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2월호

‘개인상장시대’의 몸값 올리기

‘3C(Concept, Competence, Connections)’로 무장한 수다쟁이가 되라

  • 글: 허 헌 자유기고가 honey8094@hanmail.net

    입력2003-11-26 1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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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을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 증권시장에 상장해 투자자를 끌어모은다? 터무니없는 얘기 같지만, 개인이 스스로를 투자상품화한 사례는 이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지금은 ‘몸값’깨나 나가는 유명인의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보통 샐러리맨’의 개인상장시대가 열릴 날도 멀지 않았다.
    ‘개인상장시대’의 몸값 올리기
    이제 개인도 기업처럼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믿기지 않는다고? 캐롤라인 일레나의 얘기를 들려주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캐롤라인은 음악을 전공하는 영국 여대생이다. 평범해 보이는 아가씨지만, 영국 금융가에서는 널리 알려진 이름이다. 그런데 그렇게 된 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캐롤라인은 음악대학 진학을 꿈꿨으나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해 포기해야 할 처지였다. 그는 이리저리 머리를 돌리다 한 가지 꾀를 냈다. 바로 자신을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었다.

    우선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소개하는 조그마한 광고를 냈다. 명문 음대 합격증도 함께 인쇄해 실었다. 광고 제목은 ‘재능주를 사세요’. 호기심이 발동한 전국의 투자자들이 캐롤라인의 미래를 믿고 투자하는 바람에 그는 단번에 2만파운드를 모을 수 있었다.

    그 뒤 캐롤라인은 해마다 주주들을 초청, 자신의 최근 대학 성적표와 재무제표를 공개했다.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 이렇다 할 수입은 없지만, 돈을 알뜰하게 썼다는 명세를 솔직하게 공개해 주주들의 호응을 얻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시장에 공개한 뒤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사도록 설득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진학도 결혼도 M&A?



    캐롤라인의 얘기를 듣고도 고개를 갸우뚱한다면 영국의 록 스타 데이비드 보위(대표곡 ‘Let’s dance’‘Velvet Go ldmine’)의 경우를 살펴보자. 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는 보위는 록 가수로 유명하지만, 뉴욕 월스트리트에선 자신의 이름으로 채권을 발행한 인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97년 자신의 매니저 및 뉴욕의 투자은행 풀먼그룹과 함께 5500만달러(660억원)의 15년 만기 ‘보위 채권(Bowie Bonds)’을 발행했다. 연간 이자율은 7.9%.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인베스터 서비스는 이 채권에 ‘A’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굴지의 대기업 GM과 같은 신용도다. 보위 채권은 다국적 생명보험회사 푸르덴셜이 전량 매입했다.

    덕분에 그는 660억원이라는 자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이 자금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가수 활동에 매진할 수 있고, 푸르덴셜은 연이율 7.9%의 좋은 투자처를 발굴한 셈이다. 보위 채권은 그가 수년간에 걸쳐서 작사·작곡한 300여 곡의 노래가 벌어들이는 인세 수입, 그리고 앞으로 개최할 공연의 예상수입 등을 근거로 이자율과 발행규모가 결정됐다. ‘미래의 부(Future Wealth)’를 쓴 스탠 데이비스는 “보위는 자신의 인적 자본을 자기 것으로 확고하게 장악했고, 그에 대한 다양한 투자 대안들을 면밀하게 비교·검토했으며, 지속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였고, 타인에게 사용권을 허가하는 라이선싱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극찬했다.

    ‘미래의 부’는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자본으로 주식을 발행하고 채권을 발행하는 등 이른바 개인의 기업화 아이디어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언스트&영 경영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스탠 데이비스는 ‘미래의 지배(경영정신)’ 등을 저술하며 주로 개인의 기업화에 대해 혁신적인 연구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기업 하는 데 가장 편리한 나라로 꼽힌다. 개인의 기업화나 개인의 상장시대가 열린다는 데이비스의 주장은 그런 분위기의 미국인들에겐 어쩌면 낯익은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미국에선 이미 1990년대부터 개인이 기업처럼 상장될 수 있다는 논의가 시작됐다. 1999년 말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우리 가정도 증시에 상장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주가로 매겨지는 사회가 도래하고, ‘아버지는 CEO, 아들은 이사’로 활동하며 생활수준은 상장 이전보다 훨씬 개선되리라 예상했다.

