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년기 요실금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다. 일찍부터 치매를 앓는 환자도 적잖다.
- 산수유로 남모르는 고통인 요실금을 이겨내고, 석창포로 50대에 혈관성 치매를 극복한 두 여성의 사연을 소개한다.
요실금 역시 갱년기의 대표적 증상이다. 성인 여성의 28%가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지만 부끄러워 병원을 찾는 이가 많지 않다. 하지만 방치하면 방광염, 신우신염 등 더 큰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남모르는 요실금으로 고통받는 여성이라면 이성임(67) 씨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출산 후 생긴 요실금
“친구들과 얘기하다 웃거나 과격한 운동을 하면 저도 모르게 소변이 새서 속옷이 젖었어요.”이씨에게 처음 요실금 증상이 나타난 건 출산 뒤인 30대 후반이었다. 가끔 아랫배가 싸늘한 느낌과 더불어 묘하게 기분 나쁜 통증이 시작됐다. 아직 젊은 나이라 이씨는 충격에 빠졌다.
“여자로서 창피했죠. 처음엔 심하지 않아 곧 괜찮아지겠지 싶어 방치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때가 시작인 것 같아요.”
누구한테 얘기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혼자 고민하는 날이 늘어갔다. 이후 10여 년이 흘러 50대에 접어들자 증상은 더 심해졌다. 화장실을 다녀와도 시원하지 않았고, 잔뇨감 탓에 하루에도 수십 번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친구 여럿과 모이는 자리나 부부 모임처럼 단체활동을 할 땐 특히 힘들었다. 같이 어울려 얘기하다 웃게 되면 언제 실수할지 몰라 늘 긴장의 연속이었다. 집 밖에 나가면 의식적으로 화장실을 자주 들르게 됐다.
“한번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웃다 저도 모르게 소변이 나와 옷이 젖었어요. 그 순간 일어서지도 못한 채 어쩔 줄 몰랐죠.”
당황한 이씨는 컵에 담긴 물을 일부러 바지에 쏟은 후, 그것을 핑계 삼아 화장실로 급히 발걸음을 옮겨 상황을 모면했다. 그럴 때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이고 속상하기만 했다.
늘 밝기만 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날이 갈수록 우울해진 이씨. 50대에 폐경이 왔지만, 언제 또 실수할지 몰라 비상용으로 여성용 패드를 3~4개씩 넣고 다녔다.
“원래 밝은색 옷을 좋아했지만, 요실금이 생긴 후론 입을 엄두도 못 냈어요. 혹시나 소변이 새더라도 표가 잘 나지 않는 검은색 바지만 고집했죠.”
사진 앨범을 펼치자 밝게 웃는 이씨의 얼굴과 대조되는 검은색 바지가 눈에 들어왔다. 환하게 웃는 얼굴 뒤에 남모를 고통이 있다는 사실을, 당시엔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재발 반복, 방광염까지
2010년 어느 날, 이씨는 갑작스러운 복통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통증을 호소하다 응급실로 실려간 그는 방광염 진단을 받았다. 요실금이 오래돼 생긴 합병증이었다.
일주일치 약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독한 약 탓에 위가 상했고, 당장은 증상이 호전되는가 싶더니 금세 재발하곤 했다. 요실금도 여전했다.
“20년 전에 뇌출혈로 뇌수술을 2번이나 받았어요. 3년 동안 약을 먹으면서 위와 신장이 많이 상했죠. 이후 약은 물론이고 그 흔한 피로 해소 음료조차 안 마셨어요.”
이미 한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이씨. 힘들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 장례 준비까지 마쳤을 정도로 당시 상태는 심각했다. 약이라면 지긋지긋했던 이씨는 급기야 민간요법으로 눈을 돌렸다. 그날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동의보감’을 다 사 모아 공부하기 시작했다.
“‘동의보감’엔 산수유가 신장의 기운을 보(補)해 소변 자주 보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었어요. 바로 이거다 싶었죠.”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산수유를 구하려 인터넷 검색에 돌입한 이씨. 무농약 산수유를 찾던 그는 산수유 생산지로 유명한 지리산과 인연을 맺게 됐다.
“요즘은 흰색 바지도 자신 있게 입고, 취미로 벨리댄스도 춰요. 예전 같으면 이렇게 격한 움직임은 상상도 못했죠.”
건강을 되찾은 비결이 산수유에 있다고 믿는 이씨. 2010년부터 시작된 산수유 사랑은 매년 그를 지리산으로 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산수유 철이 되면 지리산에 가서 1년 동안 먹을 산수유를 직접 따기도 하고, 사기도 해요. 그때가 제게는 연중 가장 바쁠 때죠.”
