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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프 과르디올라 FC 바르셀로나 감독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대성공을 거둔 ‘카탈루냐 최고의 축구 영웅’

주제프 과르디올라 FC 바르셀로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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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간 축구계에는 스타플레이어가 감독으로 변신하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정설처럼 존재했다. 그러나 주제프 과르디올라 FC 바르셀로나 감독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선수 시절 스페인 리그 6회, FA컵 2회, 유럽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끈 그는 2008년 불과 37세의 나이로 친정 팀의 지휘봉을 잡아 세계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그는 감독 데뷔 시즌이던 2008~09 시즌 전무후무한 ‘트레블’(한 시즌 3개 대회 동시 우승)을 달성했고, 그의 휘하 선수들로 구성된 스페인 축구대표팀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우승했다. 지난 5월에는 모든 축구팀의 ‘꿈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번 더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두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모두 ‘명장’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제치고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더 값지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FC 바르셀로나 감독
축구계에는 “명선수는 명감독이 되지 못한다”는 격언이 있다. 실제 선수 시절 뛰어난 성적으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스타플레이어 가운데 감독으로는 낙제점을 받은 이가 적지 않다. 독일의 축구영웅 로타어 마테우스가 대표적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 주장이었던 그는 독일의 우승을 이끌어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이듬해인 1991년에도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리는 등 축구사의 한 면을 장식했다. 은퇴 후 여러 클럽에서 감독을 맡은 그는 독불장군 식의 팀 운영으로 가는 곳마다 마찰을 일으키며 지도력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 알렉스 퍼거슨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 거스 히딩크 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 등 선수 시절 경력은 별 볼일 없지만 세계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대기록을 쓴 스타 감독들과 대조적이다.

스타 선수가 스타 감독이 되기 어려운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후보 선수나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수의 능력이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데도 스타 출신 감독은 “내가 지금 경기에 나가도 너보다는 잘하겠다”는 식으로 후보 선수들을 대하기 일쑤다. 팀워크가 좋아질 리 없다. 감독이 되기 위해 다양한 경험과 준비를 하지 않고 선수 시절 명성만 믿고 “감독으로도 잘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앞세우는 것은 자신은 물론 팀 발전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만 3년의 감독 경력으로 이런 선입관을 깨부수며 현대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쓴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이 있다. 현재 세계 최고의 축구단으로 평가받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의 주제프 과르디올라(Jos、ep Guardiola·40)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애칭인 ‘펩(Pep)’ 과르디올라로 더 유명한 이 감독은 선수 시절 명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고, 비슷한 시기에 축구계에 데뷔한 다른 선수들이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을 때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감독이 된 첫해 모든 축구 감독의 염원인 ‘트레블(Treble)’을 달성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3배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트레블은 어떤 스포츠에서 한 팀이 3개 대회를 우승했다는 말이다. 프로 축구의 트레블은 한 클럽 팀이 동일 시즌에 3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일을 말한다. 여기서 3개 대회는 자국 정규리그, 자국축구협회(FA·Football Associations) 챔피언스리그, 유럽 축구의 왕중왕전 격인 유럽축구협회(UEFA·Union of European Football Associations) 챔피언스리그를 가리킨다.



2008년 6월 FC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된 과르디올라는 감독을 맡은 첫 시즌에 FC 바르셀로나를 스페인 정규리그인 프리메라 리가, 자국 축구협회인 코파 델 레이,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모두 우승시키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당시 나이는 불과 37세였다. 과르디올라는 현재까지 트레블을 달성한 가장 젊은 감독이다. 명장 알렉스 퍼거슨도 60대가 넘어서 트레블을 달성했고, 과르디올라의 가장 강력한 적수인 주제 무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40대 후반에야 이를 이뤘다. 축구 전문가들은 상당 기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훌륭한 선수가 되거나,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일 하나만도 힘든데, 불혹의 나이에 이 둘을 모두 달성한 비결은 무엇일까.

과르디올라가 누구인지, 그의 리더십 요체가 무엇인지를 탐구하려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FC 바르셀로나라는 축구 구단이 갖는 의미부터 이해해야 한다. 흔히 ‘바르샤’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FC 바르셀로나는 단순한 축구팀이 아니라 카탈루냐 사람들의 존재 이유 그 자체다.

카탈루냐의 심장 FC 바르셀로나

그 이유는 스페인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페인은 다민족, 다언어 국가다. 표준 스페인어인 카스티야어 외에도 스페인 서북부와 프랑스 접경지대의 카탈루냐인, 포르투갈 국경 북쪽의 갈리시아인, 스페인 동북부와 프랑스 접경지대의 바스크인이 쓰는 언어가 모두 다르다. 특히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 지방은 소수민족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에 특히 카스티야 지방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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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민│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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