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녕 우포늪은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관광산업은 업종과 여행 유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에너지 소비 성향이 높은 산업인 동시에 기후변화에 민감한 산업이다. 관광산업에 있어 녹색성장이 중요한 과제가 된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관광기구(UNWTO)도 2008년부터 기후변화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정해 세계관광시장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관광 분야에서 저탄소 녹색관광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이 준비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관광이 국민 일상생활의 일부분이 돼가고 있는 시대에 녹색관광은 정부의 정책결정권자와 관련 업계, 그리고 관광객이 달성해야 할 하나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필자는 녹색관광의 배경이 되는 녹색성장의 개념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녹색관광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녹색관광의 실현을 위해 우리가 당면한 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으로서 녹색관광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녹색성장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주로 환경에 대한 비판적 접근으로 이해되던 ‘녹색’이라는 용어는 그동안 개발과 나아가 환경훼손을 떠올리게 하는 ‘성장’과는 적대적인 관계로 받아들여졌던 게 사실이다. 이렇게 배치되는 두 어휘가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녹색성장(Green Growth)이라는 용어는 ‘이코노미스트’(2000.1.27)에서 최초로 사용했으며, 이후 ‘2005 UNESCAP 환경과 개발 장관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했고 다보스 포럼을 통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한국은 2008년 8월15일 건국 60년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 성장전략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처음 공론화한 뒤 중앙부처 및 관련 연구기관에서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녹색성장의 개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녹색성장은 앞에서 언급한 대로 환경(Green)과 성장(Growth)의 가치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개념이다. 즉 기존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해 경제성장을 추구하되 자원이용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것을 의미하며 현 에너지 경제 기후 생태 간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발전 전략이다.
둘째, 녹색성장은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경제발전, 사회통합, 환경보호를 동시에 추구하는 개념으로 정의되고 있으나, 개념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추상적이다. 이러한 가치를 반영한 지속가능발전기본법에 따르면 지속가능성을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사회·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하시키지 아니하고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셋째, 녹색성장은 에너지·환경관련 기술과 산업 등에서 미래 유망품목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사업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녹색성장을 통해 자원이용과 환경오염의 최소화를 지향하고, 이를 다시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선순환구조를 이루려 하고 있다.
따라서 녹색성장 관련 산업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 화석연료의 청정화를 기할 수 있는 고효율 석탄화력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생명공학·나노·문화산업 등에도 녹색기술을 결부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확대 적용될 수 있다.
관광산업에서 녹색에 관한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 대량 관광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한 대안 관광 혹은 신 관광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생태관광’‘지속가능한 관광’‘녹색관광’ 등 환경적·경제적·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련의 노력이 오늘날의 녹색성장과 그 맥을 같이한다. 또 한편에서는 녹색관광(green tourism)을 농촌관광(rural tourism)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해왔다. 따라서 최근 녹색성장의 논의 속에서 대두되는 녹색관광의 개념은 기존의 개념과는 달리 논의되고 이해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