    “모든 가정이 상장되면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삶이 편해질 것이다. 예를 들면 부모와 자녀가 자기 가구의 이사로 취임해 대다수 최고경영자들이 누리는 상류생활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식품 구입·외식·휴가 비용 등은 모두 사업적 지출로 간주돼 세금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주가에 반영한다면 학부형이 얼마나 편해지겠는가. 교사들도 점수나 통지표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각 학생의 주가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기만 하면 된다. 학생들은 서로 주식을 합쳐 일류대학 입학자격을 강제 매수할 수도 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결혼은 남녀가 서로의 주식을 인수해 합병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부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합법적으로 타인의 주식을 강제로 매입해 한 인간을 노예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행여 남자들은 ‘딴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을 보자. ‘뉴스위크’는 이런 예측도 덧붙였다.

    “부모들이 어린 자녀에게 용돈을 줄 때 스톡옵션(자사주 매입선택권) 등의 인센티브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에게 세상사를 가르치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은 상장가구의 CEO이므로 평균 이상의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다.”

    ‘나의 재무제표’ 만들기

    개인상장시대는 이미 열렸다.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지금은 그 토대가 구축되고 있는 시기다. 우리는 추상적인 가치들이 자본과 연결되는 것을 수없이 목격하고 있다. 영화 제작사들은 시나리오와 배우를 공개하고 일반인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은다. 스포츠 신문을 보면 이제 스타의 인기도는 가격으로 매겨진다. SBS 드라마 ‘올인’의 촬영을 끝낸 탤런트 이병헌은 2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한다. 제주도의 관광산업 부흥에 끼친 그의 영향력이 이 정도라는 얘기다. 영화 ‘스캔들’에서 열연한 배우 배용준은 무명의 화장품 회사 ‘과일나라’의 광고모델로 출연, 과일나라를 한순간에 중견 화장품 회사로 키워내는 데 기여했다.

    그런가 하면 지역의 경쟁력을 수치화하려고 노력하는 자치단체도 있다. 일례로 올 여름 경기도는 삼성증권과 손잡고 지역 주가지수 개발에 나섰다. 이른바 ‘경기도 주가지수’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경기도에 본사를 둔 상장·등록기업 중 시가총액과 업종 대표성을 고려해 선정한 기업들로 경기도 종합지수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청은 지역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지수를 개발할 계획을 세웠으며, 올 연말께면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종합주가지수 상승폭과 경기도 주가지수 상승폭을 비교해 경기도가 얼마나 기업 하기 좋은 곳인지를 홍보하고, 국내외 기업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개인이 상장되는 시대가 열린다면 한국의 700만 샐러리맨들은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을 하나의 기업으로 여기고 자신을 대상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해보면 어떨까. 물론 복잡한 회계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참여연대 조세팀장을 역임한 윤종훈 회계사의 ‘노동자의 경영지식’(더난출판사)을 참조해서 나만의 재무제표를 만들어보자.

    간단히 말하면 대차대조표는 돈을 사용한 곳을 표시한 차변과 돈을 가져온 곳을 표시한 대변으로 구성된다. 차변은 당좌자산과 재고자산을 나타내는 유동자산, 투자자산과 유형자산 그리고 샐러리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무형자산 등 고정자산으로 이뤄진다. 이런 것을 무조건 외우라는 게 아니다. 다만 책에 나온 항목대로 나의 현 상태를 평가해보라는 것이다.

    가령 자신이 보험사 영업사원이고, 보험계약을 따내 계약서를 쓸 때만 사용하는 30만원짜리 몽블랑 볼펜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나의 유형자산 항목에 몽블랑 볼펜과 그 가격을 기입하면 된다. 3년 동안 3권의 책을 펴낸 금융계 컨설턴트라면 무형자산의 기술개발 항목에 연간 인세를 기입해보자. 1만원짜리 책을 3년 동안 평균 1만부씩 팔았다면 이 사람은 연간 1억원의 도서출판 매출을 올리는 기술을 가진 셈이다.

