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시카고 외

뮤지컬 영화 ‘시카고’엔 노래와 춤이 한껏 펼쳐진다. 가수가 되고 싶어하는 록시 하트(르네 젤위거 분)의 상상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보드빌 무대와 현실의 이야기가 따로 진행되다가 하나의 쇼를 통해 묘한 화학 반응을 일으킨다. 이 영화는 예술적인 평가나 사회 부조리를 굳이 따질 필요 없이 보고 듣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마냥 즐겁고 신난다.

막이 오르자마자 캐서린 제타존스(벨마 켈리역)가 포효하듯 노래하는 ‘올 댓 재즈(All That Jazz)’에 교도소 죄수들이 각자의 신세타령을 하며 부르는 ‘셀 블록 탱고(Cell Block Tango)’, 마지막 장면에서 ‘아이 무브 온(I Move On)’을 열창하며 춤추는 록시와 벨마에게 그 누군들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

DVD영상은 극장 상영작과 같은 1.85대1 와이드화면. 무대 로열석에 앉아 뮤지컬을 감상하듯 화려하고 친근한 볼거리는 묘한 감흥을 자아내는 동시에 엿보기의 심리도 부추긴다. 영화 내내 어둠과 빛의 대비가 강렬한 장면이 많은 편이지만 비교적 선명하다. 붉고 푸른 원색 계열의 색감도 꽤 인상적이다.

DTS와 돌비디지털 5.1채널로 수록된 음향도 수준급. 뮤지컬이라는 장르 특성상 서브우퍼와 리어스피커의 활용이 그리 많진 않지만 대부분의 노래는 매우 맑고 투명한 음색을 들려준다. 박진감과 리듬이 넘치는 소리는 온몸을 파고들며 귓가에 강한 공명을 일으킨다. 흥미로운 점은 영어 더빙과 함께 프랑스어 더빙이 수록된 것. ‘시카고’의 노래를 비음이 섞인 프랑스어의 음률로 듣는 것도 이채롭다.

스페셜피처(부록)에서 롭 마셜 감독과 시나리오를 맡은 빌 콘든의 음성해설과 감독·배우 인터뷰, 리허설 장면을 담은 메이킹 필름을 제공한다. 제타존스와 퀸 라티파가 듀엣으로 부른 뮤지컬 삭제장면 ‘클래스’도 담겨 있다. 엔터원 제작. 2만53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