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5월호

“안 벗기고 안 튀어도 사람냄새 나는 광고가 캡!”

  • 장인석 < CEO전문리포터 >

    입력2005-04-18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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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애드는 LG그룹 11개 상장사 가운데 주가가 가장 높은 데다 99년부터는 이자가 한푼도 나가지 않는 무차입 경영을 실현했다. 1996년, 홍보맨 출신의 이인호 사장이 CEO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이런 성과를 기대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LG애드 이인호 사장(李仁浩·59)의 취미에 재미있는 게 하나 있다. 그는 그간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받은 명함을 그냥 버리는 법이 없다. 빠짐없이 모아놨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A4용지에 복사해서 철해둔다. 35년간 직장생활을 했으니 이렇게 모은 명함들이 서류철로 수십 권이다. 그중에서 오래된 서류철을 들춰보면 지금은 유명 대기업의 사장, 고위 공무원, 언론사 고위간부가 된 사람들의 초년병 시절 명함들이 가득하다. 인연의 소중함을 중시하고 ‘홍보맨’으로서 대인관계에 공을 들이는 그의 생활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유 뒤의 칼 같은 질서

    그의 이런 자세는 경영철학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는 가족적인 분위기를 매우 중시하는 아버지 같은, 맏형 같은 경영자다. 아무리 바빠도 임직원들과 정기적으로 저녁식사를 하거나 MT 떠나는 것을 거르지 않는 것도 가족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회의나 업무에는 까다롭기 그지없고 호통을 쳐대기도 하지만 이때만큼은 직원들과 격의없이 술도 마시고 고스톱도 치고 식사도 함께 준비한다.

    이사장의 충남 청양 시골집은 150년 된 고옥으로 직원 단합대회 장소로 애용되는 곳이다. 직원들은 이를 ‘청양파티’라 부른다. 마포 사무실에 출근할 때는 ‘사랑방 카페’라는 것을 만들어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한 직원들을 위해 직접 커피를 끓여주기도 했다.

    광고회사라면 으레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직장 분위기를 연상하지만 LG애드는 여기에 선후배간의 질서, 의리가 혼재하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청바지를 입고 콧수염을 기른 신세대라도 선배 앞에서는 절대 까불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자유분방함 속에서도 엄격한 규율이 공존해야 한다’는 이사장의 철칙 때문이다.



    또한 이사장은 서류정리와 시간관리에 극히 엄격하다. 누구라도 책상 위에 서류를 어지럽게 해놓거나 책장을 흐트러뜨린 채 퇴근했다면 불호령이 떨어진다.

    하지만 업무 바깥에서는 관대하고 창의적이다. 광고회사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직원들의 복장이나 외모에 대해서는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사장인 그 자신부터 정장보다는 캐주얼한 복장을 즐기며 골프장에 한복을 입고 가는 파격도 서슴지 않는다. 처음에는 다소 꼴불견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었지만, 요즘은 이사장을 따라 한복을 입고 골프장을 찾는 그룹 임원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자유 뒤의 칼 같은 질서, 군대보다 더 강한 단결심을 갖추기 위해선 스킨십이 있어야 합니다. 함께 살을 비비며 밤을 보내면 인간적인 정이 싹트는 거죠.”

    그가 LG애드의 사령탑이 됐을 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는 CEO라면 으레 그렇듯 조직관리나 회계, 구조조정 전문가가 아니라 홍보맨 출신이다. 그는 홍보담당자로 CEO가 된 유일한 케이스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그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지만 홍보는 여전히 기업의 핵심부서가 아니라 지원부서로 간주된다. 때문에 그가 과연 경영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던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우려를 깨끗이 불식시켰다. LG애드는 LG그룹 11개 상장사 중 주가가 가장 높다. 2000년(사업연도)에는 전년보다 30.3% 증가한 2360억 원의 매출과 36.3% 늘어난 298억 원의 경상이익을 올렸다. 여기에 99년부터는 이자가 단 한 푼도 나가지 않는 무차입경영을 실시, 재무구조가 그 어느 회사보다 탄탄해 주식 투자자들에게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LG애드의 진정한 강점은 회사의 외형보다는 맨파워에 있다는 게 기업인들의 평가다. LG애드와 일해본 기업들은 LG애드 직원들의 ‘노가다 정신’을 높이 평가한다. 그들은 일이 잘 안 풀릴 땐 상소리도 하고 자기들끼리 핏대를 올리기도 하지만 한번 맡은 일은 끝까지 책임지고 해내며, 실패해도 구구한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고 한다. 무엇보다 대기업 직원이라는 엘리트 의식을 드러내지 않고 구수한 인간 냄새를 풍기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는 평가다.

