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최고의 예술가와 지성인들이 교유하고 경쟁하는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였던 오스트리아 수도 빈. 그곳을 무대로 절정의 삶을 산 클림트, 프로이트, 모차르트, 베토벤, 아돌프 로스, 오토 바그너 등 여섯 거장의 삶과 그들이 남긴 흔적을 통해 빈이라는 도시를 재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주간지 기자인 저자가 빈을 세 차례 방문해 취재한 기록이 깔끔한 문장으로 정리됐다. 클림트의 마지막 아틀리에, 프로이트 박물관의 진료실과 대기실, 모차르트와 코스탄체가 사랑에 빠졌던 하숙집 베버하우스, 베토벤이 즐겨 찾은 산책길, 아돌프 로스의 로스하우스, 오토 바그너가 설계한 멋스러운 지하철역사 등에 대해 현장감 있게 서술하고 있다. 열대림/264쪽/1만6000원
▼ 에퀴티 코리 로젠 외 지음, 이동한·곽주원 옮김
책 제목 ‘에퀴티(Equity)’는 공정함을 뜻하는 동시에 (주식)지분을 의미한다. 미국의 종업원 소유 기업을 연구한 저자들은 “회사에 공헌한 사람들이 마땅히 그 회사의 지분을 소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종업원 소유 기업을 ‘에퀴티 기업’이라 이름짓고 종업원소유제를 ‘에퀴티 모델’이라 명명했다. 이 책은 에퀴티 모델을 자본주의의 가장 발전된 형태로 본다. 종업원소유제를 도입한 기업이 매년 4~5%의 높은 생산 증가를 기록했다는 미국의 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종업원의 주인의식 향상이 자발적인 근무강도 강화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미국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종업원소유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많다. 외국의 값싼 장비들에 밀려 경쟁사들이 모두 문을 닫을 때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톤건설장비회사를 비롯해 10여 개 종업원 소유 기업의 사례가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러나 에퀴티 기업을 ‘주인 없는 회사’와 다름없다고 보는 이도 적지 않다. 실제로 유나이티드 항공사는 종업원소유제를 도입한 후 조종사들이 초과근무를 거부하거나 하찮은 이유로 비행시간을 지연시키곤 했는데 결국 9·11테러 후 항공업계에 불황이 닥쳐오자 파산하고 말았다. 저자들은 몇 주씩 나눠가졌다고 종업원소유제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종업원이 보유한 회사 주식은 실제 그들의 미래 금융자산을 좌우할 만큼 충분한 금액이어야 하고,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공작소/342쪽/1만5000원
▼ 현실주의 국제정치학 이춘근 지음
북한과 대립하고 있는 한국은 국제정치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국제정치 관련 글을 쓰고, 강의를 해온 저자가 우리 국민에게 국제정치를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고 호소하기 위해 쓴 것이다. 저자는 우리 국민은 물론 지도자급 인사들도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적인 예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걸핏하면 “전쟁이냐 평화냐” 양자택일을 강조하는 행태다. 전쟁은 수단이고 평화는 목표이니 지도자라면 평화를 위해 전쟁도 이용할 수 있다는 각오와 전략을 지녀야 한다는 것. 저자는 국제정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서부터 오늘날 국제정치체제의 특징, 국가안보와 관련된 현실주의 이론 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남출판/561쪽/2만8000원
▼ 민주시민교육의 전략과 과제 박재창·B.J. 젤리거 공편
우리 사회가 절차적 민주화 이후 실체적 민주주의 구현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과 세계 여러 나라의 민주시민교육 사례를 비교 검토한 책. 박재창 숙명여대 정치행정학부 교수는 이미 우리 사회 전역에서 노사 갈등, 지역 대립, 이념 대결 같은 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민주적 역량이 개발되지 않으면 갈등의 확산 속도와 그 정도는 더 심각해질 것임을 경고하며 각계각층에서 지구중심국가의 시민에게 요청되는 안목과 역할 및 과제 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호주, 일본,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민주시민교육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글이 여러 편 실려 있다. 오름/352쪽/1만4000원
▼ 내 인생을 바꿔줄 행복여정 은영선 지음
두 차례 연 개인전에서 자연과 영혼, 운명을 주제로 한 그림을 선보여 주목받은 화가 은영선의 색다른 여행기. 화가에서 작가로 분한 저자는 전국 곳곳의 명산과 명소를 여행하면서 얻은 좋은 기운과 신비한 체험을 개성 있게 표현했다. 마니산·태백산·인왕산·건원릉 등은 명예기운이 넘치는 곳이고, 청계산·치악산·안성·금산·화성 등은 경제기운이 그득한 곳이라고 분류했다. 예술을 하려면 군자의 품격으로 인의(仁義)를 알고 자비심을 행하는 기운이 필요하다며 계룡산, 관악산, 조계산, 불암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추천했다. 충무사, 외나로도, 우도, 진도에 가면 안정기운을 얻을 수 있으며 사랑의 기운을 돈독히 하고 싶을 땐 월악산, 소백산, 마이산, 운주사를 가보라고 권한다. 동아일보사/320쪽/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