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호

세계인을 감동시킨 30초의 미학

대한항공 광고 연속 수상 이유 있었네

  • 김지은│객원기자

    입력2012-04-20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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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각 지역의 매력과 아름다운 풍광을 영상으로 제작한 대한항공의 CF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서비스와 품질의 경쟁력을 넘어 문화를 이해하고 감성을 나누는 경영을 추구하는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사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세계인을 감동시킨 30초의 미학

    대한항공 광고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서울 편(왼쪽)과 성산일출봉 편.

    지난 연말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싹쓸이한 것은 대한항공이었다. 인쇄부문 대상을 비롯해 라디오부문에서 금상, 복수매체부문 동상, TV부문 은상, 라디오부문 은상 등 분야도 고루고루 5개 분야 총 9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한국광고학회가 선정하는 ‘2011 올해의 브랜드’에 선정된 데 이어 ‘2011 대한민국 광고대상’‘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서울 영상광고제 TV CF 어워드 2011’ 등을 잇달아 수상하는 등 그야말로 광고업계를 평정했다. 세계 각지의 저명한 언론과 기관들도 대한항공의 광고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항공사 광고마다 흔히 등장하는 미모의 승무원도, 구름 위를 날아가는 기체의 미끈한 자태도 없는 투박한 영상과 사진이 오히려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지극히 아마추어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디지털 매체라는 날개를 달고 하늘로 비상했다. 지난해 광고업계는 물론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대한항공의 광고 캠페인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의 특징은 대한항공이라는 글로벌 항공 브랜드는 한발 뒤로 물러나고 소비자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다. 기업에서 광고를 제작해 배포하는 기존의 광고 제작 방식을 완전히 뒤집어, 소비자가 만들고 소비자가 배포하는 새로운 형태의 ‘고객 참여형’ 광고 캠페인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광고

    “당신만의 대한민국을 자랑해주세요”라는 한 줄의 카피는 대한민국 국민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간직하고 있던 추억의 사진을 꺼내 들거나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아름다움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우리의 자연과 문화를 다시 살펴보고 그 매력을 재발견할 기회를 얻은 것.

    참여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스스로 사진을 찍고, 광고 문구를 작성해 캠페인 사이트(korea.koreanair.com)에 올리면 한 편의 CF가 완성된다. 자신만의 광고가 손쉽게 만들어지고, 그것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바로바로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은 디지털 미디어 세대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광고는 대단한 아이디어나 미려한 문장력을 갖춘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통해 감동적인 CF가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름을 단 광고가 TV에 방영되는 것은 대단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일이었다. 두 달간의 캠페인 기간에 3000여 편의 고객참여 광고가 만들어졌고, 그중 30여 개의 작품은 실제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 TV 광고로 만들어져 지난해 7월부터 전파를 탔다. 그 광고는 세계인에게 대한민국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하는 매개체가 됐다.

    국적항공사로는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를 주제로 만든 취항지 광고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는 성산일출봉, 솔섬, 청보리밭 등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과 광화문, 장승, 하회탈 등 우리 고유의 문화 콘텐츠를 담아냈다. 이 광고는 “우리나라의 숨은 비경과 따뜻한 이야기들을 간결한 문구로 풀어냈다”는 평을 받으며 ‘2011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인쇄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인쇄부문뿐만 아니라 TV부문과 라디오부문에서는 금상을, 복수매체부문에서는 동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기원 광고인 ‘미래의 별들에게’ 편은 TV부문 은상을,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을 소개한 ‘대한항공이 뉴질랜드로부터’ 편은 라디오부문 은상 및 인쇄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일본 광고 캠페인 ‘일본에게 일본을 묻다’ 편은 TV부문 동상을 받았으며, 글로벌 광고로 집행되고 있는 인쇄광고도 인쇄기법부문 특별상을 수상했다.

