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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양의 노림수

“北, 공장 무단가동 코미디 같은 일”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北, 공장 무단가동 코미디 같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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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도 못 신고 쫓겨 나와”

2년 전 철수할 때가 떠오르겠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통일부가 폐쇄 방침을 발표하기 3시간 전 입주기업 대표들을 불러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사전에 아무런 언질도 없었다. 원부자재라도 빼게끔 시간을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개성에 있는 자산을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했더니 북한과 협의해 3일간 말미를 주겠다고 하더라. 북측과 협의가 어떻게 가능하냐고 허탈하게 되물었다. 북한 당국이 그날로 추방령을 내렸다. 과장해 말하면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쫓겨나왔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은 통일대교에서 고위급 회담 대표단을 배웅하고 남북출입사무소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과거 정부 회담과 어떻게 다를지는 앞으로 나오는 결과를 봐야겠으나 희망의 싹을 봤다. 밥을 함께 먹으면서 하나같이 희망을 얘기했다. 식당 주인이 직접 담근 술을 냈다. 한두 잔씩 했는데 나는 안 마셨다. 술 끊었다. 공단이 다시 열리면 개성에 가서 대동강맥주를 들이켤 것이다. 그날이 올까. 늦어도 연말까지는 해결됐으면 좋겠다. 군사회담이 이뤄지는 만큼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동시에 개성공단 문제도 다뤄지리라고 기대한다. 1월 9일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개성공단을 재개해달라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은 협상단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통일대교에서 대표단을 배웅한 것은 경협 중단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게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차원이다. 우리가 이대로 잊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개성공단 폐쇄가 위헌·위법이라고 주장한다.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가 밝힌 대로라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구두지시로 개성공단이 폐쇄됐다. 결정부터 철수까지 졸속으로 이뤄진 것이다. 최순실이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와 특검에 수사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최순실이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고 통일부가 반대하는 데도 적법한 의사결정 절차 없이 최종적으로 폐쇄를 결정한 사람이 우리가 입은 피해를 책임져야 한다.” 

김종수 통일부 정책혁신위원장은 12월 28일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폐쇄 결정이 법과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면서도 “탈법이라든지 위법이라기보다는 법과 절차를 따르지 않은 ‘초법적 통치행위’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핵·미사일 개발과 개성공단은 무관”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넘어간 돈이 핵·미사일 개발에 쓰인 것 아닌가.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박스니 하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북한 경제 규모를 볼 때 조족지혈(鳥足之血) 아닌가. 폐쇄 당시의 홍용표 장관이나 조명균 장관이 핵·미사일 개발에 유입된 흔적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 핵·미사일 개발과 개성공단은 무관하다.” 

실제가 그렇더라도 여론은 다를 수 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도 국민 여론이다. 사실과 다른 견해가 진실처럼 회자되면서 개성공단 재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의류공장을 한국 기업과 상의 없이 임의로 가동해 제품을 생산한다고 한다. 

“2013년 6개월 남짓 개성공단이 잠정 중단된 적이 있다. 그때도 개성공단 생산품이 중국이나 러시아로 나간다는 보도가 있었다. 2013년에는 철수할 때 시간 여유가 있어 공장·창고·기계를 손을 대면 흔적이 남게 봉인했다. 남북관계 경색이 풀려 개성에 돌아가 보니 우리가 봉인한 그대로였다. 언론 보도와 실제가 다를 수 있구나 깨달았다. 유엔 제재 국면에서 개성공단 무단 가동이 사실이라면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위성장비가 얼마나 잘돼 있나. 소달구지가 오가는 것까지 보인다. 국정감사를 참관했는데 통일부 장관도 확인하고 있다고만 말할 뿐 지금껏 가동한다, 안 한다 얘기를 못 한다.” 

올해 초에는 나이키·아디다스 제품이 북한에서 생산돼 미국에까지 수출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다국적기업 하도급을 받은 중국업체가 북한에 재하도급하는 방식으로 북한산 물품이 미국으로 건너간다는 것인데 사실이라면 대북제재 국면에서 도대체 이게 뭔가.” 

개성공단 상황이 실제로 어떤지 몰라 답답하겠다. 

“북한이 개성공단의 공장을 돌리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는 지난해 10월 “공업지구 공장들은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다”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모든 주권은 공화국에 있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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