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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영어실력 비교

한국 - 10년 넘게 우세승, 일본 - 해외진출 기피 심화

韓日 영어실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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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초등학교 의무교육 후 청취·독해력 향상
  • ● 영어권 한국 유학생, 일본보다 2.5배 많아
  • ● 토익 점수 높을수록 신입 연봉 상승
  • ● 수출 경쟁력, 동북아 경제 패권에도 한몫
韓日 영어실력 비교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끈 숨은 공신으로 영어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가 자동차와 반도체, 휴대전화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일본을 추월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영업력을 뒷받침한 영어 경쟁력의 승리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일본이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높지만 영어 실력은 한국이 한 수 위”라면서 “최근 일본에서 영어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영어 실력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선식 시사영어사 대표의 부연 설명은 이렇다.

“우리나라에서 영어는 취업을 위한 필수요소지만, 일본에서는 해외파트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만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을 요구한다. 더구나 예전에는 일본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찾는 해외 수요가 많아 우리처럼 굳이 영어를 열심히 배워 해외 판로를 개척하지 않아도 수출이 잘됐다. 이런 이유로 학교에서든, 기업에서든 영어를 등한시하다 보니 젊은이들이 영어에 대한 두려움으로 해외 파견 근무나 유학을 꺼리는 ‘우치무키(내향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국 ‘급상승’ vs 일본 ‘제자리’

일본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2008~09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영어권 유학생 중 한국인이 일본인보다 2.5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학생이 가장 많이 찾는 유학 지역은 미국이었고 다른 지역에선 편차를 보였다. 일본인은 미국 다음으로 영국을, 한국인은 호주와 캐나다를 선호했다.

한국토익위원회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과 일본에서 정기적으로 실시된 토익(TOEIC) 평균점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영어 실력이 일본을 앞지른 것은 2001년부터다. 양국의 토익 성적은 2000년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대등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2001년부터는 한국이 계속 더 좋은 성적을 냈다.



한국은 토익 점수가 2001년(566.2점)부터 2011년(632.7점)까지 해마다 꾸준히 향상돼 10년간 66.5점이 오른 반면 일본은 2001년 558.1점에서 2011년 576.1점으로 18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1990년에는 한국이 551.2점을 기록하며 일본(552.0점)보다 0.8점 뒤졌지만 2001년에는 8.1점, 2011년엔 56.6점을 앞서며 큰 폭으로 격차를 벌렸다.

토익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언어 본래의 기능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중점을 두고 일상생활이나 국제 업무 등에 필요한 실용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글로벌 시험이다. 1979년 미국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가 개발한 이래 전 세계 120개 국가의 1만 개 기관이 승진이나 해외파견 인원 선발 등을 목적으로 이를 활용한다. 이 시험은 독해력(RC, Reading Comprehension)과 청취력(LC, Listening Comprehension)에 각기 495점을 배점해 총 900점이 만점이다.

양국의 영어 실력을 독해력과 청취력으로 나눠 점수를 비교해도 한국이 모든 면에서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읽기와 쓰기 실력을 반영한 독해력 점수는 2003년까지 일본이 더 높았지만 이듬해 역전됐다. 말하기와 듣기 실력을 평가한 청취력 성적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이 계속 우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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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영어실력 비교
日도 초등 영어 의무교육 시작

한국의 영어 실력이 일본을 앞지른 데는 공교육의 힘이 컸다.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영어를 초등학교 정식 과목으로 채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전부터 “영어는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인 만큼 삶의 질을 높이려면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있었다. 또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기 전부터 가정이나 사설 교육기관에서 영어교육을 실시해왔다.

정부는 이런 사교육비를 줄이고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교육 기회를 주고자 초등학교에 영어 과목을 도입했다. 교육학적인 측면에서도 초등학교 시절이 다른 언어를 인식하고 습득하는 데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했다. 모든 초등학생에게 3학년 때부터 영어를 배우게 하면서 조기유학, 영어유치원 진학 등 사교육 열풍이 더 심해졌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지만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회화 실력이 크게 향상되는 긍정적 효과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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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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