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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가 털어놓은 청와대 생활 6개월

“진정한 휴식이 필요, 이제 필드에도 나갈 겁니다”

  • 조수진 국민일보 정치부 기자 sjcho@kmib.co.kr

권양숙 여사가 털어놓은 청와대 생활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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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후보 부인 토론회 때 권여사가 남편에게 몇 점을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70점”이라고 했던 게 생각난 듯 한 기자가 “지금은 몇 점을 주고 싶으냐”고 물었다. 권여사는 “지금은 좀더 줘야죠”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힘들고, 어렵게 일하고 있다는 점을 대변하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권여사는 “대통령이 눈에 다래끼가 나서 오늘 공식일정을 취소했어요. 여름 휴가 때 얻은 것인데 지방샘 구멍이 막혔다고 하더군요. 인상이 너무 나쁘게 (언론에) 나와 좋지 않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권여사의 건강관리와 휴식법으로 옮겨졌다.

먼저 골프 얘기가 나왔다. 청남대에서 보낸 첫 휴가 때나 6·15 남북정상회담 3주년 때 태릉CC에서 노대통령이 군장성들과 골프를 할 때 권여사가 함께 있었던 게 인상 깊었기 때문이리라. 한 기자가 골프를 잘 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자 권여사는 “실제보다 너무 좋은 성적을 거둬서 고맙죠, 뭐”라면서도 “초보 싱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골프와의 인연을 자세히 설명했다.

“1995년 지방선거 때 시작했어요. 하도 기가 죽어서(부산시장 선거 낙선) 올라와서는 둘(노대통령과 함께)이서 함께 골프연습장을 찾아갔습니다. 남편은 시간이 안나서 1주일 만에 그만뒀습니다. 나도 선거 때는 못하고, 선거 끝나면 하는 식으로 하다말다 했습니다. 여기(청와대) 들어와서는 휴가 때 네 번쯤 쳤습니다.”

그러면서 권여사는 “어떻습니까. 제가 골프를 치는 게”라며 의견을 구했다. 노대통령의 이미지가 서민 대통령이란 점에서 대통령 내외가 골프를 치는 데 대해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듯했다. 기자들이 “아무래도 시기가 중요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자 권여사는 골프를 해야 하는 당위성 같은 것을 열거했다.

“여기(청와대)는 워낙 입구가 넓고 잘 가꾸어져 있는데 안에서만 왔다갔다하니까 갇혀 있는 느낌이 듭니다. 업무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진정한 휴식이 필요해요. 운동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조금씩 하려고 합니다. 일이 좀 몸에 익고 안정되면 (필드에) 나가려고 합니다. 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이 과정에서 권여사는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일반인에게 공개된 데 대한 아쉬움을 살짝 내비쳤다. 기자들이 부시 미 대통령이 크로포드 목장에서 재충전을 한다는 점을 들어 휴식을 어디에서 취하느냐고 묻자 권여사는 “우리는 괜찮지만, 후임자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쉴 데가 없어요. 대통령은 정말 머리를 풀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필요한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언론 없이 청와대 주인은 힘들었을 것

권여사는 어떤 화제가 던져져도 막힘없이, 노대통령과 비슷한 억양과 솔직한 화법으로 답했다. 그러나 노대통령과 언론과의 썩 좋지 않은 관계에 대한 질문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자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다.

권여사는 “틀림없이 그 질문이 있을 거라 예상을 했습니다. 답변도 좀 생각하고 고민하고 왔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남편의 정책을 따라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피해가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조심하고 나왔습니다”라며 잠시 ‘휴’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솔직한 성격의 권여사는 곧 마음에 담아두었던 말을 빠른 속도로 토해냈다.

“얘기는 그렇게 해도 남편이 속상할 때는 아내도 속상하죠. 그게 인지상정 아닙니까. 아내인 제가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하겠습니다. 사실 언론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없었겠죠. 대통령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만약 언론환경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우리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이 청와대 주인 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권여사는 잠시 겸연쩍어하더니 “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참석자 대부분 현재 언론에 몸담고 있다는 점에서인지 그쯤으로 질문을 그치지 않았다. 그러자 권여사는 언론의 불만을 이해한다면서 이해를 구했다.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아 긴장을 좀 했습니다. 대통령은 뭔가 좀 해보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대통령도 됐습니다. 대통령 된 것부터가 큰 변화인데, 그 사람은 보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이 적응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정확한 역할을 하리라 봅니다. 대통령은 앞으로도, 뒤로도, 옆으로도 못 가는 상황으로 (언론이) 몰아붙인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면 지나갈 수 있는 일이었는데 표현하는 과정에서 긴장관계가 강조된 것 같습니다. 대립각을 세워서 가자는 생각은 아닙니다. 잘 지켜봐 주세요. 잘하는 것이 있으면 칭찬해주세요. 매만 맞다보면 매만 때린다고 할 수 있으니, 열 가지 중 한 가지라도 잘하면 잘한다고 칭찬도 좀 해주세요. 감히 부탁을 드립니다.”

권여사는 상당히 난감한 주제의 질문이었는지 “제가 선거운동을 할 때에는 말을 참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잘 못합니다. 하지만 퇴보해서가 아니라 조심스럽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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