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신동아 발언대

사교육비 폐해 근절을 위한 제언

평준화정책 유지하되 학교 선택권은 학생에게

  • 글: 윤종건 한국외국어대 교수·교육학 younjg@kornet.net

사교육비 폐해 근절을 위한 제언

1/4
  • 사교육비를 없애려면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입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다 아는 처방인데 왜 효과가 없는가. 지금까지 내놓은 교육정책들이 본질을 외면하고 변죽만 울렸기 때문이다. 고교 의무교육을 전면 실시하고 평준화는 유지하되 공립학교, 준공립형 사립학교, 완전자립형 사립학교 체제로 바꾸어야 한다
사교육비 폐해 근절을 위한 제언

학원 전단지를 살피는 학생들. 맞춤식 프로그램으로 고객만족을 추구하는 학원과 경쟁하기에 학교의 현실은 너무 열악하다.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방안 대책을 내놓고 서둘러 공청회를 열고 있으나 반응은 시큰둥하다. 공교육이 부실하니 사교육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 그런데 공교육을 내실화하는 처방은 없고 수능성적을 등급화하고, 특수목적고만 증설하겠다니 실효성도 없고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무식한’ 처방으로 사교육비를 줄일 가장 확실한 길이 있다. 전두환 정권식으로 무허가 과외를 전면 금지하고 학원과외도 철저히 규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평준화정책을 실시한다. 속칭 일류대학은 대학원대학으로 만들고 나머지는 모두 평준화하면 된다. 특히 국공립대학은 모두 서울대학의 분교형태로 운영한다.

이 정책을 보다 확실하게, 단시일 내에 시행하려면 교원정년단축정책을 과감히 추진했던 사람을 다시 교육부총리로 임명하면 될 것이다. 물론 당시 교육정책 추진방식이 옳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데 현 정부가 내놓은 방안이란 것이 중구난방인 데다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해 조령모개식, 땜질식으로 떠벌이고 있다. 한결같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듯하여 답답할 뿐이다. 뻔한 길을 왜 빙 둘러 가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사교육비를 없애는 근본적인 대책은 사교육이 필요 없는 교육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는 일이다. 그 정책이란 바로 두 가지,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입시제도를 개선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공교육기관의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현재와 같은 대학입시제도가 존속하는 한 과외는 근절되지 않으며 사교육비 감소도 기대하기 어렵다. 혹자는 다 아는 처방이고 그동안 여러 가지로 시도해보았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새삼스레 또 무슨 말장난이냐고 힐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정책들이 실패한 것은 본질을 외면한 채 변죽만 울리고 개선하는 시늉만 했기 때문이다.

학원보다 더 좋은 학교교육이 보장된다면 아무도 자녀를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를 시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학교가 제 구실을 못하는데 거기에 자녀를 보내고 쳐다만 보고 있을 학부모는 없다. 그러기에는 맞춤식 프로그램으로 고객만족을 추구하는 학원과외의 유혹이 너무 크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학교의 시설과 환경을 학원 수준으로 높이고, 학급당 학생수를 대폭 줄이며, 교사의 전문적 자질을 강화해야 한다. 우수한 교원들이 학원 강사처럼 잡무나 승진유혹에 시달리지 않고 수업연구만 하면서 10명 이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한다면 학교가 학원보다 못 가르칠 까닭이 없다. 결국 돈 문제다. 학급당 학생수 1명을 줄이는 데도 엄청남 돈이 들고, 교사 1인당 학생수 1명을 줄이는 데도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대책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고교 의무교육 실현부터

첫째, 고등학교 교육을 의무교육화 해야 한다. 그러면 고교평준화정책의 명분도 산다. 다만 현실적으로 완전무상 의무교육은 어렵다. 헌법에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지금껏 우리는 그 규정을 무시한 채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도 등록금과 육성회비를 징수해왔다. 따라서 당분간 고등학교 교육도 의무교육으로 하되 농어촌과 저소득층에만 학비를 보조하는 형태로 하면 추가소요재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추가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사립학교의 경우 전체 고교 수의 10% 이내에서 자립형을 허용한다. 그들 학교에 대해서는 국가의 재정지원을 없애고 대신 그 돈을 공교육에 투자한다. 이 경우 자립형 사립학교가 귀족학교로 될 가능성은 인정해야 한다. 10%쯤 귀족학교면 어떤가. 다만 자립형 사립고나 특수목적고에 입학하기 위해 과외가 극성을 부릴 수 있으므로, 신입생 선발방법에서 본고사에 의한 개별 선발방식은 당분간 규제해야 할 것이다.
1/4
글: 윤종건 한국외국어대 교수·교육학 younjg@kornet.net
목록 닫기

사교육비 폐해 근절을 위한 제언

댓글 창 닫기

2018/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