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호

민주당 ‘수성’이냐 새누리당 ‘탈환’이냐

6·4 지방선거 안개 속 충청 민심

  • 이선우 │충청투데이 정치팀장 swlyk@cctoday.co.kr

    입력2014-01-22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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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권은 여야 모두에 전략적 요충지다.
    • 충청 표심을 얻어야 전국적 지지세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충청 표심에 전국적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대전·충남

    대전·충남은 1995년 지방선거가 실시된 이후 민주당 등 야권 소속 후보가 단체장에 당선된 사례가 거의 없다. 대신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나 자유선진당 등 지역 정당 출신이 단체장에 당선됐고, 지역 정당이 없을 때는 주로 여당 몫이었다. 그러나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패배, 민주당 득세가 두드러졌다. 보수 성향이 강한 충남에서 단기필마로 나선 안희정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대전에선 지역 정당인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가 당선돼 표면적으론 변화가 없었지만 유성구청장에 민주당 허태정 후보가 당선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충남 천안 2곳(갑·을)과 세종시, 그리고 세종시와 맞닿은 대전 유성과 서구(갑·을)를 차지했다. 물론 충청지역 내 국회의원 의석수나 자치단체장의 규모로 볼 때 다수당은 여전히 새누리당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세 확산이 뚜렷했다.

    그런데 18대 대선에선 충청권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내면서 민심의 변화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에서의 민주당 세 확산을 막아 붉은색 경부선을 완성하려 한다. 그에 맞서는 민주당은 서울에서 출발한 푸른색 철도가 호남까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여야 모두 서울시장 못지않은 ‘필승 카드’를 충청권에 내보내려는 이유다.





    대전시장

    새누리 수성이냐 민주당 탈환이냐

    대전시장 선거 관전 포인트는 시장과 5개 구청장 싹쓸이를 노리는 새누리당의 독주를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가 얼마나 저지할 수 있느냐다.

    새누리당 후보로 대전시장에 출마하려는 인사는 6~7명. 이재선 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이양희 전 국회의원은 출마 선언을 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출마 선언 시점을 두고 고심한다.

    관심을 끄는 이는 대전시장을 지낸 박성효 의원(대전 대덕). 염홍철 현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지역 언론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은 1위를 달린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대전시장 ‘수성’을 위해 공천 막바지까지 필승 카드로 ‘박성효 카드’를 만지작거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교육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을 지낸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과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도 출마를 준비하는 가운데, 노병찬 대전시 행정부시장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노 부시장은 최근 각종 행사에 참여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밖에 정용기 대덕구청장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후보군이 풍부한 새누리당은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낼 방침이다.

    민주당과 안철수의 새정추는 새누리당에 비해 인물난을 겪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박병석 국회부의장(대전 서구갑·4선)과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3선) 등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이 없어 사실상 권선택 전 의원이 ‘유일 후보’로 민심을 훑고 있다. 권 전 의원은 대전미래경제포럼 고문을 맡아 지난해 여름부터 대전경제투어를 진행하며 바닥민심 훑기를 마쳤다. 최근엔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를 과시했다. 새정추에서는 선병렬 전 의원이 대전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역 구청장 가운데에는 현직 구청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덕구를 제외하고 동·중·서·유성구 4개 구청장이 모두 재선에 도전한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전시당위원장(대전 동구)과 껄끄러운 관계를 풀지 못한 한현택 동구청장의 거취와 중구 박용갑 구청장과 이은권 전 구청장 간 공천 경쟁 결과가 주목된다. 박환용 서구청장(새누리당)과 허태정 유성구청장(민주당)은 현재 정당 공천과 본선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지역 정가에서는 평가받는다.

    민주당 ‘수성’이냐  새누리당 ‘탈환’이냐
    충남지사

    특명! 안희정 재선을 막아라 새누리당 총력전 예고

    안희정 충남지사의 재선 여부와 새누리당의 충남 기초단체장 선거 싹쓸이 여부가 충남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충남에서 새누리당 정당지지도는 ‘50%’를 훌쩍 넘길 만큼 압도적이다. 그에 비해 민주당 지지도는 10%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충남지사 선거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출신 안희정 지사에 대해 민주당 지지율보다 훨씬 높은 지지도가 나타난다. 안 지사는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차기 대권주자론’을 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충남지사 재선으로 ‘차차기 대권주자’로 입지를 굳히는 것은 물론 사상 첫 충청권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안 지사의 반대편에 세울 ‘중량감과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인물’을 찾기 위해 고심한다.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이명수(충남 아산) 의원,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등과 함께 전용학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 성무용 천안시장 등이 새누리당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된다.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합당 이후 충남 기초단체 15곳 중 11곳의 단체장을 확보한 새누리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5개 단체장을 모두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선진당과 합당 이후 지역 민심을 상당히 우호적으로 다져놨다는 점과 민주당, 새정추 등과 비교할 때 후보로 나설 인사가 더 많은 만큼 경선을 통해 세를 결집한다면 15개 기초단체장 석권이 꿈이 아니라고 자신한다.