    돈을 빌려온 대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동부채와 고정부채는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보자.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부채, 1년 이상 된 장기부채,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당좌차월은 얼마인지 확인하자. 회계사가 하듯 정확하게 대변과 차변이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막연했던 내 가정의 재산상태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항목은 무형자산이다.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이지만, 물리적인 실체가 없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무형자산이라고 부른다. 영업 노하우, 인지도, 특허권, 개발비, 권리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샐러리맨을 기업이라 칭했을 때 그가 가진 것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배운 업무 노하우밖에 더 있겠는가. 나의 무형자산을 금액으로 평가한다면 얼마나 될지 스스로 추정해보자.

    평가자들은 미래에 투자한다

    현재 상태를 파악했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눈여겨볼 점은 시장이 기업을 평가할 때 어떤 방법과 관점으로 보는가 하는 것이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 시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려면 불확실한 미래를 추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작성한 재무제표의 항목을 근거로 미래에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지, 빚은 얼마나 줄거나 늘 것인지를 예측한다. 예컨대 기업의 과거 성과와 시장에서 얻는 위치,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요소와 경쟁력, 위험과 수익력 및 성장 전망에 대한 분석, 기업 전략의 타당성 등을 평가한다.

    ‘개인상장시대’의 몸값 올리기

    록 스타 데이비드 보위는 자신을 대상으로 15년 만기 채권을 발행해 거금을 끌어모았다.

    당장 기업공개를 한다면 우선 기업 평가자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설명해야 한다. 미래에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시키지 않는 한 돈을 대줄 투자자는 없다. 기업의 상장과 등록업무를 오래 맡아온 대우증권 IPO(기업공개)팀 조광재 차장은 “기업 심사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그 회사의 사업 아이템이 일시적인 것이냐, 5년 뒤 10년 뒤에도 지속시킬 수 있는 것이냐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이 10년 뒤에도 할 수 있는 일일까 아니면 없어질 일일까. 고민해볼 대목이다. 내가 속한 분야에서 내가 가진 경쟁력(기업측면에서 보면 시장점유율)도 중요하지만, 이 분야의 시장이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냐의 여부가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데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IT 붐이 한창이던 1999년 말과 2000년 초에는 시스템 통합(SI)이나 네트워크 통합(NI)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불과 2∼3년이 지난 지금, 시장에선 이런 기업의 미래에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공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조광재 차장에게 “개인이 상장하는 시대가 온다면 당신 스스로는 어떤 점을 부각시켜 투자자를 끌어들이겠는가” 하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내가 몸담고 있는 IPO 시장이 앞으로 계속 커질 것이라고 얘기하겠다. 우량 기업이 많이 상장될 것이고, 증권사 안에서도 기업금융부가 확대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기업공개한 회사들의 리스트를 보여주면서 현 시장에서 내가 차지하는 비중을 설명하겠다. 내 분야가 사양산업이라고 찍히면 끝장이다. 만약 투자자들이 내 분야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낮게 평가한다면 ‘이 업계는 내가 가장 잘 안다’고 강력하게 주장할 것이다.”

    ½×2×3=P

    요즘 들어 더욱 분명해지고 있는 사실은 ‘더 이상 회사는 직원을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회사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해고한다. ‘코끼리와 벼룩’의 저자 찰스 핸디는 오늘날의 기업 사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클로버형 회사(회사의 3분의 1은 핵심직원, 또 다른 3분의 1은 하청업자, 마지막 3분의 1은 파트타이머와 전문조언가 등 비상근 인력)를 주장하던 때 나는 성공적인 다국적 기업 사장이 한 말을 즐겨 인용했다. 그 사장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½×2×3=P라는 공식을 갖고 있어요. 5년 안에 현재의 핵심 직원을 절반으로 줄여야 생산성(Production)과 이익(Profit)이 올라간다는 겁니다. 남은 절반은 전보다 두 배 더 열심히 일해서 두 배 더 보수를 가져가는 반면 세 배의 가치를 생산합니다. 이렇게 하면 반드시 이깁니다’라고.”

    찰스 핸디에 따르면 이 공식은 이제 일반화됐다. 해마다 직원의 절반은 회사를 떠난다. 한국에서도 한동안 주춤하던 감원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최근 KT가 5500명의 직원을 명예퇴직시켰고, 은행 등 금융가에서도 대대적 감원이 예고됐다. 언론들은 ‘IMF급 감원 태풍’이 온다고 난리지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다. 이제는 기업이 경기변동에 따라 감원하고 충원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말이다. 회사는 오직 이익을 위해 직원수를 줄이고 있다. 찰스 핸디는 이렇게 묻는다.

