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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환 극동방송 사장 &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가정이 최우선이요, 때를 가려 나서야 治國平天下”

김장환 극동방송 사장 &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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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경필 의원은 미국 유학시절 부친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접하고 귀국, 고인의 뜻을 이어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아버지 덕 본다’는 곱지 않은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자기 영역을 구축해온 남 의원 곁엔 아버지를 대신한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다. 김장환 극동방송 사장이다. 그는 남 의원의 정치적 행보는 물론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쳐왔다. 부자간보다 더 애틋한 두 사람 사이를 파고들었다.
김장환 극동방송 사장 &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

웃는 모습이 아버지와 아들처럼 닮은 김장환 목사(왼쪽)와 남경필 의원.

극동방송 사장인 김장환(金章煥·73) 목사와 3선의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42) 의원은 부자간 같다. 크지 않은 키와 부드러운 인상이 꼭 닮았다. 1998년 남 의원의 부친 남평우 전 의원이 갑작스레 사망한 뒤로 김 목사와 남 의원은 실제 부자간 못지않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남 의원이 김 목사를 처음 만난 건 대학생 때다. 남 의원은 대대로 불교 신앙을 이어온 집안에서 자랐는데, 그 무렵 어머니가 수원중앙침례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적극적인 권유로 아버지도 교회에 나가고, 급기야 온 집안 식구가 기독교로 개종(改宗)했다. 수원중앙침례교회는 김 목사가 미국 밥 존스 신학대를 졸업한 뒤 1960년부터 목회를 해오고 있었다. 어머니의 권유에 못 이겨 교회에 나가기는 했지만 남 의원의 신앙심은 그다지 신실하지 못했다. 김 목사와도 가깝게 지내는 편이 아니었다.

청년 남경필은 연세대를 졸업한 후 ‘경인일보’ 기자 생활을 하다 1993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예일대 석사(경영학)를 마치고, 뉴욕대와 폴리테크닉대에서 도시공학을 공부하는 등 지적 유랑을 하던 그에게 1998년 3월13일,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지가 위독하니 속히 귀국하라는 내용이었다. 서둘러 공항으로 나갔지만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 14시간 내내 눈물을 흘린 그는 빈소에 도착해 임종을 못 지킨 한스러움에 가슴을 쳤다.

4일장으로 치러진 장례 마지막 날에 어머니는 그를 조용히 불러 말했다.

“아버님 생전 뜻이 네가 정치인의 길을 걷는 것이었다.”



그날 밤 그는 아버지 영정 앞에 꿇어앉아 정계 입문을 결심한다. 15대 국회의원 임기 중에 급서한 남 전 의원 장례식엔 문상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아버지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남 의원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실현하기 위해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결심을 굳히기 앞서 의논할 상대가 마땅치 않았다. 그때 어머니가 그의 손을 잡고 김 목사를 찾았다. 김 목사는 수원중앙침례교회 집사이던 부친과 매우 가깝게 지냈다. 연배도 비슷해 평소 목사와 신도 관계를 넘어 우정을 나누었다. 근검절약을 생활화하는 삶의 자세도 닮았다. 김 목사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온 그에게 우선 당의 공천을 받아오라고 일렀다. 무소속으로는 당선될 확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천부터 받아와라”

“(정치를 하기엔) 아직 젊은 남경필이 어머니와 함께 우리 집으로 왔어요. 유학생 신분으로 학업을 계속해서 박사학위를 받아야 할지, 아니면 아버지의 유언대로 정치를 해야 할지 고민하다 정치를 하기로 마음먹고 온 거죠. 제 아들들과 친하게 지내던 그를 보니 가슴이 저렸어요. 험난한 정치인의 길로 들어서기에는 아직 젊고 순수했죠. 하지만 부친의 사망이 그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준 것은 틀림없었어요. 참신하고 때 묻지 않은 젊은이가 정계에 진출하면 우리 정치에도 활력소가 되리라고 생각했죠. 그를 잘 이끌어 주는 것이 친구이던 남평우 집사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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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리애 전기작가, 크리에이티브 이브 대표 evejur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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