    “직원들에게 항상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광고주에게 최선을 다해 봉사하라’ ‘자기 분야에 전문가가 되라’ ‘실패를 거울 삼아라’가 그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이 인정하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자신만 전문가라고 인정한다면 그게 돈키호테지 어디 프로라고 할 수 있습니까.”

    남이 인정하는 전문가가 되려면 먼저 자신의 ‘제원표’를 알아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부족한 점은 보충하고 남는 점은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맨은 아주 힘든 직업이다. ‘진검승부’라 불리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경쟁사와 치열하게 경쟁해 광고를 따내기도 힘들지만, 광고주의 요구와 불평을 고분고분 들어주며 모셔야 하는 것은 더욱 스트레스가 쌓이는 일이다. 그 힘든 일을 35년이나 묵묵히 해낸 이사장의 노하우가 궁금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지요. 뭐, 그게 인생 아닙니까? 최선을 다했지만 떨어질 수도 있는 거죠. 하지만 자기반성이 중요합니다. 그 반성은 철저해야 합니다. 대개 사람들은 보호본능으로 자기위안을 삼는 게 인지상정인데 그러면 안 되지요. 철저한 반성이 있어야 대안이 나오는 것이고 다음에 또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거죠.”

    그는 직원들이 위기를 순간적으로 모면하기 위해 사장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침투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못 내리는 거죠. 경영의 잘못을 사장이 확인하고 반성하게 하려면 사실을 정확하게 보고해야죠.”

    그는 프레젠테이션에도 신중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마구잡이로 참여하면 승률이 떨어지고 그러면 사기도 저하된다는 것이다. ‘모실’ 수 있는 광고주인지 판단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데, 과거에는 광고회사들이 외형을 올리기 위해 ‘아무나’ 모셨지만 요즘에는 지불능력도 보고 합리적인 제품인지 여부도 꼼꼼하게 살펴본다고 한다. 또한 들러리로 참여를 유도하는 경우도 가끔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한다.

    광고주에 대한 그의 ‘섬김 철학’은 독특하다. 광고주는 ‘지상의 왕’이므로 ‘내 생명 다 바쳐’ 요구를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단 상식에서 벗어난 요구까지 들어줄 수는 없으므로 이럴 때는 대안을 내서 더 좋은 쪽으로 설득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한다.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는 것보다는 전문가로서 일에 믿음을 줘야 광고주도 믿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사장이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광고주 접대에서도 그는 철저히 비즈니스적인 자세로 일관한다.

    “광고주를 만날 때 어떤 목적을 갖고 관리 차원에서 만나서는 절대 안 됩니다. 광고주가 저를 만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또 제가 광고주를 만나는 이유는 뭐겠습니까. 그쪽에선 제가 좋은 광고를 만들어주고, 저는 계속 거래를 유지해달라는 것이 목적 아니겠습니까. 일에 관한 믿음을 주는 쪽으로 비즈니스 교제를 해야 관계가 오래 지속되고 신의도 쌓이는 겁니다.”

    그는 맥주도 카스만 마신다. 그가 자주 가는 골프장이나 여의도 근처의 맥주집에 카스 맥주가 없으면 난리가 난다. 다른 가게에서라도 카스를 사다 주지 않으면 다음에는 절대 그 집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카스맥주가 그의 광고주이기 때문이다. LG애드가 마포 사무실에 있다 여의도 쌍둥이 빌딩으로 온다는 소문이 나자 쌍둥이 빌딩 지하 맥주집은 카스 호프 꼭지를 부랴부랴 구해놓아야 했다. 만일 카스가 없다는 사실을 이인호 사장이 알게 되면 어떤 ‘사고’가 터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누군가 주인에게 귀띔해줬기 때문이다.

