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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 新東亞 macromill embrain ‘좌절세대’와 중산층

“대기업 다니는 가족 없인 중산층 진입 못한다”

경제학자가 예측한 미래 중산층

  • 김용기 |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seriykim@ajou.ac.kr

“대기업 다니는 가족 없인 중산층 진입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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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0년 후 월 357만 원 벌어야 겨우 ‘중산층 아랫단’〈4인 가족 기준〉
  • ● 캥거루族, 非출산…중산층 진입 위한 ‘합리적’ 결정
  • ● 재분배 따른 중산층 교정률 : 韓 8.6%, 스웨덴 90%
경제학적 관점에서 중산층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median income)의 50% 이상에서 150% 미만의 소득을 지닌 가구를 말한다. 중위소득이란 전체 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나열할 때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이다(보통 중위소득은 가구 평균소득보다 낮게 나타난다). 가처분소득은 가구 구성원인 개인들의 근로소득과 시장소득(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사적이전소득)을 기초로 정부의 조세 및 재분배 정책이 개입해 교정한 결과를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러한 소득 구간에 속한 가구를 중산층으로 분류한다. 통계청에서는 가계동향조사를 통해 매년 이 구간에 속하는 가구의 비율 및 고소득층(중위소득 150% 이상)과 빈곤층(중위소득 50% 미만)의 비율이 포함된 ‘소득분배지표’를 발표한다. 가장 근래 지표(2014년)에 따르면 한국 중산층 가구의 비중은 65.4%이고 고소득층은 20.2%, 빈곤층은 14.4%다.



65.4%가 중산층이라고?

중산층에 관한 또 다른 경제적 연구 방식은 전체 소득 중 중산층이 차지한 소득의 비중이 어떠한지 파악하는 것이다. 즉, 전체 가구를 5분위로 분류한 후 이 중 2·3·4분위(하위 20% 이상~상위 20% 미만)에 속한 가구의 소득을 합산해 전체 가구소득에서 차지한 비중을 살펴본다. 한국의 경우 2·3·4분위에 속한 60% 가구의 소득은 전체 가구소득 중 55.9%를 차지한다.

한국에서 중산층 규모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추세를 알아보려면 통계청이 2006년부터 실시한 가계동향조사보다는, 1990년부터 실시한 ‘도시 2인 이상 가구’에 대한 가계동향조사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긴 기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추세 파악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2006년부터 실시한 ‘전국 1인 이상 가구’ 조사보다 중산층의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2인 이상 가구가 중산층 가구로 분류되려면 1인 가구 소득의 2배 소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2인 1.4를 곱한 소득이면 되기 때문이다.



이 기준으로 한국의 중산층은 외환위기 전까지 75% 선을 유지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급격하게 감소해 70% 이하에서 정체하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소득 및 고용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참고로 한국의 중산층 비중은 OECD 20개국 중 12번째에 위치한다.

하지만 한국 통계청 조사는 전수조사에 기초한 것이 아니고, 8700~8800가구로 구성된 표본조사의 선의에 기반을 두고 집계된 것이란 점에서 그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각 조사 대상 가구가 가계부를 작성해 보고하는 방식이라 특히 고소득 가구의 경우 응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응답하더라도 금융 및 임대소득, 그리고 임금소득 중 상여금 등을 축소해 보고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실제 한국의 중산층 비중은 통계청 발표인 65.4%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중산층 비중은 60.2%이고,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65.4%가 된다. 그런데 한국보다 고용률이 높고(이에 따라 맞벌이 부부 비중도 높고), 임금의 성적(性的) 차별도 적은 덴마크나 스웨덴의 경우 시장소득 기준 중산층 비중이 각각 40.5%, 43.5%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준을 가처분소득으로 바꾸면 이 두 나라의 중산층 비중은 80%가 넘는다. 정부의 조세 및 재분배 정책을 통해 교정의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이 재분배 정책을 통한 교정의 정도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지속된다면, 향후 한국 중산층 규모는 지금보다 더욱 줄어들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탓에 청년세대의 빈곤과 함께 노인세대의 빈곤화 현상이 중첩돼 나타나고 있어 중산층 비중이 줄어드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 같다.

2014년 기준 한국 가구의 균등화 중위소득은 가처분소득 기준으로 187만8941원이다. 중산층을 분류할 때 사용하는 소득이 ‘균등화 소득’인데, 이것은 가구원 수가 다른 가구끼리 후생 수준의 비교가 가능하도록 표준화한 소득을 말한다. 가구소득을 가구원 수의 제곱근으로 나눠 계산한다. 가령 식구가 3명이고 월평균 소득이 300만 원이라면, 이 가구의 균등화 가구소득은 300만 원÷1.732(√3)=173만 원으로, 현재 한국의 균등화 중위소득보다 조금 낮은 곳에 위치하게 된다(173만 원의 소득을 지닌 개인이 3명 있다고 간주한다는 의미다).

앞으로 10년, 한국의 균등화 중위소득이 매년 2%씩 늘어난다고 가정할 경우 2026년 균등화 중위소득은 238만2952원이 된다(187만8941원×(1+0.02)12). 자녀를 한 명 둔 3인 가구라면 월평균 세금 등을 제외한 후 412만 원(238만 원×1.732(√3))을 손에 쥐어야만 중위소득 가구에 해당하게 된다. 다시 말해 3인 가구는 월평균 206만~618만 원의 소득을 올려야 중산층에 속한다.  

