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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 빚내 세운 시설 국가 귀속…年이자 4000억 정부지원도 불투명

4대강사업 물폭탄 맞은 한국수자원공사

8조 빚내 세운 시설 국가 귀속…年이자 4000억 정부지원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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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보·댐·저수지는 무형자산? 편법회계 논란
  • ● 정부 이자지급 법적 효력 없고, 지원기간 특정 안해
  • ● 8조 빚 상환에 20년 이상 걸려… 이자만 또 8조 ‘속빈 강정’
  • ● 또 4조 빌려서 親水구역 개발? 실패하면 재정 파탄
8조 빚내 세운 시설 국가 귀속…年이자 4000억 정부지원도 불투명
한국수자원공사(수공·K-water)가 4대강살리기사업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8조 원의 채권을 발행해 빚으로 만든 보 등 각종 시설물은 국가로 귀속되고, 투자비용 회수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세워지지 않은 가운데 내년부터 채권상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신동아’ 확인 결과, 8조 원 투자비에 대해 정부가 매년 지급키로 한 4000억 원의 금융비용(이자) 지원 약속도 법적 효력이 없는 구두 발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장 정권이 바뀌는 내년부터 이자지원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없다면 걷잡을 수 없는 재정위기가 닥쳐올 수 있다.

정부는 2009년 초 4대강사업을 검토하면서 본류 사업 16조 원 중 절반인 8조 원 구간에 대해 수공에 투자 참여를 요구했다. 몇 차례에 걸친 정부의 요청에 수공은 ‘투자비 회수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참여를 망설였다. 그러자 정부는 그해 9월에 있은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재원 조달에 따른 금융비용 지원’과 ‘수변 지역 개발 투자비 회수’ 등을 약속했고, 수공은 사업 참여를 확정했다.

이후 수공은 4대강사업 구간에서 총 16개 보와 댐, 저수지 등 33개 사업에 대한 공사를 시작해 2012년 7월 현재 각 시설의 준공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6월 말까지 투입된 사업비는 총 8조 원 중 7조467억 원. 수공은 2014년 말 완공 예정인 영주댐, 보현산댐 등을 제외하고 본류 공사를 올 연말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기부시설 회계처리 난망

수공은 4대강사업 구간의 각 시설물이 하나씩 완공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자사가 공사채를 발행해 만든 모든 시설을 준공과 동시에 국가에 기부채납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천법은 4대강과 같은 국가하천에 지어진 모든 시설물은 국가 귀속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수공이 그 대신 받은 것은 시설물에 대한 관리운영권인데, 이 경우 수익은 없다. 보나 댐, 저수지 등 각 시설물에서 돈이 나올 구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보를 막고 댐과 저수지를 만들어 추가로 마련된 16억t의 수자원은 더 이상 공급할 곳이 없다.



쉽게 말하면 8조 원의 빚을 내 빌딩을 지은 후 남에게 갖다 바치고 청소 등 건물관리만 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진 셈. 당장 수공은 회계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투자는 했는데 그 결과물로 남은 수익자산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수공은 이를 ‘물리적 실체가 없는 무형자산’으로 처리키로 했다. 장부상에는 ‘사용수익 기부자산’으로 정리할 예정이다. 세법상 무형자산은 특허권, 소프트웨어 등 눈에 보이진 않지만 미래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법적 권리나 신용가치 등을 가리키고, 사용수익 기부자산은 자산을 기부했지만 그곳에서 나오는 수익을 취할 수 있을 때만 기장(記帳)이 가능한 개념이다.

수공 측은 “기부채납 한 시설물 자체가 수익을 일으키진 못하지만 2009년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와 2010년 12월 제정된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친수구역사업권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그것으로 대치하면 수익성이 있는 무형자산이나 사용수익 기부자산으로 회계처리가 가능하다. 이는 각 회계법인의 자문결과”라고 해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A회계법인 관계자는 “수공이 기부채납한 보와 댐 등 각 시설물 자체가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며 “관련 사업권으로 대체하는 방법은 편법이고 회계감사 지적 사항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8조 빚내 세운 시설 국가 귀속…年이자 4000억 정부지원도 불투명

2009년 12월 2일 대구시 달성군 낙동강 둔치에서 열린 낙동강살리기사업 희망선포식에서 4대강살리기사업에 대해 설명 중인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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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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