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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천안함이 좌초라면 나는 벌써 죽었을 것”

천안함 영화에 분노한 최원일 前 천안함 함장

  • 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천안함이 좌초라면 나는 벌써 죽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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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은 사고 지점의 수심이 47m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천안함 작전관 박연수 대위는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수심에 대해 “20m 안팎이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박 대위의 증언은 사건 초기 국방부 발표와 일치한다. 당시 국방부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천안함은 백령도 서남방으로 1.8㎞ 떨어진 수심 24m 해역에서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수심 47m 지점에서 침몰했다고 발표했다. 거리를 계산해보면 백령도에서 2.5㎞ 떨어진 해역이다. 백령도에서 가까울수록 수심이 낮을 수밖에 없다. 수심이 낮으면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천안함 좌초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박 대위의 증언은 뜻하지 않은 ‘호재’였다.

▼ 침몰 당시 수심이 정확히 얼마인가. 천안함 작전관의 말이 다른데.

“작전관이 정확한 수치가 기억나지 않아 그렇게 말한 것이다. 당시 천안함이 기동한 작전구역 수심은 조금씩 다르다. 여기에 대해선 합동조사단이 정확히 조사해 발표했다.”

영화는 이와 관련해 잠수함 전문가로 통하는 재미과학자 안수명 박사의 증언을 소개한다. 안 박사는 “수심 20m에서 천안함이 잠수함에서 발사된 어뢰에 맞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천안함 흘수(2.9m)를 감안하면 잠수함이 어뢰공격을 하기에 너무 좁은 공간이라는 것이다. 최 중령은 이에 대해 “수심 20m에서도 얼마든지 어뢰 공격이 가능하다”고 반박하면서 “영화엔 과학자 견해보다 군인 견해를 넣었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對潛 경보 없었다”

▼ 천안함이 TV 시청과 원활한 휴대전화 통화를 위해 백령도 가까이로 접근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는데.

“몰라서 하는 얘기다. 요즘은 모든 함정에서 위성으로 TV를 본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TV가 잘 나온다. 휴대전화 얘기도 말이 안 된다.”

▼ 당시 합참이나 해군 지휘부에서 북한 잠수함 기동에 관한 정보를 전파하거나 잠수함 공격에 대비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나.

이 질문에 그는 곤란하다는 듯 망설이다가 “없었다”고 말했다.

▼ 당시 서해에선 한미연합 대잠(對潛)훈련이 진행됐다. 천안함 기동은 이와 상관없는 것이었나.

“전혀 상관없었다. 연합훈련 장소는 사고 해역에서 남쪽으로 200㎞ 가까이 떨어진 곳이다.”

▼ 천안함 같은 중형급 군함이 백령도에 근접해 수심이 낮은 곳에서 저속 기동한 것은 잘못된 작전 아니었나.

“적의 유도탄과 해안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 잠수함 공격에 취약한 기동이었다.

“결과론적인 얘기다. 당시로선 최상의 작전이었다.”

▼ 합참 지시였나.

“바로 위에서 지시받았다. 북한의 감시·타격수단으로부터 차폐하기 위해 백령도의 지형적 이점을 이용해 근접 기동한 것이다.”

▼ 북한의 잠수함 공격 가능성을 생각한 적이 있나.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는 “침몰 당시 상황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말하고 싶지 않다. 영화 내용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 처음에 2함대사령부에 좌초라고 보고한 이유는.

“통상적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 상황을 설명하기 힘들고 구조가 우선이니 좌초라고 표현했을 뿐이다. 도로에서 교통사고 나면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보다 인명구조가 급하지 않나.”

▼ 어뢰 공격이라고 판단한 이유는.

“함미가 없어진 걸 보고 그렇게 판단했다. 느낌이 그랬다.”

▼ 함미가 안 보였을 때의 심정은.

“떠올리고 싶지 않다.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이 몹시 힘들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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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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