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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文정부 운명 가를 지방선거 大해부 |

‘프랜차이즈 스타’ 원희룡의 벼랑 끝 선택

격전 현장 취재 | 제주

  • | 홍세미 머니투데이 더리더 기자 semi4094@mt.co.kr

‘프랜차이즈 스타’ 원희룡의 벼랑 끝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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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무소속, 복당, 합류’ 갈림길
    ● 야권 분열로 여당 어부지리?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1%. 제주도가 우리나라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다. 

‘정치 변방’ 제주를 중심으로 끌어올린 사람은 원희룡 제주도지사다. 원 지사는 16~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소장파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이런 그는 일찌감치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 뒤 지방선거에서 당의 러브 콜을 받아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제주도에서 원희룡은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학창 시절 전교 1등을 지켰고 1982년 전국 학력고사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해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 제주의 수재 원희룡이 지사가 된 것은 일종의 ‘금의환향’이었다.

‘괸당 문화’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제주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의원.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제주도엔 특유의 ‘괸당(친척)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고여 있는 물처럼 성향이 폐쇄적이다. 민선 1기가 시작된 이후 20여 년간 제주지사직은 우근민, 신구범, 김태환 세 명이 맡았다. 이를 두고 ‘제주판 3김’이라는 비유도 있다. 여당인지 야당인지가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하지만 이들에게는 예외였다. 무소속이어도 당선이 어렵지 않았다. 

이런 제주도의 고인 물에 새로운 개혁적 ‘프랜차이즈 스타’가 출현해 지사 직을 낚아챈 것이다. 원 지사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60%가 넘는 높은 득표율로 신구범 새정치연합 후보를 꺾었다. 



그러나 원 지사의 재선 길은 전혀 순탄하지 않다. 그는 지난해 1월 ‘재선에 도전할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확실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방선거가 약 1년 반 남은 시기였지만 다소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소용돌이 속에서 원 지사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에서 바른정당으로 옮겼다. 

제주의 한 지역신문 기자는 “제주에선 공무원, 지역유지, 교수, 언론이 지역 여론을 움직인다”면서 “원 지사는 이들과 어정쩡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어 지역 여론이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도정 운영을 할수록 원 지사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한국갤럽의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조사에서 원 지사는 지지율 61%를 기록하며 17명의 시도지사 중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17년 7월부터 12월까지 조사에서는 지지율 46%에 그쳐 12위에 머물렀다. 

원 지사가 어느 정당으로 출마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원 지사는 자유한국당 복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 합류, 무소속 출마라는 세 갈림길에 서 있다. 

우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기 위해선 ‘명분’이 필요하다. 원 지사는 최근 “한국당으로의 복당은 앞서나가는 얘기”라고 말했다. 원 지사가 복당한다면 김방훈 도당위원장과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은 6개월 전만 해도 원 지사 체제에서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지금은 제주지사 선거 출마 준비를 마쳤다. 

원 지사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대해서도 “국민의당과의 논의가 근본에 충실한 것인지 매우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

개인 브랜드로 승부?

무게가 쏠리는 쪽은 무소속 출마다. 딱히 복당할 명분도 찾기 어렵고, 통합신당과의 이념도 맞지 않는다면 결국 원희룡이라는 개인 브랜드를 극대화하는 무소속 출마로 기울 것으로 점쳐지는 것이다. 역대 제주지사 선거에선 정당보다는 후보자 개인의 이미지가 더 큰 영향을 줬다. 원 지사가 무소속으로 나서고 자유한국당이 후보를 내면 야권이 분열되는 셈이다. 일견, 여당에 유리한 선거 구도로 비친다. 

3파전이 되더라도 제주지사 선거가 접전으로 흐를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원 지사가 정치의 변방인 제주에서 오랜만에 배출된 ‘전국구 정치인’인 만큼 제주도민이 그를 쉽게 내치진 않는다는 것이다. 김재윤 전 의원은 탐라대 교수 시절인 2001년 MBC TV의 ‘책을 읽읍시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2004년 총선에서 어렵지 않게 당선됐다. ‘대권주자 급인 원 지사도 높은 인지도를 내세워 불리한 선거 구도를 엎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원 지사가 고심 끝에 한국당에 복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권은 자신만만한 상태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에서 기록한 득표율은 호남을 제외하고 전국 광역단체 중에서 가장 높았다. 여기에다, 지난해 말 제주의 주민등록 인구는 2008년에 비해 10만 명 정도 늘었는데, 대부분이 젊은 층이다. 여권은 이런 점들을 호재로 여긴다. 일각에서는 여당 경선이 본선만큼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3선 의원 vs 친문계 비서관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17~19대 국회의원으로, 지역 내 조직력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는 지역 팟캐스트에서 “국회의원은 권력의 자리이고, 도지사는 봉사의 자리”라며 “국회의원 시절부터 생각했고 마지막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대림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실 제도개선비서관도 출마를 굳혔다고 한다. 문 비서관은 ‘친문재인계’라는, 여당 경선에 도움이 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제주에서 조직력을 가지고 있는 몇몇 사람이 문 비서관 쪽으로 기울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의 출마는 언제든 청와대의 선거 개입 논란과 같은 역풍을 몰고 올 수 있다. 이외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경선 룰은 이들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당원과 도민이 50%씩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이 도입됐다. 

국민의당에서는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장성철 도당위원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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