    상복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제20회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시상식에서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와 ‘일본에게 일본을 묻다’ 캠페인으로 각각 TV부문과 잡지부문에서 좋은 광고상을 수상한 데 이어 4월에는 ‘제19회 올해의 광고상’에서 인터넷부문 광고상을 받았다.

    대한항공이 ‘고객의 기대와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For life on a whole new scale)’를 모토로 2010년 9월부터 선보인 글로벌 광고 캠페인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독특한 카피와 ‘로드 트립(road trip)’ 형식으로 미국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광고 형식을 채택한 것. 미국 편을 시작으로 유럽의 명소에 숨은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과 음성 파일로 전하는 ‘사운드 투어’ 형식의 ‘유럽 귀를 기울이면’ 캠페인, 자연과 익스트림 스포츠, 원주민, 양 등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네 가지 소재를 각각 평화와 용기, 에너지, 편안한 밤을 테마로 연결해 ‘대한항공이 뉴질랜드로부터 선물’하는 형식으로 제작한 뉴질랜드 편으로 이어지며 각 편마다 화제를 불러모았다.

    호소카와 일본 전 총리도 출연

    특히 ‘우리에게만 있는 나라’와 더불어 수많은 광고상을 휩쓴 일본 편 ‘일본에게 일본을 묻다’는 소설가 무라카미 류,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호소카와 모리히로 전 총리 등 일본 거장 5인이 각자 일본의 온천, 자연, 건축 등 테마별 원고를 작성해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일본의 정수를 알려주는 형식으로 제작돼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모두 조용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내에서도 상업적인 광고에는 거의 출연한 적이 없는 호소카와 전 총리가 일본 브랜드도 아닌 대한민국의 국적기 광고 캠페인에 참여했다 해서 상당한 이슈가 됐다. 그가 가졌을 부담감 역시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한일 양국의 발전적인 미래와 양국의 우호증진, 관계개선을 위해 촬영에 협조했다는 후문이다.

    세계인을 감동시킨 30초의 미학

    대한항공 광고 ‘그때, 캐나다가 나를 불렀다’편(왼쪽)과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편.

    대한항공의 취항지 광고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각국이 전하는 감사와 호의의 증표를 통해서도 입증된다. 2010년 11월에 리처드 만 주한 뉴질랜드대사는 대한항공에 “뉴질랜드 편 CF를 통해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알려 고맙다”는 내용의 감사패를 전달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 역시 대한항공에 감사패를 줬다. 올 3월에는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가 캐나다 관광청에서 감사패를 전달받았다. 캐나다 관광청은 “캐나다의 사계절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담은 대한항공 광고 ‘그때, 캐나다가 나를 불렀다’ 편 덕분에 관광 수요가 창출됐고 양국 간 교류 가 크게 활성화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대한항공 취항지 광고는 일반인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숨은 문화유산을 생생하게 전하는 문화 메신저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중국 캠페인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편 촬영지인 진시황릉 병마용갱의 경우 중국에서도 국가문물 보호를 이유로 가장 심하게 통제하는 곳이어서 당초 촬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에게 중국을 알리고 시안지역을 자세히 소개하겠다”는 대한항공의 설득이 철옹성 같던 중국 산시(陝西)성 성정부와 여유국의 마음을 움직였다. 결국 정부는 마음을 열었고 그 덕분에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 편에는 일반 관람객들이 입장할 수 없는 병마용갱의 한복판까지 실감나게 전했다.