    “절반은 회사를 떠나지만, 나머지 절반은 회사에 남아 더 많은 봉급을 받는다. 회사는 독특한 개인들을 신뢰하고, 이 개인들 사이의 신뢰는 더욱 중요해졌다. 이른바 ‘R(Relationships·인간관계)경제’가 된 것이다. 그래서 문제는 이것이다. 당신은 직함이 아닌 이름을 부를 수 있고, 정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개인을 몇 명이나 알고 있는가.”

    개인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개인이 가진 자본을 시장에서 거래한다는 상상은 이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스탠 데이비스는 “회사원들은 이력서 대신 지난 1년 동안의 주가 변동 실적을 회사 인사부에 제출할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직원을 고용할 때도 연봉계약을 맺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직원의 주식을 일부 매입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때는 직원이 회사로부터 받은 스톡옵션으로 회사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발행한 주식을 회사가 높은 값에 매입해야 한다.

    회사 명함 없이는 한 달도 버틸 수 없을 듯한 샐러리맨은 과연 어떻게 개인 상장화 시대를 준비해야 할까.

    ‘잘 되는 회사는 분명 따로 있다’는 책을 쓴 다국적 경영컨설팅 회사 딜로이트 투쉬의 김경준 이사는, 샐러리맨의 경쟁력을 키워 1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3C’를 도입할 것을 조언한다. ‘잘 되는 직원은 분명 따로 있다’는 제목의 저서를 구상중인 김이사는 “샐러리맨의 생존전략으로 제시한 3C는 새로운 Concept(발상), 새로운 Com petence(제조역량), 새로운 Conn ections(연계망)”라고 설명한다. 이 개념은 세계적인 여성 경영학자 로자베스 모스 캔터가 쓴 ‘월드클래스(World Class)’에서 빌려왔다. 캔터는 전세계에서 활약하는 2600여 개 기업과 대도시들의 경쟁력을 연구한 결과 3C 중 어느 하나를 제대로 갖춘 지역이나 기업은 살아남는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 연구를 샐러리맨의 경쟁력에 응용해보자는 게 김이사의 생각이다. 3C의 적용 사례를 보자.

    네트워크의 힘

    미국 보스턴은 발상(Concept)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보스턴은 연구거점도시로 잘 알려져 있으며, 대규모 제조업체는 적어도 소규모 전문기업이 많고, 전문가를 많이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미국 도시 가운데 1인당 의사 수가 가장 많고, 변호사 수는 두 번째로 많다. 이 지역에선 새로운 발상으로 고객 특성에 맞춘 값비싼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만이 생존한다. 저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개성으로 살고 있는 덕분에 미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고, 소득 불평등 정도는 가장 낮다.

    보스턴의 성공요인은 재능 있는 인재들을 끌어들였다는 점,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 사업들이 성장하며 기업가 정신을 북돋아주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점, 산업 네트워크를 통해 전문가들이 상호작용하며 서로 혁신을 장려했다는 점 등이다.

    보스턴의 독특한 면모 가운데 하나는 시민들이 수다떨기를 즐긴다는 것이다. 연구인력은 주위 사람들과 수다를 떨지 않으면 폐쇄적이 되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어렵다. 그래서 보스턴 시민들은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그것이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지 가늠해본다.

    새로운 발상을 고안하는 데 자신 있는 샐러리맨이라면 다양한 사람들과 수다를 떨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연구원들은 쉽게 오만해지거나 자기류에 빠져 시장을 무시할 수 있다는 점을 늘 경계해야 한다. 이들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추진력, 아이디어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시장 감지력을 갖춘 ‘최고의 수다쟁이’가 돼야 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제조역량( Competence)을 키워 국제적인 산업지역으로 발돋움했다. 제조업체들이 필요한 기능을 체계적으로 향상시켜 미국에서 주민 1인당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이 가장 많은 곳으로 떠올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중요한 투자유인책 가운데 하나는,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게 무료로 노동자를 훈련시키는 독창적인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이처럼 우호적인 분위기 덕분에 외국 투자업체들은 재투자를 강행하거나, 새로이 진출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성공 포인트를 샐러리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 본인의 역량으로 국내 최고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이 선다면 국내 최고들과 사귀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상위 1% 그룹을 찾아 이들과 꾸준히 관계를 쌓아가야 한다. 이들과 함께 일하는 데 필요한 덕성은 직업윤리, 신뢰, 우호적 분위기 등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도 이런 덕성을 갖춰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상위 그룹과 관계를 맺어놓는다면 이들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얻고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며 덩달아 이들의 성공요인도 꿰뚫어볼 수 있다.

