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크업은 유행에 따라 그렸다 지우는 것을 반복할 수 있지만 성형수술은 그림이 아니라 ‘수술’입니다. 전문의라 해도 그 실력이 모두 같은 것이 아니고 병원에 따라 갖추고 있는 장비가 충분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어떤 수술을 어떻게 할 것인지 충분한 정보 습득과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 수술이지만 너도나도 유행처럼 성형을 하는 세태가 되고 보니 성형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신생아 중 쌍꺼풀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는 10~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성인 여성 60~70%는 쌍꺼풀을 갖고 있다. 이제 쌍꺼풀 수술은 성형 축에도 못 끼는 게 현실이다. 예전에는 눈 성형을 했다고 하면 당연히 쌍꺼풀 수술을 한 것으로 이해했던 것이 요즘에는 쌍꺼풀 수술만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내안각 췌피절제술과 외안각 췌피절제술, 즉 소위 하는 앞트임과 뒤트임까지 함께 의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단순히 코를 높여달라는 주문이 아니라 코뼈를 깎고 콧부리의 폭을 좁혀달라는 식의 구체적인 시술 방법까지 주문한다.
하지만 하지 않아도 될 수술을 억지로 하겠다고 우기거나 더 이상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성형수술을 반복한 사람들, 혹은 위험한 수술을 전문가의 도움 없이 비전문가의 손에 맡기는 경우 등 성형의 긍정적 측면에만 매료되어 위험성을 망각하는 사례를 만날 때면 의사로서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정 원장은 말했다.
“사람의 피부가 가진 재생 능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뼈와 살은 서로 지탱하고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구조를 반복적으로 무너뜨리면 더 이상 재생이 안 되는 상태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성형수술을 하기 전 충분히 고민하고 적합한 시술법을 찾아 안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 원장은 성형은 어디까지나 자기만족을 위한 ‘수술’일 뿐 마술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모로 인해 생긴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할 수 있는 힘을 성형이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약간의 변화만으로도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오는 얼굴이 있다. 반대로 대대적인 수술로도 자신이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남이 아무리 예쁘다 생각해도 본인이 싫으면 해야 하는 것이고, 남이 아무리 못생겼다 생각해도 스스로 자기 외모에 만족하면 할 필요가 없는 것이 성형수술인 것이다.
“작은 눈은 성형수술을 통해 충분히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래의 눈이 너무 작아서 앞트임과 뒤트임, 쌍꺼풀을 모두 해도 연예인들의 눈처럼 절대 크기가 커지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눈을 들어올리는 근육의 힘이 달라 원하는 대로 모양이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또 얼굴 전체에 동양적인 매력이 있어 쌍꺼풀을 하지 않는 것이 어울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스러움입니다.”
무턱대고 수술부터 권하는 의사는 의심해보라고 정종필 원장은 조언했다. 수술을 해서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확연한 반전을 원하는 마음과는 달리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필요한 수술에 대한 정보를 전문의와 충분히 공유한 후 수술한다면 성형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잘못된 정보는 버릴 수 있지 않을까.
유행처럼 번진 양악수술, 꼭 필요할까?
TV에서도 여러 번 방영된 것처럼 잘못된 양악수술의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뼈의 조합을 새로이 하는 이 수술은 당연히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다. 양악수술은 얼굴뼈에 붙어 있는 치아 부위, 즉 위 턱(상악)과 아래 턱(하악)의 교합을 맞추는 수술로 상악과 하악의 교합이 맞지 않아 잘 맞물리지 않는 사람에게는 치아가 잘 맞물리게끔 정상 교합으로 맞추어 골조직과 치아의 균형을 맞추고 그와 함께 외모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정종필 원장은 양악수술은 부정교합의 정도가 심한 주걱턱이나 심각한 돌출입, 기형적인 안면비대칭에 한해서 시술해야 하는 조심스러운 수술이라는 견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