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호

수조 원대 부동산 사업 놓고 MB 조카·처남 측근 충돌

KT&G 로비·비자금 의혹 전말

  • 한상진 기자│greenfish@donga.com

    입력2013-05-23 14:2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수사기관·언론에 투서와 반박투서 난무
    • MB 처남 김재홍, 민영진 사장에 사돈·측근 사업 주선
    • KT&G, 수조 원 사업에 “金 측근 참여시켜라”
    • “전 사장 측근 사업 참여는 명백한 특혜”(노조 관계자)
    • 의혹 당사자들 “정당한 대가” 항변
    • KT&G “악의적 루머… 조속한 경영 정상화 기대”
    수조 원대 부동산 사업 놓고 MB 조카·처남 측근 충돌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KT&G 사옥.

    KT&G(대표 민영진)는 2002년 완전히 민영화됐다. 정부 관련 지분은 기업은행과 국민연금이 가진 12% 정도가 전부다. 전체 지분의 60% 이상은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G는 정치바람을 많이 탄다. 사장이 바뀔 때마다 잡음이 일었다. 정권교체기여서 그런지 지난 1월 민영진(55) 사장이 연임하는 과정에선 정도가 더욱 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KT&G를 둘러싸고 투서와 반박투서가 난무했다. 주로 민 사장과 관련된 로비·비자금 조성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74) 전 KT&G 사장을 둘러싼 의혹이었다. 김 전 사장은 2011년 12월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구속수감된 상태다.

    KT&G와 관련된 의혹이 수면으로 드러난 건 2월 5일. 민주노총 계열인 KT&G 제2노조가 여러 의혹이 담긴 성명을 발표하면서였다. 성명이 나온 직후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3월 6일엔 국세청이 특별세무조사를 시작했고 검찰도 비슷한 시기 내사에 들어갔다. 노조가 공개한 성명서엔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

    △민 사장이 측근 사외이사들로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외부인사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상태에서 사장후보에 단독 응모해 재선임. 2010년 민 사장이 취임한 이후 KT&G 수익성 악화.

    △민 사장 취임 이후 자회사인 KT&G라이프앤진을 통해 신생 광고회사인 ‘상상애드윌’이 80억 원 규모의 광고 대행 수행. 상상애드윌은 2011년 설립돼 실적이 전무했던 회사로 MB 정부에서 청와대 부속실장을 지낸 김희중 씨 처남이 대표.



    △청주공장 매각, 명동레지던스호텔 용역 등 KT&G가 수행한 수백억 원대 사업을 김재홍 전 사장(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 측근이 운영하는 업체가 수의계약 통해 수주,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 취득.

    성명서에는 이외에도 KT&G가 2011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담배회사와 관련된 의혹, 같은 해 중국에 설립한 ‘길림한정유한공사’와 관련된 의혹, 민 사장 측이 홍보용 담배를 불법 매각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성명을 발표했던 김성기 노조지부장은 “지난해 11월 KT&G의 전직 임원 측으로부터 투서를 받았다. 몇 달을 조사하고 고민하다가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성명이 발표된 직후 KT&G는 “노조 관계자가 불법행위로 징계면직된 것에 불만을 품고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담은 자료를 배포했다. 법적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MB 조카와 MB 처남의 측근

    성명서 내용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KT&G의 부동산개발과 관련된 부분이다. 국세청 등 사정기관도 이 부분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G는 전신인 전매청 시절부터 전국에 연초제조창 등을 운영하며 막대한 부동산을 보유해왔는데 민영화 이후 다양한 부동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의혹의 중심에는 김재홍 전 사장 측근으로 알려진 부동산개발업자 강OO(49) 씨가 있다. 노조의 성명서에도 등장하는 그는 현재 OOO홀딩스라는 이름의 부동산개발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사정기관과 언론 등에 뿌려진 투서는 그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KT&G 전략본부장 강OO(현 제조본부장)의 주도로 구 남대문사옥 부지의 호텔 리모델링 개발사업 추진 중. 사내 고문으로 있는 부동산브로커 강OO(김재홍 전 사장 측근) 관련 부동산 자문회사와 용역계약 맺고 수십억 원의 성공보수금 제공하기로 계약.