    한편 마이애미는 교역의 거점(Connections) 도시로 성장해 국제도시로 부상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역중심지는 문화와 문화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차로에 있다. 19세기엔 뉴욕이 유럽으로 가는 중심지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중국과 일본으로 가는 중심지였고, 20세기 말부터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백인과 화교를 연결하는 다리 노릇을 했다. 마이애미는 미국과 라틴문화권을 연결시키는 곳이라 일명 ‘중남미의 수도’라고 불린다.

    이같은 지리적 이점에 힘입어 마이애미엔 33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 29개의 외국 상공회의소, 49개의 외국 영사관, 그리고 20여 개의 해외무역사무소와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국제은행센터가 생겨났다.

    마이애미의 성공 포인트는 해외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각종 행사, 외국인 투자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분위기, 다국적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교역기술 등으로 요약된다. 한 분야의 거점이 되려면 마이애미처럼 ‘와서 먹을 게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만나면 항상 배울 무언가가 있고, 다채로운 인맥을 통해 다양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반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마이애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생존교훈이다.

    독특한 통찰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솜씨가 있는 삼성경제연구소 강신장 상무는 최근 필자에게 ‘업(業)’에 대해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줬다. 업이란 무엇일까. 예컨대 백화점의 업은 부동산 임대업이다. 유통업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백화점은 빌딩을 지어 입점할 업체들에게 공간을 임대하는 사업이다.

    커피산업의 업은 뭘까. 그것은 일종의 ‘문예진흥업’으로 볼 수 있다. 맥스웰하우스 커피로 유명한 동서식품이 해마다 주부 백일장을 여는 것은 커피산업이 문예,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다. 스타벅스 회장이 “우리는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문화를 판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도체 제조업은 수율 향상업이다. 수율이란 제품의 합격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아무리 뛰어난 집적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업체라도 수율이 낮으면 망한다.

    그렇다면 강상무가 근무하는 경제연구소의 업은 무엇일까. 그는 “경제연구소는 조기경보업”이라고 현답(賢答)을 내놨다. 그의 말엔 한 가지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경쟁력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 우리의 업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업을 이해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상상의 날개를 펼쳐 자신의 직업을 재창조한다. 강상무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내가 가끔 들르는 주점 마담에게 ‘당신의 업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술 파는 것’이라고 합디다. 그래서 내가 ‘술집은 샐러리맨 스트레스 해소업’이라고 고쳐줬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마담은 당장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가 눈에 보였을 겁니다.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종업원들에게 마술을 한 가지씩 배우게 할 수도 있고, 요즘 유행하는 유머를 몇 가지씩 외워두라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마 그렇게 되면 그 술집은 앞으로 50년은 걱정없이 먹고 살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장사를 한 일본인 마담이 있다. 52년 동안 도쿄에서 술집을 운영하다 101세가 되던 올해 여름 작고한 아리마 히데코씨는 진급에 실패한 샐러리맨에겐 위로의 편지를, 사업에 성공한 사업가에겐 축하의 편지를 쓰는 것이 그의 오전 일과였다. 90세가 넘어서야 술을 한 모금씩 마시기 시작한 히데코씨는 “마담은 술을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손님이 즐겁게 술을 마시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유능한 매니저를 찾아라

