같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 한국당 측은 형수 막말 논란 등 이 시장 검증을 본격화할 태세다.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에 대해서도 ‘열공’ 중이다. 

공천은 여당이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두 측면에서 그렇다. 먼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수석·장관의 출마설이 나오고 당사자가 부인하고 불출마로 가닥이 잡히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몸 사리기’로 비치고 여당의 흥행 요소를 반감시킨다. 두 번째, 민주당 중앙당은 일정 정도 전략공천을 추진하는데, 당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이것이 내분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당, 이탈 유권자 흡수할 구심력 없어”

그러나 청와대가 실정을 거듭하고 민주당이 내홍에 빠져도 이것이 한국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한 유력 여론조사기관 간부는 “한국당엔 정부여당에서 이탈한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흡수할 구심력이 없다. 홍준표 대표의 ‘막말’ 이미지가 강해 여성과 젊은 층이 선뜻 한국당 지지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자에게 “홍 대표의 불안한 언행이 근래에 많이 정화됐다. 그는 큰 선거를 앞두고 단점을 빠르게 개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 다른 관계자는 “홍 대표는 2선으로 후퇴하는 대신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에 나경원 의원이라든지 긍정적 이미지의 여성 정치인을 내세워 선거를 지휘하게 하고 다수의 여성 후보와 젊은 후보를 공천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라도 여성, 젊은 층, 수도권 표심에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내에선 ‘특단의 변화가 없는 한 지방선거 완패를 면키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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