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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무현 대통령’만들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 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노무현 대통령’만들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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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당헌 당규대로라면 대표는 권한 없어
  • ● “정치자금 공개, 정치발전에 도움 안돼”
  • ● DJ는 홍걸이의 처신에 섭섭해 했다
  • ● 노무현 후보 당선 위해 뭐든지 하겠다
  • ● 자민련과의 공조회복, JP와도 뜻 통했다


지난 5월9일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만난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대표최고위원은 지쳐 보였다. 한대표는 “일은 많은데 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자 피곤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대표로 선출된 4월27일 전당대회 이후 한대표의 행보를 보면 그가 왜 힘들어하는지 알 수 있다.

대통령의 아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 문제는 ‘노풍’을 가라앉히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내 사정도 복잡하다. 대선후보 경선과 지도부선출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한순간 주류와 비주류가 바뀌는 과정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한대표에게 정면으로 반발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경선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당내 한 세력인 이인제(李仁濟) 고문계를 중심으로 중부권 신당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내우외환(內憂外患) 그 자체다.

대통령의 탈당으로 형식이 파괴되기는 했지만, 한때 여당이었던 정당의 새 대표이기에 나름의 포부도 거창하지 않을까. 의례적인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하려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솔직했다. 한대표는 무엇 하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정치 환경에 화가 나 있는 듯했다. “대표비서실 구성하는 데도 최고위원회의와 협의하라 해놓았다”며 당헌 상의 집단지도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대표는 노후보의 정계개편론에 대해 “정권재창출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부도덕한 것이 아닌 한 무엇이든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민련과의 관계복원에 대해서는 “김종필 총재도 협력에 대해 뜻을 같이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는 사회 보는 사람”


-한국 정당사상 당권과 대권이 분리된 것이 처음 있는 일이죠.

“내가 알기로는 1971년에 대선 후보와 당수가 달랐었죠. 그런데 그때는 단일 지도체제에서 후보와 당수가 달랐던 것이고 지금은 아예 당헌 당규에 후보와 대표를 분리해 놨어요. 그러니까 당헌 당규에 규정해놓고 당헌대로 대표를 뽑고 후보를 뽑은 것은 우리 당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대단히 혼란스럽습니다.

“내가 대표가 돼서 당헌 당규를 보니까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회 보는 일 뿐이에요. 최고위원 3분의 1이 회의소집을 요청하면 대표는 무조건 회의를 열어야 하고 최고회의 소집을 거부하면 득표순으로 다른 최고위원이 사회를 보도록 해놓았어요. 대표는 최고위원 11명 중 한 사람일 뿐이에요. 그리고 책임은 다 지게 되어 있지요. 심지어 대표비서실 구성도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의합니다. 대표가 비서 한 사람도 마음대로 임명을 못해요. 특보도 둘 수 있는데 최고회의 특보지 대표 특보가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대표의 권한을 없애느냐, 이걸 연구해서 만든 당헌입니다.”

-한대표도 당헌 당규를 만들 때 참여하지 않았습니까.

“참여했지만 대체적으로 논의해서 권한을 분산하자고 했지 축소심의하는 식으로 당무회의에서 조목조목 심의한 기억은 없어요.”

-당헌 당규상의 모순점과도 싸워야 하지만 후보와 당대표가 다른 새로운 정당 구조와도 싸워야 할 처지입니다.

“그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후보와 당 대표 사이에서 해야 할 일만 하고 해서는 안될 일은 안하면 되는 거예요. 어떻든 지금은 후보가 승리해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금년 최대목표는 정권재창출이에요. 최고의 선을 위해 같이 협력하는 것은 당연한 거죠. 후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당에서 조달해주고 당선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입니다.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입니다. 할 일만 하면 무슨 잡음이 있겠습니까.”

한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을 사표로 삼아 정치를 시작한 인물이다. 정치적 스승 김대통령의 탈당사태는 한대표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5월6일 기자들 앞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대통령의 탈당계를 읽던 한대표, 그러나 다시 그때의 일을 묻자 목소리가 착 가라앉았다. 얘기 도중 목이 메이는 듯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했습니다. 대통령의 탈당을 보는 느낌이 남 다를 텐데요.

“대통령께서 작년 11월에 총재직을 그만두실 때 상당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과연 홀로 설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후 우리는 자생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당을 떠나실 때는, 뭐라 할까, 어떻게 표현할까, 눈물이 나오려 하고, 완전히 내팽개쳐진 느낌이었습니다. 탈당 후 대통령을 우리가 어떻게 올바른 의미에서 보호해드릴 것인가 그런 생각도 했고, 어쩌다 대통령이 탈당하는 처지가 됐나 싶어 여간 착잡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총재직을 그만두실 때는 그래도 우리가 함께 호흡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단절돼버렸습니다.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서럽기도 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으로 상당히 우울했습니다. 당 대표 자격이 아니라 내가 그분을 오래 모셨고 그분 밑에서 정치수업을 받은 사람으로서 소회를 말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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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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