    개인이 경쟁력을 갖추고 하나의 기업으로 평가받기까지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은 매니저를 찾는 일이다. 매니저로 적합한 사람은 직장 상사가 될 수도 있고 친구도 가능하며, 아내일 수도 있다. 누구라도 좋다. 매니저를 두면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나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나의 장점이 통하는 시장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MBC 인기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의 남자 주인공을 맡은 탤런트 김래원씨의 매니저 블루드래곤 전재순 사장을 만나보면 평범한 사람도 스타가 될 수 있겠다는 착각에 빠진다. 김래원씨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매니저를 맡아온 전사장은 평범한 인간이 스타라는 ‘상품’이 되기까지 매니저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누구든 스타가 될 수 있지만, 일단 유능한 매니저의 레이더에 들어와야 한다. 매니저는 관심 영역에 들어온 인물을 세밀하게 관찰한다. 예비 스타의 눈과 손의 움직임, 식사할 때의 습관, 웃는 표정, 그리고 머리카락 굵기까지 샅샅이 살펴본다. 김래원씨는 단연 웃음이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3단계에서는 장점을 부각시키는 훈련을 시킨다. 연기수업을 시키는 것은 물론, 운동을 권장하고 도움이 될 만한 책도 사준다. 때로는 여행일정을 짜주기도 한다.

    매니저는 예비 스타를 교육시키고 개발하는 동시에 발굴한 인물을 적절한 시장에 내놓을 방법을 찾는다. 드라마 PD, 영화감독 등 자신의 네트워크를 동원해 신인의 오디션을 주선한다. 매니저는 감독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분석해 신인에게 알려주고, 단점을 숨기는 요령도 가르쳐준다.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왜 실패했는지 조목조목 분석해준다. 그리고 비록 떨어졌더라도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게 해서, 당장은 쓰지 않지만 지켜보고 싶은 친구로 남도록 노력하게 한다.

    전사장은 김래원씨에게 “좌절을 많이 한 신인들이 큰 나무가 된다”며 “최고에 올라가더라도 지금의 위치를 지키려고 버둥거리지 말고 그냥 현재를 즐겨라”고 조언한다. ‘당신도 경영자가 될 수 있다’의 저자인 이메이션코리아 이장우 사장은 “직장 상사를 매니저로 삼아라”고 조언한다. 상사를 그저 내게 명령하고 지시하는 존재로만 생각하지 말고 좀더 적극적인 자세로 상사의 경력과 안목을 내가 성장하는 데 이용하라는 것이다. 실천해볼 만한 일이다.

    ‘개인상장시대’의 몸값 올리기

    보스턴은 새로운 발상으로 경쟁력을 높인 도시다. 전문가들이 상호작용하며 서로 혁신을 장려한 결과다.

    일단 1인 기업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되돌아올 수 없는 길로 나서보겠다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이젠 철저하게 하나의 기업인 것처럼 행동하자. 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유심히 살펴보자.

    기업의 가치 평가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톰 코플랜드는 ‘밸류에이션(Valuation)’이라는 저서에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5각 모형을 제시했다. 첫 번째 꼭지부터 다섯 번째 꼭지까지 이런 식의 질문이 연결돼 있다. ‘현재의 시장가치는? → 경영자가 평가하는 현재 기업의 가치는? → 내부 개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가치는? → 외부 개선을 통해 높아질 잠재가치는? → 금융기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가치는?’. 이 질문에 차례대로 답을 준비하면 나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눈에 보인다.

    5각형 모델을 모 은행의 재테크팀에서 일하는 김상봉씨에게 대입해보자. 그의 연봉은 3200만원이다. 따라서 첫 번째 질문 ‘시장가치는 얼마인가’에 대한 답은 3200만원이다. 둘째, ‘기업의 현재가치는 얼마인가’라는 질문에 김씨는 “내 가치는 연봉 4000만원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시장의 가치와 자신이 합당하게 여기는 가치와는 차이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차이가 생겨난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회사가 김씨의 가치를 800만원 깎아서 평가하고 있거나, 김씨가 근무하는 은행의 이익이 많지 않아 김씨의 기대만큼 연봉을 주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가 기대하는 연봉을 받기 위한 방법은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방법을 찾는 것은 그에게 맡기고 세 번째 질문 ‘내부 개선을 통한 잠재가치’로 넘어가자. 김씨는 3년 내에 야간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이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최신 정보 동향을 주기적으로 체크하면서 시장에 대한 감각을 높여 자신의 잠재가치를 연봉 5000만원으로 높이겠다고 구상했다.