이씨는 산수유를 위해서라면 3시간이 훌쩍 넘는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지리산 산수유만 고집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지리산 해발 500m 지대에서 자라는 산수유는 서리를 많이 맞아 신맛과 떫은맛이 덜해 먹기에 한결 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직접 구한 산수유는 말린 후 차로 끓여 물 대신 마시거나 발효액, 홍초, 잼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해 섭취한다. 처음에 6개월 정도 믿음을 갖고 꾸준히 먹었더니 어느 날 호탕하게 웃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이씨는 말한다. 가끔 체력이 떨어지면 다시 요실금 증상이 찾아오지만, 그럴 때마다 산수유를 열심히 먹으면 금세 괜찮아진단다.
지리산 정기 품은 산수유
“남들은 몸에 힘이 없을 때 고기 생각이 난다지만, 저는 산수유가 가장 먼저 생각나요. 외국에 나갈 때면 고추장 대신 산수유 잼을 싸갈 정도로 제게 꼭 필요한 음식이에요.”
잠자는 시간만 빼고 언제나 산수유와 함께한다는 이씨. 그만큼 산수유 사랑이 각별한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산수유 전도사’로 통한다.
“산수유를 몰랐다면 지금처럼 당당하게 살지 못했을 거예요. 제가 직접 체험했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알리고 싶어요. 제 말이 정말인지 궁금하면 꼭 한 번 제 건강법을 실천해보세요.”
산수유의 효능
‘동의보감’은 산수유가 신장의 기운을 보해 성기능이 약한 것, 허리와 무릎이 아픈 것, 소변 자주 보는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했다. 산수유엔 유기산과 비타민A 성분도 풍부해 야뇨증이나 요실금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산수유는 신장 기능이 약한 소양인이 먹으면 좋은 약재로, 태음인이나 소음인이 과도하게 먹으면 위장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성임 씨의 산수유 건강밥상■산수유 시루떡
산수유 열매의 씨앗엔 약간의 독성이 있어 이를 제거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말린다. 이것을 빻아 분말로 만든 뒤 쌀가루를 섞어 찜통에서 15분 동안 쪄낸다. 산수유 열매로 예쁘게 장식하면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분홍빛 시루떡이 완성된다.
■산수유 만두
말린 산수유를 가루 내어 밀가루와 섞어 반죽한 뒤 조금씩 떼어내 밀대로 밀어 만두피를 만든다. 그 속을 채워 빚으면 빛깔 고운 분홍빛 만두가 된다. 산수유 열매 분말은 전, 칼국수, 수제비 등 다양한 요리에 색과 맛을 더해준다.
■산수유 홍초
산수유 발효액과 막걸리 식초, 끓여서 식힌 물을 1대 1대 1의 비율로 넣는다. 홍초가 변질되지 않도록 증류수로 된 곡주를 10%가량 넣고 흔들어 섞는다. 완성된 홍초는 45일 동안의 숙성 과정을 거쳐 물과 1대 1로 희석해서 마신다.
석창포
흔히 노인이 걸리는 병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치매. 하지만 치매엔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그 원인에 따라선 완치도 가능하다. 50대에 혈관성 치매를 극복한 홍은혜(55) 씨의 사례를 보자.
50대 초반에 기억상실
“갑자기 뒷골이 땅기고, 전기가 통하는 것같이 찌릿찌릿한 통증이 나타났어요.”
홍씨는 5년 전 건강에 이상이 생겼음을 처음 감지했다. 그것은 작은 시작에 불과했다. 어떤 날은 뒷목부터 머리의 가마까지 전기가 관통하는 듯한 느낌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고, 어지러움을 못 이겨 구토를 하는 날도 늘어갔다.
“그즈음 교통사고를 당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예요. 또한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신경 쓸 일이 많아 그냥 신경성이겠지, 곧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어갔죠.”
하지만 그런 홍씨의 믿음을 배반하듯 증상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이명(耳鳴)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했고, 심한 날엔 하루 6번 이상 구토를 하기도 했다.
“언젠가 하루는 친구가 헤어질 때 저의 집 앞까지 차로 데려다준 적이 있어요. 그런데 차에서 내리는 순간 갑자기 머리가 멍해졌어요.”
하루에도 몇 번씩 오가던 길이지만, 집으로 가는 방향조차 생각나지 않았다고 한다. 홍씨는 한참을 길에 쪼그려 앉아 있다가 정신이 들고 나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더는 버틸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고 느낀 홍씨. 부랴부랴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뇌경색과 고지혈증.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뇌의 혈관 중 3개가 막힌 상태였다.
“의사가 테스트를 한번 해보자고 하더군요. 100에서 7을 빼면 몇이냐는 질문이었는데, 답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말도 안 되게 1000을 들먹이고…. 그땐 그랬어요.”