    ▲실제로는 성공보수금 형식을 활용, (강OO 씨는) 현재 구속 중인 김재홍 전 사장의 벌금 3억9000만 원을 대납하고 생활비 등으로 약 10억 원을 편법 제공하기로 민 사장, 강 씨, 강OO(본부장) 등이 공모함.

    수조 원대 부동산 사업 놓고 MB 조카·처남 측근 충돌

    2011년 12월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전 KT&G 사장.

    ▲민 사장은 강 씨를 로비스트로 활용, 최근 서울시로부터 남대문 호텔 사업 용적률 20% 증가 허가를 취득, 강 씨가 관련된 용역업체에 30억 원의 용역대금 지급이 확정되고 회사 지출도 완료됨. 지출이 완료되었으므로 동 용역대금은 강 씨가 용역업체로부터 계좌 또는 현금으로 인출·세탁해 김재홍에게 전달할 것임.

    ▲강 씨는 남대문 건 30억 원 외에도 청주공장 부지매각 10억 원, 수백억 원대 각종 KT&G 부동산 매각과 매입 개발에 직접 개입, 지인 업체 소개 등을 통해 약 50억 원대 특혜를 얻었고 민 사장에게 리베이트, 연임 로비자금 등으로 제공.

    ‘신동아’는 지난 4월부터 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강 씨가 참여했다는 KT&G의 부동산개발사업에 특히 주목했다. 취재과정에서 강 씨의 입장도 충분히 들었다.

    관련자들에 따르면 강 씨는 2008년부터 KT&G가 추진한 여러 부동산개발사업에 참여해 50억~60억 원가량의 부동산 컨설팅 수익을 올렸다. 그가 참여한 사업은 용산부지 매각사업(2008년, 컨설팅비 3억 원), 청주공장 부지 매각 용역(2011년, 컨설팅비 10억여 원), 남대문 호텔 개발사업(2011년~, 컨설팅비 30억 원, 이 중 25억 원 기지급) 등이었다. 중국에서 부동산개발사업을 해온 강 씨는 2009년경부터는 아예 KT&G 관련 사업만 맡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강 씨는 김재홍 전 사장과 친분이 깊다. 강 씨는 “2008년 김 전 사장에게 부동산 컨설팅 자문을 해준 것을 계기로 친해졌다”고 말한다. 2001년 사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KT&G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김 전 사장과 가깝다보니, 강 씨는 KT&G 임원들 사이에선 유명인사로 통했다. 어떤 KT&G 관계자는 그를 “우리 회사의 정식 고문”이라고 소개할 정도다. 2009년 이후 그가 참여한 부동산개발사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면서 그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는 얘기도 있다.

    회사 관계자들은 “강 씨가 본격적으로 KT&G와 손을 잡은 건 김 전 사장을 통해 민 사장을 소개받은 뒤다. 강 씨는 민 사장과도 아주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한 KT&G의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이 구속(2011년 12월)되기 전에는 민 사장이 강 씨와 회사 경영에 대한 문제도 상의할 정도였다. 김 전 사장 쪽 민원을 강 씨가 대신한다는 말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문제 발단은 수원 땅 8만 평

    이번 사건의 이면에는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골프웨어·인쇄 관련 사업을 하는 이OO(53) 씨다. 그는 현재 이번 사건을 촉발시킨 투서의 작성자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복수의 KT&G 관계자와 강 씨에 따르면 이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5촌 조카로 사돈인 김재홍 전 사장과 가까웠다.

    이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쇄업체 P사를 내세워 2011년경부터 KT&G와 사업관계를 맺었다. 김 전 사장을 통해 민 사장 등 KT&G 임원들을 소개받은 뒤부터 납품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P사의 한 관계자는 “KT&G라이프앤진 등 KT&G의 계열사에 주로 인쇄물을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납품 규모는 연간 10억 원 정도라고 한다.

