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달자 ‘당신은 그날을 기억하십니까’ 중

지난해 열린 제8회 대한민국 소방안전박람회.
9년여가 흐른 지금 대구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 이는 거의 없다. 오히려 큰 사고 없고 안전한 도시라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실제 2003년 지하철 참사 이후 대구에서는 큰 사고가 없었다. 또 대구 지하철 참사는 타산지석의 교훈이 돼 이후 전국 지하철 객차 시설이 불연재로 바뀌었다.
‘사고도시’의 이미지를 털어내며 구원투수 역할을 한 주체는 대구 엑스코(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소방안전박람회(소방안전엑스포)’였다. 지하철 참사 1주년이 지난 뒤인 2004년 3월 18일 엑스코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소방안전박람회에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영국 러시아 등 12개국 129개 업체가 참여했다. 소방안전, 방재산업 육성을 위한 전문 전시회가 개최됐고, 아시아태평양 화재소방학회가 함께 열려 ‘안전’이라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장이 마련됐다.
수요자 대부분이 정부기관인 소방안전 산업의 특성상 박람회 초기에는 “소방관서 사람을 직접 만나면 되지 왜 전시회에 나와야 하는가”라고 거부감을 드러내는 업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기술력 있는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고, 이제 박람회는 소방안전 산업의 메카로 부상했다. 특히 박람회와 함께 진행된 선진국형 체험행사에는 매년 5만~7만여 명이 참여함으로써 시민이 안전의식과 재난대응능력을 키우는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소방안전엑스포를 기획한 박상민 대구 엑스코 기획전시팀장은 “대구하면 지하철 참사가 연상될 만큼 부끄러운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안전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실천적 노력이 요구되는 시기였다. 이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사고 직후 소방안전엑스포 개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지난 8년간 소방방재청이 개최한 소방안전엑스포를 통해서 1474개의 기업이 3조7800억 원 상당의 상담을 벌였다. 그 결과, 산업으로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소방안전방재 분야가 수출산업으로 육성되고 있다. 또 선진국에 비해 소방관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소방관의 처우가 조금씩 개선되는 계기가 마련됐고 ‘사고도시’ 대구의 이미지는 ‘안전도시’를 전파하는 출발도시로 변모했다.
특히 안전 체험행사는 대구에 ‘다크투어리즘(블랙투어리즘)’이라는 특별한 관광 형태를 만들어냈다. 다크투어리즘은 전쟁 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엄청난 재난과 재해가 벌어졌던 곳을 찾아 떠나는 여행. 소방안전엑스포 기간 중 벌인 대규모 시민체험행사는 2008년 12월 시민이나 관광객이 언제든 안전체험을 할 수 있게 한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를 탄생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2008년 12월 개관 후 2011년 말 현재까지 43만 명의 내외국인이 안전체험을 했다. 하루 평균 400여 명이 다녀간 셈. 시민안전테마파크는 2003년 지하철 참사 당시 중앙역사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역사교훈여행의 공간화에 성공했다.
생명을 구하는 엑스포, 소방산업

어린이들의 재난 체험은 ‘안전’을 위한 또 다른 투자다.
오경묵 엑스코 브랜드전시팀장은 “올해 제9회 대한민국 소방안전엑스포의 주제는 ‘생명을 구하는 소방산업 활성화’다. 5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엑스코 실내전시장 및 야외전시장에서 열리는 엑스포에는 120여 개 업체가 참여해 700개 부스(체험, 야외시연 부스 포함)에 내진설계 소방설계 구조구급 소화장비 스테인리스스틸 배관 신제품신기술 특별관 등 분야별로 특화된 전시관을 마련한다.” 고 소개했다.
이번 엑스포 기간에는 소방안전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한 수출상담회도 열린다. 또 한국화재소방학회는 국내외 300여 명의 학자가 참석한 가운데 ‘초고층빌딩의 내화안전’ 및 ‘도쿄스카이라인의 방화설계’ 등을 주제로 한일 국제소방콘퍼런스를 진행한다. 국내 최대의 소방 설계 공사 감리 단체인 한국소방시설협회와 제조업체 간의 제품 설명회 등 상담의 장도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