    ‘외부 환경 개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가치는 얼마인가’라는 네 번째 질문에 그는 “외부 전문가들과 연대해 공동으로 재테크 관련 저서를 펴내거나 전문지에 기고하면서 나의 외부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연봉 7000만원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기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가치’를 묻는 마지막 질문에는 “내가 번 돈을 재테크를 통해 운용하면서 연봉 1억원의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고 답했다.

    개인에 따라 시장의 가치와 자신의 가치에 괴리가 생기는 원인이 다르고 처방도 다를 것이다. 이 차이를 극복하고 가치를 지속적으로 상승시키기 위해 기업들이 쓰는 방법을 따라해보자는 게 5각형 모델을 소개하는 이유다.

    기업의 기본은 단순하다. ‘무엇을 생산하는가’ ‘어디에 파는가’ ‘시장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는가’라는 3가지 질문에 명확하게 답변할 수 있을 때 기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면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한 뒤 가치 창조를 위한 계획과 실행에 온 힘을 집중해야 한다.

    나의 미래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도입할 것인가도 구상해야 한다. 들어온 자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으면 1년 뒤, 3년 뒤에 예상되는 결과를 미리 그려보고, 그렇게 되는지 면밀하게 체크해야 한다.

    1인 기업인이란 주제에 관해 천착하고 있는 구본형씨(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대표)는 저서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에서 “6개월에 한 번씩 승리하라. 적어도 1년에 한 번씩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마음이 강한 사람도 오래 지속되는 두려움 앞에는 굴복하게 돼 있다. 작은 성취는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준다”고 했다.

    예를 들면 자신이 업으로 정한 분야와 관련된 좋은 책 10권을 정독하고 자신의 언어로 정리한다든지, 이 분야의 영향력 있는 전문가 10명을 골라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들로부터 배우는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구씨는 “계획을 세운 뒤에는 명함을 한 통 찍으라”고 조언한다. 3년 뒤 사용할 명함을 만들고, 이를 ‘꿈의 명함’이라고 부른다. 명함에는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그리고 3년 뒤 몸도 영혼도 가보고 싶은 곳(직업)을 쓰라고 한다.

    예컨대 ‘10대 소녀 패션 전문가’ ‘강북에서 제일 맛있는 곰탕집 주인’ ‘서울 최고의 택시 운전사’ 등이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가상의 이사회를 만들라”는 주문이다.

    “역사 속에서 당신이 가장 존경할 수 있는 사람 7명을 골라내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들과 조용히 회동하라. 그들을 당신 기업의 이사회 멤버로 활용하라. 그리고 당신에게 경종을 울릴 만한 7명의 바보를 역시 이사회의 멤버로 초빙하라. 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라.”

    개인이 기업화하고 상장할 수 있는 시대에 우려할 만한 것은 없는가. 이런 시대는 또 다른 사회의 분열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현대의 부모는 자녀에게 학력 자본을 물려줌으로써 경제적·사회적 자본을 물려주게 된다고 간파한 바 있다. 그는 “문화적인 취향의 차이가 계급 불평등을 구성하고, 문화 자본의 세습을 통해서 교육체계가 사회구조를 재생산하는 데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상장시대에 상장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박탈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또 다른 불평등을 구성하는 시스템이 되지는 않을까.

    ‘코끼리와 벼룩’의 저자 찰스 핸디는개인이 중요해지면서 경쟁적 개인주의가 대두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순전히 인간의 경제적인 측면에만 바탕을 둔 시스템은 이익과 시장법칙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인정하고, 개인이 누려야 할 위엄과 존경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을 고려한다.

    하지만 그는 경쟁적 개인주의 대신 다양한 개인주의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건다. 그는 “우리는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달라지려고 노력하는 존재”라고 결론을 맺는다.

    개인의 기업화, 상장시대를 준비하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은 회사에 우리의 시간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회사에 결과를 팔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팔아버림으로써 우리가 생산할 또 다른 부가가치마저 ‘공짜’로 넘기지는 말아야 한다.

    사족(蛇足)이지만, 상법은 회사를 설립할 때 회사의 상호를 등기해야 상호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 그렇다면 개인의 기업화를 지향하는 샐러리맨들은 당장 자신의 이름을 법원에 등록해야 할까. 이 세상에 같은 이름을 가진 이가 어디 한둘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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