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보안을 관(官)이 주도하다보니 최신 해킹 기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요. 마이크로소프트-윈도-인터넷 익스플로러로 단일화돼 단 하나의 악성 코드로도 전국이 초토화하는 환경이죠. 정부가 관련 기업과 보안업계의 자체 솔루션 제공을 막으니 해킹 사고가 나도 해당 기업은 책임질 필요가 없어요. IT 보안에 자율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저자 김인성(48)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한국 IT의 총체적 모순이 집결된 보안 분야 현실과 한국 보안 시스템이 나아갈 길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도록 정보 전달력과 파급력이 큰 만화 형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지난해 한국 IT 현실과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두 얼굴의 네이버’ 이후 김 교수가 내놓은 두 번째 IT 만화. 지난해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한 웹툰을 묶은 것이다. 연재 당시 웹툰은 많은 인터넷 게시판으로 확산됐고 민감한 소재이다보니 적잖은 논쟁을 낳았다. 글은 김 교수가 썼지만 그림 작업엔 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그중 한 명은 이화여대 국악과에서 거문고를 전공하다 시각디자인학과로 전과(轉科)한 김 교수의 딸 빛내리(22) 씨. 출판사 대표는 그의 부인이다. 그림 작업비 900만 원은 온라인을 통해 200여 명의 누리꾼으로부터 기부받는 ‘소셜 펀딩’으로 조달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 후 시스템 엔지니어, IT 칼럼니스트로 활동해온 김 교수는 ‘컴퓨터 법의학’ 으로 불리는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s·전자증거물을 사법기관에 제출하기 위해 휴대전화, PC, 서버 등에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디지털 수사 과정) 전문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