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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즐기는 와인 맛을 아는가?”

김진화 기자의 이탈리아 바냐 카우다 샐러드와 배 프로슈토

“전쟁터에서 즐기는 와인 맛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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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즐기는 와인 맛을 아는가?”

샐러드도 도예가 수준의 정성을 들여 담는다.

엔초비가 없으면 한국 멸치젓국을 써도 되고, 기호에 따라 파와 마늘을 다져 넣어도 된다. 소스가 준비되면 쪽파, 오이, 붉은 피망, 노란 피망, 당근, 셀러리를 5∼6cm 길이로 잘라 색깔을 맞추어 내면 된다. 서양요리에서는 레몬이 빠지지 않는데, 길이와 직각으로 잘라서 내는 것이 원칙이다. 멸치젓이 재료라서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서양요리는 순서대로 먹기 때문에, 격식을 차리자면 프로슈토 요리를 먹고, 바냐 카우다 샐러드, 파스타나 스테이크, 후식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여기에 와인을 곁들이는데, 프로슈토 요리나, 바냐 카우다 샐러드에는 화이트나 레드 어느 것이나 좋다.

식문화에 누구보다 까다로운 김진화 기자는 최근 가칭 ‘슬로푸드 코리아 컨비비엄(동호회)’을 발족시켰다. 슬로푸드 운동은 패스트푸드의 반대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천천히 먹자는 운동이 아니라 진짜 식품을 재배·생산·유통시켜 온 가족이 건강하고 즐겁고 여유 있는 식생활을 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되었다.

진짜 음식을 요리하고 즐겁게 먹자면 ‘천천히’할 수밖에 없다. 17년 전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지방의 작은 도시 브라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비단 음식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당초에 전통음식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으나 점차 미각 유산 보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물의 다양성(bio-diversity)과 환경친화 요리·음식(eco-gastronomy) 등 환경보호 운동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슬로푸드 운동은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어 세계 45개국에서 유료회원 7만여 명을 확보하고 있다.

김진화 기자는 5월9일 가칭 ‘슬로푸드 코리아 콘비비엄’ 창립회원을 모아 장장 4시간 동안 저녁식사를 했다. 이렇게 식사를 하고 난 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갔다. 전운이 감도는 이라크 내부 취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식탁이 그에게 쉼터라면 전쟁터는 그에게 일터다.





신동아 200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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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영재 기자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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