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추적]

인도 암살단은 왜 북한 외교관 부인을 저격했나
북한·파키스탄 핵 커넥션 내막
●파키스탄이 최초의 핵실험에 성공한 직후 저격당해 절명한 북한 여인 김신애
●인도가 보낸 공작원, “강태윤 암살하려다 실수로 김신애 저격했다”
●제2경제위 대표로 활약하다 부인 잃고 보위부에 체포된 비운의 남자 강태윤
●파키스탄이 핵실험에 성공하기 직전 북한에서 날아온 미사일 기술자 17명의 수상한 행적
●미사일 半제품 싣고 파키스탄으로 가려다 인도에 검거된 북한의 구월산호

2002년 12월29일자 일본의 ‘마이니치(每日)신문’은 1면 톱기사로, 가스가 히로유키(春日孝地) 파키스탄 주재 특파원이 보낸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8년 6월7일 파키스탄 주재 북한대사관의 경제담당 참사관이자 무기 수출을 주임무로 하는 북한 ‘창왕신용무역공사’ 파키스탄 대표의 집에 복면을 쓴 일단의 그룹이 난입해 그의 부인(당시 54세)을 사살했다.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는 파키스탄 경찰의 첩보를 인용해, 이 부인이 북한의 무기 수출에 관한 정보를 서방 외교관에게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보도했다(기자 주:인도와 파키스탄은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영국 언론의 취재력은 상대적으로 강하다).

이 사건이 있은 후 죽은 여인의 남편인 북한대사관의 참사관은 파키스탄에서 종적을 감추었다. 그런데 북한은 이 시신을 넣을 관(棺)에, 부인의 시신과 함께 파키스탄에서 제공받은 고농축 우라늄을 추출해내는 가스 원심분리기 샘플과 그 설계도를 함께 넣어, 이슬라마바드-평양을 비행하는 특별기편으로 평양으로 가져간 사실이 ‘마이니치신문’의 취재 결과 밝혀졌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1998년 5월말 파키스탄은 처음으로 지하 핵실험에 성공했다. 북한은 파키스탄이 핵실험에 성공한 직후 파키스탄으로부터 가스 원심분리기 설계도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죽은 여인의 관에 核설계도를 담아…

참사관 부인을 죽인 후 그 시신을 넣은 관에 가스 원심분리기 설계도와 샘플을 함께 담아 북한에 가져갔다는 것은 탐정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다. 그런데 북한 외교관 부인의 죽음과 북한의 핵개발 연관성을 보도한 것은 ‘마이니치’만이 아니었다.

사건 발생 5개월 후인 1998년 11월6일자 ‘동아일보’는 죽은 부인의 신원을 밝히며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죽은 북한 여인은 파키스탄 주재 북한대사관에 경제참사관으로 근무하던 강태윤의 처인 김신애다. 미국의 노틸러스연구소에 따르면 김신애는 북한과 파키스탄 사이의 미사일 거래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서방국가 정보기관에 제공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김신애는 핵무기를 개발해온 파키스탄의 칸연구소(기자 주: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인 압둘 칸의 이름을 딴 연구소)에 근무하는 북한의 비밀요원들에 의해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김신애의 사망에 대해 ‘마이니치’와 ‘동아일보’의 보도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두 언론은 공통적으로 김신애의 사망이 북한의 핵 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1998년 6월 파키스탄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 사건은 북한의 핵개발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현재 탈북자 동지회 회장으로 있는 홍순경씨는 1999년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하다 탈출해 2000년 한국으로 망명했다. 홍회장은 태국에 근무하기 전 파키스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한 적이 있다.

북한의 외교 사정에 정통한 홍회장은 “북한은 김신애 피격 사건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지만, 우리 같은 외교관들에게는 그 진상이 알려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1983년부터 1988년 2월까지 파키스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했는데, 그때 강태윤씨도 부인 김신애씨와 함께 무역 참사로 일했다. 당시 우리 집사람이 김신애씨와 가깝게 지냈기 때문에 김신애씨에 관한 이야기는 똑똑히 기억한다. 강태윤씨는 1989년까지 파키스탄에서 근무했는데 잠시 북한에 들어갔다가 제2경제위원회 대표가 돼 다시 파키스탄으로 나왔다가 부인이 죽는 참변을 당했다.”   (계속)

1 | 2 | 3 | 4 | 5 |

관련기사 관련기사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