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광화문광장에 울려 퍼진 기후공명
김문정 감독, 박유겸·윤지인 배우 ‘환상 앙상블’
300여 관객 “기후동행 참여” 약속
김문정 음악감독(왼쪽)의 아래 더엠씨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노래하는 뮤지컬 배우 윤지인 씨. [홍중식 기자]
9월 11일 오후 7시 반 뮤지컬 음악감독이자 ‘더엠씨(The M.C)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김문정 음악감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작은 실천에 동참하자고 제안하자 관객 300여 명은 박수와 환호로 동참을 약속했다.
이날은 기후 전문 IP기업 ‘오마이어스’와 ‘틱톡’ ‘동아일보’가 마련한 ‘2024 기후공명(Climate Resonance)’ 행사가 열린 날. 지난 7월 온라인에서 시작된 기후공명 행사의 피날레였다. ‘이제는 우리가 기후에게 대답해야 할 때’라는 주제로 서울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300여 명의 관객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스사이공’ ‘캣츠’ ‘레미제라블’ 등 대중에게 친숙한 뮤지컬 곡을 들으며 기후 위기와 생활 속 실천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뮤지컬 배우 박유겸·윤지인 씨도 함께 참여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나오는 ‘지금 이 순간’ 등을 부르며 공연 중간 관객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지인 씨는 “올해 무더운 여름을 보내면서 기후변화를 체감했고, 지구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대신 분해가 빠른 생분해 물티슈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강아지 배변봉투를 사용하는 등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하고 있다”며 기후행동 동참을 호소했고, 박유겸 씨는 “‘지금 이 순간’부터 기후 위기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1등 지구인이 되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2024 기후공명’ 오케스트라 연주는 설치예술가 한원석 작가가 ‘폐(廢)스피커’ 3088개를 활용해 만든 ‘기후공명 종(鐘)’을 통해 울려 퍼졌다.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모양을 한 종을 통해 기후공명이 전국 방방곡곡, 나아가 전 세계로 퍼져 인류가 글로벌 기후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틱톡 크리에이터 제이드.
더엠씨 오케스트라.
축사를 하는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
행사 당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전시된 ‘기후공명 종’. [홍중식 기자]
‘틱톡’에서 펼쳐진 기후행동 캠페인
이날 특설무대 주변에는 기후공명 전시와 관련한 참여 이벤트와 사진 인화 서비스, 친환경 메시지 작품 전시, ‘지구에게사과해’ 사과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퇴근 시간 직장인들의 참여가 잇따랐다.
앞서 지난 7월부터 온라인상에서는 다양한 기후행동이 펼쳐졌다. 틱톡 크리에이터 차다빈·야금야금·예지루·솔로가수 규빈 등은 기후공명 캠페인송 ‘with you(지구에게)’를 활용해 ‘온라인 캠페인송 챌린지’를, 윤태섭·냄뚜·걸그룹 유니스와 트리플에스 등은 기후공명 댄스 챌린지에 참여하며 기후행동을 촉구했다. 챌린지에 참여한 틱톡 크리에이터, 연예인, 일반 참여자들의 이름은 기후공명 종에 새겨진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기후행동 울림에 동참한다는 취지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한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서울시도 기후행동에 동참해 기후동행 카드(1회 요금 충전으로 대중교통과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하는 통합 정기권)를 마련했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작은 실천을 할 수 있다. 앞으로 2024 기후공명의 울림을 함께하고 시민들의 노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2024 기후공명’ 행사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후공명’은 채널A를 통해 10월 중 방영될 예정이다.
9월 1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24 기후공명 서울’에 참가한 사람들이 부스를 살피고 있다. [홍중식 기자]
‘기후공명 종(鐘)’ 제작자 한원석 작가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소리를 형상화하고 싶었다”
한원석 작가. [지호영 기자]
담배꽁초와 폐파이프, 폐스피커 등 주로 버려진 재료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 온 그는 “물질의가치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며 “누군가는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 버리지만 나는 그것을 모아 작품으로 환생시킨다”고 말했다.
이번 ‘2024 기후공명’ 행사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선 “지구상에는 우주의 소리, 생물의 소리 등 여러 소리가 존재하는데, ‘기후공명 종’을 통해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소리를 공유하고 싶었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더 망가지기 전에 지구의 소리를 잘 듣고 인류가 실천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고교 시절 ‘작가’를 꿈꾸며 ‘야간 자율학습’ 대신 ‘이삿짐센터’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미술 공부를 한 그는 미술학원에서 청소와 심부름을 하며 그림을 배웠고, 공사장에서 페인트공과 용접공으로 일하며 버텼다. 그때 경험 덕에 건축일은 자연스레 그의 작업 소재가 됐다.
“작품 재료는 따로 구하지 않고 버려지거나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소재로 작업한다. 그래서 작품 구상 뒤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쓰레기(재료)를 모으러 다니는 일이다. 모아 온 수집물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은 그다음 작업이다.”
그는 쓰레기와 환생, 그리고 화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밝혔다.
“쓰레기란 이미 가치가 없어진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 쓰레기를 모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면 더는 쓰레기가 아니다. 작품이 된 쓰레기는 전과 다른 가치를 갖게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화해’할 수 있다. 앞으로도 쓰레기로 여겨지는 재료를 모아 예술적 가치를 부여해 더 많은 작품으로 환생시키겠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이현준 기자
mrfair30@donga.com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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