    2011년 초 강 씨는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이 씨를 처음 만났다. 그 자리에는 민 사장과 김 전 사장, (민 사장의 측근인) 강OO 본부장, 연예인 1명이 동석했다. 강 씨는 이날을 “김 전 사장이 이 씨를 민 사장 등 KT&G 임원들에게 처음 소개한 날”로 기억한다. 김 전 사장이 민 사장 등에게 “나와 사돈 되는 사람이니 잘 지내라”며 이 씨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김 전 사장이 KT&G 경영진에 사실상 사돈의 사업을 청탁한 셈. 이 씨가 KT&G에 인쇄물 납품을 시작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강 씨 등에 따르면 그날 참석자들은 KT&G가 보유한 26만여㎡(8만 평) 넓이의 수원 연초제조창 부지 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이후 이 씨는 이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씨는 김 전 사장으로부터 소개받은 KT&G 임원들을 만나러 다니며 “이 땅에 1만 평(3만3000여㎡) 규모의 패션아웃렛을 만들자”고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강 씨는 “이 씨가 나에게도 아웃렛 얘기를 여러 번 했다. 민 사장은 자기가 책임질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느낌이 좋지 않아 이후 이 씨를 멀리했다”고 말했다.

    수조 원대 부동산 사업 놓고 MB 조카·처남 측근 충돌

    지난 1월 연임에 성공한 민영진 KT&G 사장.

    이 씨의 등장은 강 씨에게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강 씨는 이 씨가 등장하기 전부터 김 전 사장, 민 사장의 도움을 받아 수원 연초제조창 개발사업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강 씨는 “2011년 초부터 이 사업에 참여했고, 지금도 사업이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원래 이 땅은 2005~2006년까지만 해도 상업용도의 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던 곳이다. 2005년 당시 김용서 수원시장은 이 부지에 대해 “공원부지로 지정돼 있다. 주민을 위한 시설로 꾸밀 계획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010년이 지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부지의 절반을 수원시에 기부하고 나머지 절반에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만들자는 KT&G의 제안을 수원시가 받아들인 것.

    KT&G 핵심관계자와 강 씨 등에 따르면 KT&G는 이후 S회계법인을 컨설팅 업체로 선정, 본격적인 부동산개발에 착수했다. 이 사업에는 현재 포스코도 참여하고 있다. KT&G는 S회계법인에 컨설팅 용역을 맡기는 과정에서 “강 씨가 운영하는 OOO홀딩스를 꼭 참여시켜라”라는 지시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 사업을 총괄하는 곳은 KT&G 전략본부 산하조직인 부동산개발실이다.

    “김 전 사장 면회 130번 갔다”

    화서역 인근에 있는 이 연초제조창 부지는 정자지구, 화서지구 등 대단위 택지개발지구와 접해 있어 요지 중의 요지로 꼽힌다. 개발된다면 수원지역 최대의 개발사업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업규모만 2조 원 정도로 추정되는 이 사업에 대해 업계에서는 “인허가 등 컨설팅 비용만 1000억 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누구든 사업에 참여만 하면 엄청난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KT&G가 강 씨에게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KT&G 측 관계자는 “강 씨는 KT&G가 진행하는 여러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실력이 검증된 사람이다. 그래서 그 사업에도 참여시킨 것으로 안다. 특혜가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강 씨와 이 씨의 갈등은 강 씨가 이미 참여하고 있던 수원 부지 개발사업에 이 씨가 발을 들이면서 본격화됐다. KT&G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016년으로 예정됐던 개발계획이 2013년으로 앞당겨지면서 갈등이 폭발한 걸로 안다. 강 씨는 민 사장을, 이 씨는 계열사 사장인 전OO 씨를 차기 사장으로 밀었다. 두 사람을 KT&G에 소개한 김 전 사장은 구속된 상태여서 두 사람 사이가 좋아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동아’는 의혹의 중심에 있는 강 씨와 5월 14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당시 그는 중국에 머물고 있었다. 강 씨는 김 전 사장과의 친분은 인정하면서도 KT&G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다음은 강 씨와의 일문일답.

    ▼ 김재홍 전 사장과 어떻게 알게 됐나.

    “2008년 KT&G와 거래를 시작한 직후 부동산 컨설팅을 해주며 알게 됐다. 2011년쯤엔 아주 가까운 사이였다. 매주 수요일 김 전 사장, 김 전 사장의 지인들과 골프를 쳤다. 김 전 사장이 구속된 뒤 130번 정도 면회를 갔다. 지금도 일주일에 두 번씩 면회를 간다. 인간적인 차원의 면회다.”

    ▼ KT&G에서 받은 돈으로 로비를 하고 김 전 사장에게 건넸다는 의혹이 있다.