    그런 카스맥주가 부도가 났다.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카스맥주와 거래하던 모든 기업이 거래를 끊었다. 고민하던 이사장은 카스맥주 광고를 계속 집행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카스는 계속 광고를 해야 팔리는 소비재 상품입니다. 그런데 우리까지 거래를 중단해 광고가 끊기면 재기 가능성은 전혀 없어집니다. 저희는 30억 원이나 되는 돈을 받지 못했지만 믿고 광고를 계속 집행했습니다. 그런 게 신의 아닙니까?”

    카스는 다시 일어섰고 이사장은 지난해에 밀린 광고료 전액을 받았다. 돌아온 그 돈 속에는 돈 주고는 살 수 없는 믿음이 배어 있었다.

    국내 최초 홍보과장

    이인호 사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가 우리나라 최초의 홍보맨, 홍보과장이었다는 점이다. 홍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 미지의 영역인 홍보 분야를 개척한 주인공이 바로 이사장이란 점에서 그의 직장 경력은 그대로 우리나라 기업의 홍보역사가 된다.

    그가 용산고를 졸업하고 진학한 곳은 연세대 심리학과였다.

    “하하, 그땐 심리학과가 ‘점쟁이과’라고 불릴 정도로 안 알려진 분야였죠. 제가 거기에 지원했다고 하니까 친구들이 ‘공부할 필요도 없겠다’며 꼬드겼어요. 그래서 책 팔아서 삼각지에 가서 우동을 사먹었죠.”

    하지만 그가 심리학을 택한 것은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의문, ‘사람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였다.

    “어릴 적부터 이상하게도 삶과 죽음에 관심이 많았어요.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셨을 때, 비록 호상(好喪)이긴 했지만 저는 사진기를 들고 장례식 과정을 찍고 있었어요. 장지로 떠나기 전날 밤 암실에서 사진을 현상해 앨범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보여줬지요. 인생은 계속되는 이벤트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태어나면 백일잔치, 돌잔치를 하죠, 결혼하면 사모관대 쓰고 말 타고 가마 타죠, 죽으면 장례식을 치르고….”

    인생은 이벤트라는 그의 생각은 그가 광고계에 입문하면서 ‘편안한 광고, 인간 냄새가 물씬 나는 광고’를 만들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대학에 들어간 이사장은 연세대 방송반에서 활동하면서 방송계에서 일할 생각을 품는다. 하지만 학사장교를 마친 후 그에게 돌아온 일자리는 유명 제약회사의 광고부 사원이었다. 제약회사는 광고물량이 많은 곳으로 그는 3년간 광고라는 새로운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러다 70년 11월 지금의 LG그룹인 금성사에 신설된 선전사업부의 기획요원으로 스카우트됐다. 73년에 홍보부가 신설됐고, 그는 75년에 홍보과장이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기업은 제품을 팔기 위한 광고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대두되고 기업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는 데 생각이 미치면서 여론을 상대하는 홍보 전담자를 두게 됐습니다.”

    그는 지금도 나무로 된 ‘홍보과장’이란 빛바랜 명패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그는 홍보란 그저 언론을 상대로 하는 활동만이 아님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홍보 5개년 계획’을 세운 이사장은 홍보는 기업의 시무식에서 종무식에 이르기까지 행사, 의전, 기록을 담당하고, 소비자단체, 소비대중과의 관계 개선까지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여의도에 트윈타워를 건설한다면 그 지역 주민들과 관계가 어떻게 될지를 미리 조사해서 불만을 해소하는 방안도 같이 강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국내외 정세를 분석하고 고급 정보를 얻는 것도 주요 임무 중 하나였다. 기업 내에 이런 일을 맡을 다른 기구가 없는데다 홍보부는 언론과의 접촉이 많은 부서이므로 정보를 얻기가 용이했다. 이 일만 해도 하루 24시간이 빠듯했는데 그는 광고까지 맡았다. 광고 제작 중 디자인 분야 빼고는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한다.

