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들의 화려한 외출
사진·글 김성남, 박해윤 기자
입력2003-09-29 14:53:00
[홍태화의 98년생 독해법] 대만 위기가 무슨 상관? 안일한 ‘한반도 천동설’
홍태화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유라시아 펠로
윤석열 대통령이 유일하게 한 자릿수 지지율을 받는 성·연령대가 있습니다. 30대 여성입니다. 30대 여성에서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9%입니다. ‘잘못하고 있다’는 83%로 집계됐습니다. 한국갤럽이 4월 25일 …
고재석 기자
의사, 번역가, 출판인 강병철의 반전 인생 “그때가 제 인생의 ‘톱’이었죠. 1999년 개원해 2008년까지 전국에서 제일 잘되는 소아과 다섯 손가락 축에 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개원 때부터 ‘전자 차트’를 써서 바로 통계가 나오거든요. 8년 반 동안 하루 평균 280명의 …
김현미 기자
오전 7시. 해도 다 뜨지 않은 늦가을 아침. 수십 명의 사람들이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지하상가 앨범 가게 앞에 줄지어 섰다. 지하에서부터 시작된 줄은 상가로 내려오는 계단을 지나 계단 입구까지 늘어섰다. 오전 8시, 상점 셔터가 드르륵하는 소리를 내며 올라갔다. 사람들은 한 번에 수십 장, 많게는 수백 장까지 거침없이 앨범을 구매했다. 몰려드는 주문에 앨범 상자를 옮기는 점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4평(13.2㎡) 남짓한 이 작은 가게의 매출은 이날 2500만 원을 넘겼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K팝 실물 앨범 판매량은 약 8000만 장이다. 정작 소비자들은 앨범 판매량 증대가 연예기획사의 과도한 상술이 낳은 결과라고 냉소했다. 포토카드가 대표적이다. 포토카드는 음반을 구매하면 부록으로 들어 있는 카드 모양의 아이돌 멤버 사진이다. 원하는 멤버를 정해 구매할 수 없는 탓에 팬들은 자신이 원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갖기 위해 과도하게 많은 앨범을 구매한다. 이를 ‘앨범깡’이라 한다. 앨범 가게에서 일하는 심예림(21) 씨는 ‘앨범깡’을 일주일에도 몇 차례씩 목격한다. “원하는 멤버 포토카드를 가지려고 한 번에 앨범 수십 장을 구매하는 건 다반사예요.” 구매한 앨범을 포토카드만 빼 가고 그대로 버리는 사람도 많다고 예림 씨는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한 쇼핑몰 내 앨범 가게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사람들은 차례대로 앨범을 구매하고, 구매한 앨범의 숫자만큼 코인을 받아 자판기처럼 생긴 기계에 넣었다. 기계에서 포토카드가 쏟아졌다. 환희에 찬 비명과 짜증 섞인 아쉬움이 공존했다. 한 아이돌 그룹의 ‘럭키 드로’ 현장이었다. ‘럭키 드로’는 ‘제비뽑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lucky draw’에서 유래했다. 앨범 한 장당 포토카드 한 장을 뽑을 수 있다. 김주희(21) 씨는 “앨범을 사야 포토카드를 얻을 수 있으니 자원 낭비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답답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