    “그런 사실 없다.”

    ▼ ‘김재홍 전 사장의 양아들’이라는 소문도 있는데.

    “투서가 돌기 전까진 한 번도 그런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 KT&G에서 고문으로 일하나.

    “아니다.”

    ▼ 수원 연초제조창 부지 개발 문제에 참여하고 있나.

    “KT&G가 S회계법인에 용역을 줬고, 나와 포스코 등이 S회계법인과 함께 컨설팅팀을 구성했다. 인허가와 MD(상품기획) 분야에 두루두루 관여하고 있다. KT&G 측에서 회계법인에 특별히 나를 추천해 참여하게 됐다.”

    ▼ 특혜를 받은 것 아닌가.

    “특혜 아니다. 그동안 나는 KT&G에 1000억 원 이상을 벌어줬다. 내 실력을 인정해 나를 추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 씨도 그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움직인 걸로 안다.

    “패션타운을 만든다면서 KT&G 임원들을 두루 접촉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해서는 돈을 벌 수 없다고 여러 번 얘기해줬는데,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이 씨가 현 정부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 이름까지 거론하며 사업 참여를 원한다고 들었다. 이 사업 때문에 이 씨와 사이가 안 좋아진 건 사실이다.”

    ▼ 투서사건이 터진 뒤 KT&G 측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일이 있나.

    “KT&G에서 기자들을 만나지 말라고 함구령을 내렸다. 그런데 너무 억울해서 내 입장을 (신동아에) 밝히는 것이다.”

    한편 강 씨의 주장과 관련해 포스코 측은 “설계회사인 포스코A·C가 2~3년 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해왔다. 몇 달 전 시공사 선정 문제로 포스코건설 관계자가 강 씨를 만난 일도 있다. 그날 강 씨는 ‘시공사는 경쟁입찰로 선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KT&G로부터 부지를 인수해 개발을 주도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고 말했다.

    강 씨는 인터뷰가 끝난 직후 자신의 입장을 담은 A4용지 9장 분량의 글을 ‘신동아’에 보내왔다. 글에는 투서 내용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함께 투서 작성자로 지목한 이 씨에 대한 설명, 이 씨가 KT&G 임원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 등이 포함돼 있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씨는 KT&G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정치력을 과시하며 KT&G와 관련된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강 씨는 이 글을 “여러 곳에 반박자료로 보냈다”고 말했다.

    ‘악의적인 루머’ 주장도

    한편 지난 2월 KT&G와 관련된 의혹을 처음 공개했던 제2노조 김성기 지부장은 강 씨의 주장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했다.

    “KT&G에는 부동산개발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 있다. 법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변호사만 2명이다. 그런데 KT&G는 보유자산 매각이나 재개발 사업마다 김 전 사장의 측근인 강 씨를 끌어들여 수십억 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불했다. 회사가 할 수 없는 일을 강 씨가 했다는데, 이해하기 힘들다. 합법적으로 김 전 사장 등에 특혜와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

    ‘신동아’는 역시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이 씨에게 전화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KT&G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라고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신동아’는 이 씨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남기고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그는 끝내 응하지 않았다.

    ‘신동아’는 취재내용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5월 10일 KT&G에 질의서를 보냈다. 주로 강 씨와 이 씨가 KT&G 사업에 관여하게 된 경위와 사업내용을 묻는 질문이었다. 그러나 KT&G는 질문에 대한 정식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 “관계당국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세부적인 답변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회사가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오해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KT&G는 대신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설명자료’를 5월 14일 보내왔다. ‘설명자료’에는 이런 내용이 담겨 있었다.

    “KT&G는 2002년 민영화된 이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독립적인 사외이사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의 선진화된 지배구조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KT&G 사장으로 선임되길 기대하는 정치 성향의 불명예 퇴직자들에 의해 근거 없는 악의적 투서가 유포돼왔다. 이들의 지속적인 음해는 일고의 가치가 없는 사실무근의 악의적인 루머에 불과하다. 3월 6일 국세청이 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했지만, 비자금 조성 등과 관련된 부분은 문제없이 종료됐다. 현재는 기업 업무추진 중 발생한 세무 문제만 조사하고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이 조속히 종료되고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