    그는 84년 그룹기획조정실 이사가 되면서 임원대열에 합류했고, 87년에는 상무, 89년에는 LG애드 전무이사가 됐다. 그는 임원이 되면서 한 가지 맹세를 했다. 아무리 회사 일에 쫓기더라도 가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이었다. 집에서는 설거지나 이불 개기를 도맡아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점을 보충하려 애썼고, 회사에서도 틈만 나면 집으로 전화해서 가족의 안부를 챙겼다. 그는 “시장 보기가 취미”라고 말할 만큼 자상한 가장이다.

    덕분에 그는 맞벌이로 바쁜 아내(교육자)를 두었어도 아침을 굶고 회사에 나오거나 ‘무심한 남편’이라고 욕 얻어먹은 적은 없다며 웃었다. 평소 임원들에게도 “회사일에 쫓겨 가정에 소홀하더라도 아내를 감동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라”고 충고한다.

    “주위에서 많은 분이 저더러 ‘광고인이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하시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광고라는 일이 내게 주어졌을 때 이게 천직이다, 그러니 무조건 열심히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주어진 현실을 죽도록 사랑하라, 이게 제 좌우명입니다.”

    그래서 그는 등산갈 때도 회사 배지를 달고 간다. 남들이 뜨악한 시선을 던져도 그는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도 내게 주어진 현실’이라는 생각으로 죽도록 회사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열정은 그에게 96년 1월 CEO라는 직함을 안겨줬다. 홍보라는 한 분야만 파고든 지 30년 만의 결실이었다.

    ‘사랑해요 LG’라는 광고는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이 광고는 기업의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정감이 가게 잘 전달한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이인호 사장의 지휘 아래 만들어진 이 광고에는 이사장의 광고철학이 반영돼 있다.

    “광고회사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매개자입니다. 하지만 생산자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의사를 생산자에게 전달하는 기능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광고를 광고주가 원하는 쪽으로만 제작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광고주가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 광고맨도 신제품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 제품에 이름을 붙이고 색깔을 컨설팅하는 것말고도 다음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까지 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현대기업의 광고는 단순히 제품을 잘 팔기 위한 광고에서 벗어나 기업 이미지까지 높이는, 적극적인 광고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의 광고대행사는 신도시 개발에까지 참여할 정도입니다. 제품을 소비하는 대중만이 아니라 생활인 모두가 어떻게 하면 즐겁고 윤택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자료까지 제공하는 것이 21세기의 광고회사입니다.”

    그는 광고란 공익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흥행을 위주로 한 허위과장 광고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광고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30초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려다 보니 벗기고 튀게 하려고 애쓰는 광고가 많지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시선을 끌어당길 수 있습니다. 우리 LG의 ‘사랑해요’ 광고도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폴크스바겐이나 코카콜라, 나이키 광고를 보세요. 선정적이지 않고 요란하지도 않지만 대단한 인기를 끌지 않았습니까.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차원 높게 시선을 끌도록 해야지요.”

    공익성과 편안함 함께 추구

    그는 이런 노력으로 취임 후 3년 연속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을 수상했고, 98년에는 대통령을 관광사절로 이끌어낸 ‘웰컴 투 코리아’를 제작해 호평을 받았다. 99년에는 광고 외길 인생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했다.

    인간냄새를 물씬 풍기는 광고를 만드는 것 외에 그의 목표는 LG애드가 토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TCS) ‘넘버원’ 회사로 불리는 것이다. 단순히 광고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판촉활동, PR, 이벤트, 옥외설치물, 멀티미디어 등 기업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그 누구보다 잘 하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의식주와 관계되는 모든 것, 엔조이와 관계되는 모든 것이 광고예요. 가령 직원들 복장도 광고회사가 다 담당해야 합니다. 회사 소풍, MT를 비롯해 시무식에서 종무식까지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들을 광고회사가 맡아야 하는 거죠.”

    광고회사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그는 오늘도 ‘맨땅에 헤딩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고심하는 광고맨들 스스로 만들어낸 이 자조적인 말대로 새로운 판촉활동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이벤트를 즐겁고 향기나게 살아온 그의 정열이 조만간 또 다른 역사를 쓸 거라고 기대하는 광고인이 많다.





    CEO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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