    진시황릉 병마용갱 공개

    세계인을 감동시킨 30초의 미학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오른쪽)가 캐나다 관광청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진시황릉 병마용갱과 더불어 당나라 황실 사찰이었던 대자은사의 대안탑, 세계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인 황허강 등을 배경으로 CF를 제작해 국내는 물론 중국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대한항공의 신뢰와 명성은 대단하다. 2011년 중국 일간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주관으로 열린 ‘환추스바오 제3회 여행업계 대상’ 시상식에서 3년 연속 중국인에게 사랑받는 최고의 외국 항공사상을 수상한 대한항공은, 이외에도 중국 유력 일간지인 둥팡짜오바오(東方早報) 주관 ‘월드트래블 어워드 2011’에서 세계 최고 항공사에 선정됐다. 또한 대한항공은 중국 여행패션 전문지인 ‘보야지(voyage)’에서 최고의 아시아 항공사상을 받았고 중국 여행전문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가 실시한 ‘2011 골드 리스트 어워드’에서는 동북아 최고 항공사상을 수상했다.

    대한항공이 중국인에게 최고의 항공사로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특화된 서비스에 있다. 중국인 여행객이 많은 노선 항공편에 중국인 승무원을 배치하고 지난해부터 김포~베이징, 인천~황산, 청주~항저우 노선을 개설해 한중 간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등 중국인 승객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동북아 최초로 A380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뉴욕, LA에 투입하면서 중국발 미주행 승객들의 편의를 대폭 향상시키고 차세대 명품 좌석으로 기내 서비스를 대폭 개선해 중국 내 인지도를 한층 높였다.

    더불어 매년 중국 쿠부치 사막에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비롯해 중국 내 빈곤 학교에 컴퓨터와 책을 기증하고 의료봉사 지원활동을 실시하는 등 양국 간 우호증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이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은 물론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한다. 대한항공의 중국편 CF는 지금까지 중국 고객들로부터 쌓아온 신뢰와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항공은 “앞으로도 세계의 다양한 취항지를 중심으로 CF를 선보일 예정이며,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해외 유수의 관광지를 국내에 알리는 문화 메신저 및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A380 단거리도 취항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전 세계에 50만 부 이상 발행하는 권위 있는 여행 전문잡지 ‘비즈니스 트래블러’가 주최하는 ‘2011년 여행업계 최고상’ 시상식에서 ‘아시아 최고 항공사’‘최고 광고 캠페인 항공사’ 2개 부문상을 수상했다. ‘비즈니스 트래블러’는 매년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항공과 호텔, 공항 등 각 분야에서 최고상을 수여하는데, 대한항공은 5년 연속 ‘아시아 최고 항공사’상을 수상했고, 4년 연속 ‘최고 광고 캠페인 항공사’상을 거머쥐었다. 대한항공은 같은 달 세계적인 여행전문지 ‘글로벌 트래블러’가 주관하는 ‘글로벌 트래블러 테스티드 어워드’에서 ‘동북아시아 최고 항공사’와 ‘최고 공항 직원 서비스’ 2개 부문을 석권했다.

    대한항공은 미국의 유력 여행업계지인 ‘트래블 위클리’에서 선정하는 ‘2011 트래블 위클리 마젤란 어워드’에서도 ‘항공사 광고·마케팅 캠페인’부문 금상을, 항공사 ‘비즈니스 클래스’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트래블 위클리’는 구독자 숫자가 4만 명에 달하는 미국 여행 전문지로, 2008년부터 여행과 관련된 각 부문에서 ‘트래블 위클리 마젤란 어워드’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국제무대에서 항공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을 휩쓰는 것은 지속적인 서비스 향상, 편리한 스케줄 제공 등 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최근 선보이는 세련된 이미지의 글로벌 광고 덕분으로 분석된다. ‘고객의 기대와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라는 글로벌 광고 캠페인을 통해 선보인 혁신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객실 명품화 노력이 반영된 것. 대한항공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차세대 A380 항공기를 도쿄,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 투입했다. 단거리를 여행하는 고객들도 2층 전체에서 프레스티지 클래스의 편안함을 즐길 수 있고, 휴식 공간 ‘셀레스티얼 바’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고급스러운 기내 면세품 전시 공간 등 풍성한 볼거리를 통해 만족을 느낄 수 있다. 광고부터 기내까지, 대한항공의 감동 서비스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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