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web)과 로그(log)의 합성어인 블로그(blog)는 웹에 쓴 게시물이 바로바로 올라온다는 뜻을 가진 신조어다. 사이트의 게시판이나 방명록에 쓴 글을 해당 페이지를 열지 않아도 사이트 첫 화면에서 바로 볼 수 있게 만든 사이트다. 이곳의 게시판에 글을 쓰면 사이트 첫 화면에 바로 뜨니 자기가 쓴 글을 굳이 알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지금의 뉴스 사이트처럼 형식에 맞춰 기사를 쓰면 그것이 사이트 첫 화면에 실시간으로 나타나기 때문.
특별히 글을 잘 쓰지 않아도, 내용이 중요하지 않아도 된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처럼 자신이 쓴 글이 사이트 첫 화면에 뜨는 것이 블로그의 특징이다 보니, ‘홈페이지를 만들었으니 찾아와서 방명록에 글 좀 남기라’고 선전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먼저 찾아와 리플을 단다.
회사원 이명식씨는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든 전미영씨(blog.naver.com/neruda73.do)의 팬이다. 지나가다 우연히 글을 본 뒤로 하루도 빠짐없이 들르게 된 것. 이씨는 “소소한 일상을 일기 쓰듯 기록한 것일 뿐인데 에세이처럼 편하게 읽혀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썼는지 궁금해진다”고 말한다.
대학생 이유정씨는 블로그인(www.blogin.com)에 둥지를 틀고 대학가 소식을 올린다. 디지털 카메라를 갖고 다니면서 대학가에서 일어난 일들을 사진 뉴스 형식으로 올리는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셈이다. 같은 곳에서 ‘한씨’로 통하는 한상호씨는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블로그(my.blogin.com/hanci)를 운영한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40대 남성은 경제 카테고리에, 변호사로 활동하는 주부는 사회 카테고리에,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문화예술 카테고리에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올린다. 뉴스 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사를 평하는 아마추어 평론가나 한 컷짜리 만화로 세상을 표현하는 만화가 지망생도 블로그를 만들어 자기만의 세상을 꾸려간다.
네이버, 야후!코리아, 엠파스, 네이트, 한미르, 인티즌 등 굵직굵직한 포털 사이트들은 물론 각양각색의 인터넷 사이트들이 블로그를 도입하고 있다. 목소리 큰 사람이나 토론의 달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이 올린 정보에 동감하고 자기 생각을 덧붙일 수 있다면 누구나 인터넷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블로그의 진짜 재미는 마음의 빗장을 열고 솔직담백하게 소통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