이어진 나무 이름 맞히기 테스트에서도 오답을 말한 홍씨. 의사는 홍씨가 인지장애 증상을 보인다며, 이러다간 심각한 치매와 함께 신체마비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치매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알츠하이머병은 뇌세포가 죽어가는 퇴행성 질환이라 완치가 어렵다. 전체 치매 환자 중 70%를 차지한다. 그 뒤를 잇는 것이 혈관성 치매다. 혈관성 치매는 뇌 손상, 뇌경색, 뇌출혈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원인만 제거하면 완치가 가능한 치매로 알려져 있다. 불행 중 다행히도 홍씨의 경우는 뇌경색에 의한 혈관성 치매의 초기 증상이었다.
바위 틈새의 약초
“착잡했죠. 50대 초반에 치매라니…. 주변을 둘러봐도 저 같은 사람이 없는데 왜 하필 제게 이런 일이 생겼나 싶어 정말 슬펐어요.”
병원에선 초기에 발견할 경우 금방 회복할 수 있다며 홍씨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러나 처방하는 약을 거르면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날부터 홍씨는 매일같이 약을 챙겨 먹었다. 약을 먹으면서 정신은 좀 맑아졌지만, 독한 약으로 인한 부작용도 감수해야 했다. 급기야 속이 메슥거리고 넘어올 것 같은 증상이 계속돼 석 달 동안 복용하던 약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더는 약을 먹기에 몸의 부담을 많이 느낀 홍씨에게 같은 교회를 다니던 지인이 머리가 맑아지는 약초라며 석창포를 권했다. 산속 계곡의 바위 틈에서 볼 수 있어 명명된 ‘석창포(石菖蒲)’는 뿌리를 약용으로 쓰는 식물. 다소 생소한 이름의 약초이지만 수험생들이 먹는 총명탕의 원료임을 알게 된 홍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꾸준히 달여 먹기 시작했다.
“석창포 뿌리 달인 물을 아침저녁으로 한 잔씩 꾸준히 마셨어요. 이전엔 혀가 잘 안 움직여 발음이 어눌했는데 지금은 말을 편하게 할 수 있어요. 망치로 맞은 듯 멍하던 머리도 맑아진 것 같고요.”
석창포의 효능을 직접 느끼게 되자 홍씨의 ‘석창포 사랑’은 더해갔다.
“석창포의 잎과 꽃에선 특유의 향이 나는데, 이걸 말려 베갯속에 넣으면 잠이 잘 와요. 예전엔 두통이 심해 불면증에 시달렸거든요. 이 베개를 베고 나선 그런 증상이 사라졌어요.”
그뿐만 아니라 석창포 잎을 달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지고 윤기가 나서 애용한다고 했다.
석창포를 가까이한 지 3개월쯤 지나자 머리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기분 나쁜 통증도 사라졌다. 늘 사용하던 단어조차 생각이 안 날 만큼 떨어진 기억력도 20대 때처럼 회복됐다. 그로부터 2년 후 홍씨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앞으로 나이를 계속 먹으니 혈관이 다시 막힐 수도 있잖아요. 예방 차원에서라도 죽을 때까지 먹을 거예요.”
건강이 재산이고 꿈이라는 홍씨. 그 소박한 꿈을 오래도록 이루길 바란다.
석창포의 효능
석창포는 한겨울에도 산속 계곡 바위 틈에서 자생하는 강한 생명력을 지녔다. 주성분인 유게놀과 β-아사론 성분은 뇌세포로의 칼슘 유입을 차단해 뇌신경을 보호함으로써 치매 호전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선 석창포가 정신을 깨우치고 뇌를 건강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해서 정신을 맑게 하는 총명탕의 주재료로 사용한다. 신선한 석창포는 하루에 약 10g, 건조된 것은 5~6g 먹는 게 적당하다. 맛이 맵기 때문에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홍은혜 씨의 석창포 건강밥상■석창포 뿌리 차
깨끗이 씻어 바짝 말린 석창포 뿌리 한 숟가락 분량에 물 2L를 부어 약한 불에 20분 동안 끓인다. 적은 양으로도 진하게 우러나므로 소량만 사용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석창포 달인 물로 머리를 감으면 특유의 정유 성분이 머릿결을 부드럽게 하고 은은한 향기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석창포 캡슐
말린 석창포 뿌리를 곱게 분쇄해 빈 캡슐에 넣는다. 건조된 석창포는 하루 5~6g이 적정 섭취량이다. 쓴맛이 강한 석창포는 캡슐에 넣으면 휴대가 간편하고 먹기에도 편하다.
■석창포 약식
불린 찹쌀에 간장과 흑설탕, 참기름을 3대 2대 2의 비율로 넣는다. 밤, 대추, 호두 등의 재료와 석창포 뿌리 달인 물을 넣고 전기밥솥으로 30분 동안 밥을 짓는다. 다 된 밥을 네모난 틀에 눌러 담아 모양을 잡은 후 식혀서 썰면 영양 만점의 약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