    민주당은 이시우 보령시장이 ‘정당공천제 폐지’ 촉구를 이유로 탈당하면서 소속 기초단체장 1명을 잃었다. 민주당 소속 충남 기초단체장은 3선 연임 제한으로 이번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서천의 나소열 군수를 비롯해 재선 도전인 논산의 황명선 시장, 아산의 복기왕 시장 등 3명이다. 민주당은 이들 지역 수성과 함께 타 지역에서의 선전을 위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고 있다. 지방선거를 6개월 남기고 충청투데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천안에서 민주당 후보군이 새누리당 후보군보다 다소 앞서 있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여야가 누구를 내세우느냐에 따라 언제든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민주당 ‘수성’이냐  새누리당 ‘탈환’이냐


    충북, 세종

    충북지사와 세종시장 지방선거 판세는 들여다보면 볼수록 짙은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형국이다. 충북과 세종의 차이라면 충북은 민주당 이시종 지사의 강력했던 지지도를 새누리당 후보군이 맹추격하는 상황이고, 세종은 새누리당 유한식 시장과 같은 당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세종시장 후보’를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인다는 점이다. 충북과 세종지역에서 광역단체장 ‘수성’과 ‘탈환’을 두고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앞으로 어떤 접전을 벌여나갈지 주목된다.

    충북지사

    새누리당 거센 추격에 이시종 지사 재선 가도에 ‘빨간불’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가 사실상 당내 유일 후보로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새누리당에서는 김기문 중소기협중앙회 회장,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등 3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세종시 수정안과 청주·청원 통합 무산을 둘러싼 책임론 등이 거세게 작용했던 2010년 지방선거와는 달리 이렇다 할 ‘빅 이슈’가 없어 정책과 인물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

    인물론으로 선거판이 흐른다면 이 지사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 정책 대결로 선거전이 진행되면 ‘집권여당 프리미엄’이 ‘현직 프리미엄’을 누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이시종 지사 탈당설’이 나도는 등 민주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면이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지사 자리를 빼앗긴 새누리당은 충북지사 선거와 통합청주시장 선거를 연계하기 위해 중량급 인사를 발탁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높은 정당지지도에도 이 지사를 압도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 새누리당은 충북과 박근혜 대통령의 ‘심리적 연대감’을 내세우는 등 집권여당의 장점을 부각해 이번 선거를 정책 대결로 이끌어가겠다는 심산이다.

    충북지사직을 탈환 또는 수성하려는 여야는 7월 출범하는 통합청주시의 첫 시장 후보와 지사 후보를 ‘공동운명체’로 여긴다. 현재 첫 통합시장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민주당에서는 현직 청원군수와 청주시장이 경선을 준비 중이고, 새누리당에서도 전직 청주시장과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대결구도를 이룬다.

    민주당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는 당 내에서 ‘청주통합시 출범 기여도’를 두고 불꽃 튀는 경쟁을 이어간다. 새누리당에서는 남상우 전 청주시장이 잦은 청원행을 통해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있고, 이승훈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는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현직 당협위원장의 프리미엄을 부각하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 중이다.

    민주당의 ‘인물론’이 충북에서 새누리당의 ‘정책론’과 격돌해 낮은 정당지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민주당 ‘수성’이냐  새누리당 ‘탈환’이냐
    세종시장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 경선과 안철수 신당이 변수

    새누리당 유한식 세종시장이 재선 행보를 재촉하는 가운데 같은 당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의 광폭 행보가 눈에 띈다. 세종청사 2단계 이전이 마무리돼 점차 행정중심도시로 자리 잡는 세종시가 더욱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시장을 여당에서 맡아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갖는다. 실제 세종시에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50%가 넘는다. 민주당 지지도는 20%도 넘지 못한다. 그 때문에 본선보다 새누리당 후보 간 예선이 더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충청투데이가 지난해 6월과 12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한 해 동안 요동친 세종 민심을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1차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인물은 민주당의 이춘희 전 국토부 차관이었다. 27.9%의 선호도를 기록한 이 전 차관은 24.6%의 선호도를 보인 유 시장을 앞지른 것은 물론 14.5%에 그친 최 전 청장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2차 여론조사에서는 최 전 청장의 선호도가 35.2%로 급등하며 20.3%의 유 시장, 17.7%로 추락한 이 전 차관을 제쳤다. 1대 1 가상대결에서도 유 시장은 민주당 이 전 차관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밀린 반면 최 전 청장은 이 전 차관을 압도했다.

    세종시의 급격한 민심 변화는 충남 연기군 시절의 원주민과 정부청사 이전에 따라 유입된 이주민의 여론이 혼재한 결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원주민의 표심과 함께 수도권에서 이주해온 공무원과 유관기관 근무자의 마음을 누가 먼저 잡을 것인지가 선거 승패를 가름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는 모두 경선 결과에 후보군이 깨끗하게 승복하고 세를 결집하는 ‘아름다운 경쟁’을 펼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자칫 경선에서 패배한 인사가 결과에 불복해 안철수 신당행(行)을 택하거나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수성’이냐  새누리당 ‘탈환’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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