하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 중산층에 속한다 해도 사실상 중위소득 50~75%에 속하는 가구는 빈곤층과 그리 다르지 않은 박탈감을 가질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10년 후인 2026년 3인 가구가 ‘보다 확실한’ 중산층이 되기 위해선 월평균 309만 원(중위소득 75% 수준)의 가처분소득을 올려야 할 것이다.


‘흙수저’의 이중고, 집값

그러려면 한 자녀를 둔 젊은 부부 중 최소 1명이 대기업이나 공기업, 혹은 금융회사 등 고소득 일자리에 취업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부부가 맞벌이를 해야만 이 정도 수준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두 자녀를 둔 4인 가구가 될 경우 2026년의 중위소득은 476만 원이고 그 75%는 357만 원이다. 월평균 357만 원을 벌어야 중위소득 75%에 해당해 중산층 아랫단에 위치하게 된다. 따라서 지금의 20대가 10년 후 ‘두 자녀를 둔 중산층 가구’가 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라 할 것이다. 신동아-엠브레인이 실시한 표본조사에서 20대 청년들이 ‘40대가 되는 2030년 무렵 중산층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10명 중 2.5명(24.9%)에 그친 것은 크게 놀랄 일이 아니다.

현재 20대의 경우 과거 부모세대가 경험한 것과 같이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보유한 뒤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를 볼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미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가격이 5억 원을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위소득 75%에 해당하는 월 평균 357만 원을 버는 4인 가구가 생애소득을 통해 아파트를 살 가능성은 희박하다. 월 100만 원씩 저축해도 40년 이상 소요되는데, 대체 무슨 수로 월 100만 원씩 꼬박꼬박 저축한단 말인가.

결국 부모로부터 아파트를 상속 또는 증여받는 ‘금수저’와 그렇지 못한 ‘흙수저’ 간의 간격은, 40년을 노력해도 메우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흙수저들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를 누리기보다 오히려 소득 중 상당 부분을 주거비로 지불해야 한다. 이런 경우 월평균 소득기준으로 중산층에 속한다 할지라도 현재 중산층이 누리는 수준의 소비 생활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신동아-엠브레인 조사에서 20대는 중산층이 되기 위해 부모가 지원해주기를 가장 바라는 것으로 ‘대학 학비’(24.3%) 와 ‘대학 학비 및 첫 주택 구입비’(37.9%)를 꼽았다. 이는 이미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처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이 LIS(룩셈부르크 소득연구) 자료를 기초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이른바 Y세대(1980∼90년대 중반 출생자로 현재 20세 이후 30대 중반까지)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다른 세대나 과거 젊은 세대에 비해 훨씬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전만 해도 젊은 세대 소득 증가율은 여타 세대보다 훨씬 높았는데, 지금은 다른 세대에 훨씬 못 미치는 소득 증가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산업화 이후 전쟁이나 재해가 발생한 시기를 제외하면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 조사는 호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 7개국 자료를 조사한 결과인데,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비중 높여야

20대 소득이 이렇게 정체되고 다른 세대에 뒤지는 이유는 대학 재학 중 등록금 등 부채가 쌓이고 취업이 어려울 뿐 아니라, 세계화와 인구구조의 변화 및 집값 상승 탓으로 분석된다. 한국 대학생도 상당수가 등록금이나 용돈을 벌기 위해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에 나선다.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35%가 구직 등의 이유로 졸업을 미룰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화는 기업의 해외투자를 확대해 국내에서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한부모 가정의 비중이 증가하거나 자녀가 없는 커플 가구의 등장, 그리고 핵가족 추세에 따라 3세대 이상의 가족으로 구성된 세대의 구성원 수가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한부모는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자녀가 없는 커플 가구나 3세대 이상 가족일 경우에는 중산층 이상에 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그나마 중산층으로 진입하려면 20대는 결혼을 늦추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이 되거나, 결혼한다고 해도 자녀 출산을 미루고 맞벌이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할 수 있다. 신동아-엠브레인 조사에서 20대 중 과반(58%)이 ‘중산층 진입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아이를 낳겠다’고 했는데, 이는 비록 비경제적, 비합리적 선택일지라도 우리 젊은 세대가 올바르고 용감한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20대를 미래의 중산층으로 진입시키기 위해 정부가 할 일은 무엇인가. 가장 바람직한 것은 현재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시장소득 대비 가처분소득의 교정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2014년 시장소득 기준으로 한국의 중산층 가구 비중은 60.2%이지만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할 때 중산층 비중은 65.4%로, 정부의 조세 및 복지 정책에 따른 재분배 기능에 의해 중산층은 5.2%포인트 증가했다. 즉, 재분배에 따른 중산층 교정률이 8.6%(5.2÷60.2)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앞서 언급한 덴마크와 스웨덴의 재분배에 따른 중산층 교정률은 무려 90% 안팎에 달한다.

그러나 한국이 재분배를 획기적으로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조세를 급격하게 늘리고, 이를 통해 복지를 확대하자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재분배가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시장소득에서 중산층을 최대한으로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임금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제조업 비중을 높이고, 취업률을 확대하며,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축소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 금지 및 가족친화적 정책이 요구된다.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김 용 기


● 1960년 강원 거진 출생
● 영국 런던정경대(LSE) 석사(경제학),
    동 대학원 박사(국제정치경제학·금융)
●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
● 現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 저서 : ‘한국경제가 사라진다’,
                    ‘한국경제 20년의 재조명’, ‘금융위기 이후를 논하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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