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운용 첫걸음 ‘경기 사이클 위치 파악’
사이클 한 단계 전에 움직여라
경기 상황 모를 땐 포지션 최소화하라
[+영상] 지금 채권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채권 운용 전문가로 업계에서 이름난 신년기 에이판다파트너스 최고전략책임자(CSO·상무)는 최근 3년간 유례없이 롤러코스터 같은 시간을 보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해 크레디트 채권(신용등급이 부여된 채권) 가격이 급락을 거듭한 탓이다.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당시 그는 1조 원이 넘는 해외 채권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었다. 하루에 적게는 수십 억, 많게는 100억 원 이상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20년 채권 운용 인생의 최대 위기였다.
![채권 매니저 신년기 에이판다파트너스 상무는 “과거 높은 투자 성과를 보인 상품이 현재 유사한 사이클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 높은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https://dimg.donga.com/a/650/0/90/5/ugc/CDB/SHINDONGA/Article/64/b7/77/97/64b7779707f5d2738276.jpg)
채권 매니저 신년기 에이판다파트너스 상무는 “과거 높은 투자 성과를 보인 상품이 현재 유사한 사이클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 높은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
3년간 경기침체·경기회복·인플레이션 경험
그때 그를 구원한 것은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다. 2020년 3월 2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하이일드(high yield·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 ETF를 매입한다고 발표하면서 시장 상황이 급반전했다. 연준이 ETF를 매입하면 그것을 추종하는 기준수익률 안에 든 모든 채권이 같이 매입되는 효과가 나타나 모든 채권 종목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신 상무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ETF를 활용해 다양한 채권 투자 전략을 세웠다. 그 덕에 그가 포트폴리오에 편입한 ETF 상품들이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승전고를 울리는 기쁨도 잠시, 이듬해인 2021년부터 과잉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연준의 소극적 대응으로 인해 세계경제는 2022년을 기점으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시대를 맞는다. 연준이 그간의 대응에 실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며 뒤늦게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 축소 같은 긴축정책을 실행한 탓이다. 그 결과 주식과 채권 가격이 또다시 곤두박질쳤다. 신 상무는 “불과 3년 사이 경기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경험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채권 매니저로 오랫동안 금융사에서 채권을 운용해 왔다.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카네기멜론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한국산업은행, KEB하나은행, 현대해상화재보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신한은행 등에서 채권 신디케이션(Syndication·대규모 채권 발행 시 여러 투자은행이 힘을 합쳐 자금을 조달하는 것), 외화채권 운용을 담당했다.
신 상무는 팬데믹 기간 채권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해외 채권 운용으로 돈을 벌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척도라는 걸 깨달았다. 이를 계기로 6월 ‘20년 차 신 부장의 채권 투자 이야기’(지음미디어)라는 책을 펴내, 상황별 투자 전략과 유리한 채권 상품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경기 사이클 구분 기준은 미국 경기지표
채권은 원금을 대출한 후 일정 기간에 걸쳐 이자를 지급한 뒤 만기일에 원금을 상환하는 금융상품이다. 채권을 보유한 사람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많은 이가 채권과 금리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한다. 금리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금리가 상승하면 새로운 채권 발행 시 이자율이 상승하게 된다. 이는 채권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채권 가격은 채권의 원리금 상환 구조에 기반해 계산한다. 일반적으로 원금과 이자 수익의 현재 가치를 합산해 결정한다. 현재 가치는 이자율과 반비례 관계에 있다. 이자율이 높아지면 현재 가치가 감소하므로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 이자율이 상승하면 새로운 채권 발행 시 이자율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 이는 시장에서 채권투자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기에 수요자가 이자율이 높은 다른 상품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채권 가격 하락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떤 경기 사이클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채권투자 전략은 뭘까. 신 상무에게 답을 구했다.
지난 3년간 세계경제가 급박하게 흘러갔다. 그간의 경제 흐름을 요약한다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은 세계경제가 2021년 놀라울 정도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과감한 통화 완화정책을 펴고 정부가 이에 맞는 재정정책을 시행해 경기가 빠르게 회복하고 안정을 찾은 덕분이다. 하지만 2022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과잉 유동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2023년 세계경제가 40여 년 만에 고물가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경기 사이클을 판단하는 기준이 뭔가.
“미국 경기지표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가 경기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