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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취재|‘정인석의 영어발성훈련 6개월’ 그후

이론은 맞다 그러나 성취는 쉽지 않다

  • 송문홍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대우

이론은 맞다 그러나 성취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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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경험을 통해서 얻은 생각은 정인석 발성훈련법과 기존 영어학습법들은 동일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정인석 발성훈련법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또 그에 따른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스피킹 훈련과정에 제가 경험한 바로는, 호흡과 모음, 그리고 전위행위가 어느 정도 맞물려서 돌아갈 만큼 훈련이 된 상태에서는 AFKN이 프로그램 종류에 관계없이 그대로 들어옵니다. 마치 기어의 톱니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때 머릿 속에 있던 어휘는 그대로 살아나고, 접해보지 못했던 어휘는 소리 그 자체로 들어옵니다. 뜻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소리 자체를 놓치지는 않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발성훈련이 덜 된 상태에서는 톱니가 각자 따로 노는 듯한 느낌입니다. (중략)

저에게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하루 차이로 번갈아 일어나곤 했다는 것입니다. 훈련량이 부족하거나 훈련 방법에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이전 상태로 돌아가버리곤 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것이 자리잡으려면 지속적으로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익명 답변자)

“제 영어실력의 향상 정도를 수치로 나타낼 수는 없겠지만, 실제로든 단순히 느낌으로든 성과는 있었습니다. 일단 영어를 들으면 남들보다 더 잘 들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고 예전에 느꼈던 답답함이 상당 부분 해소됐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6개월이란 시간이 결코 만만하게 넘어갈 수 있는 기간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다르게 나옵니다. 어쨌든 제 경우에는 영어가 더 재미있어졌고, 두려움이 없어졌습니다.”(익명 답변자)

“‘신동아’의 소개에 동감하고 훈련에 참가했지만 발성음 체득을 위해서는 훈련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낀다. 6개월은 일반인이 보통 수준으로 하는 훈련기간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그런 부족한 훈련에도 청취력이 좋아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말은 지식이 아니라 체득에 의해서 발전된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앞으로 제언이 있다면, 교육기간을 좀 더 늘리고 일정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훈련을 받게 하는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훈련 참가자를 수준이나 연령에 따라 몇 개 그룹으로 나누어 진도를 관리해주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또, 힘든 발성훈련을 무리없이 견뎌내기 위한 교육방법 연구도 병행되기를 바란다.”(익명 답변자)

발성훈련법에 대한 비판들

한편,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답변들로는 다음의 것들이 있었다.

“6개월이 지나면 마음껏 영어를 해보겠노라는 기대감으로 시작했지만 벌써 예정된 시간이 지나고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6개월은 영어를 완전히 말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특히 저처럼 직장을 다니는 사람에겐 더욱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실패 원인을 몇 가지로 대별해보면 첫째, 정인석 선생님의 교수법이 지극히 주관적이라 목표에 대한 객관화가 힘들다는 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굴절음을 연습하기 위해서 발성연습을 열심히 해도 어떤 것이 온전한 굴절음인지 스스로 짚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이건 발성훈련법의 태생적인 한계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보통 영어학습법은 단어와 문법 위주니까 맞고 틀리고가 분명합니다.

둘째, 시간상 제약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은 선생님 말씀처럼 절대시간 500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첫째 이유와도 관련됩니다만, 그래서 발전 속도를 스스로가 체감하기가 어렵습니다.

셋째, 선생님의 학습진행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수업에 대한 준비가 소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역시 이 학습법의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일 것은, 뭔지 모르지만 감이 잡혀간다는 것입니다.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 더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Yedang@hanmail.net)

“지금 제 모습은 여타 다른 학원을 졸업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그 이하입니다. 정선생님 기준에서 보면 못미치겠지만 저는 나름대로 여름휴가, 주말 등을 반납하면서 열심히 했고, 한 때는 거의 발성법을 터득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수업시간 운용의 잘못으로 졸업 한 달 전부터는 첫 단계와 마지막 단계를 오락가락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 생각에 처음부터 단계별로 테스트를 거쳐서 수업을 진행시켰다면 적어도 지금 이렇게 맨손으로 서 있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바른 영어학습의 방법론을 안 것이 이득이라면, 그 정도는 선생님 책으로 독학할 수 있었으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한 3개월까지는 희망이 보였는데, 그 뒤 느슨한 강의(잘 따라오지 못하는 수강생에 맞춘)로 지금은 다시 제로 상태 근처에 와 있습니다. 그 6개월 동안 저는 과연 무엇을 한 것일까요? 단지 선생님의 방법론이 옳음을 입증해주는 한 사람이면 되는 겁니까? (…)

아무튼 이번처럼 6개월을 다닐 수 있었던 적도 없었으니까 계속 노력하면 되지 않겠나 하고 바랍니다.”(익명 답변자)

“·발성훈련법의 이론에 대해서는 공감.

·그러나 최초 기대했고 학원측에서 주장했던 학습결과에 대해선 대단히 불만족.

·지금도 발성훈련법이 유효하다는 확신은 갖고 있지만, 1주일에 2∼3회의 학습시간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함.

· 훈련방법의 특이성 때문에 집에서 개인적인 훈련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 따라서 한 반을 제대로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매일 지속적인 강의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됨.

·좀 더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강의가 이뤄져야 할 것임.”(성○경)

“(중략) 발성훈련에 대한 체계적인 체득방법과 훈련내용이 없이 막연하게 시범을 보인 후 따라서 연습하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니까 개인적으로 자신의 연습방법이 옳은 것인지 여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중략) 결론적으로 그림이나 시청각 교재 등을 만들어서 정확한 훈련방법을 인지시킨 뒤에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이 절대 필요하다고 봅니다.”(익명 답변자)

“6개월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면 영어에 도가 트일 줄 알았다. 그렇게 광고했고, 믿고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허탈, 배신감…. 왜 6개월이란 단서를 달아서 급박하게 영어가 완성돼야만 하는 사람들을 현혹시켰는지 따지고 싶다. ‘사기다.’ 요즘 한창 아파트 과대 허위광고가 문제시되고 있는데, 정인석 영어는 그것과 뭐가 다른가?

물론 6개월 과정이 쓸모없는 시간이었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좀더 정직하고 솔직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익명 답변자. 이 답변은 학원 관계자가 강의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설문지를 수거해온 것이다.)

‘미완의 대기’

설문지에 대한 답변이나 직접 면담으로 파악한 수강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엇비슷한 것이었다. 수강자들의 반응을 전체적으로 요약해보면 ▲ 영어학습에서 이제껏 도외시돼온 ‘소리’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됐다 ▲ 정인석씨의 발성훈련법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 그러나 6개월간의 수업 일정이 좀더 밀도있게 구성돼야 하고, 영어 발성의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막연한 설명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이해주는 등 교수방법 개선이 필요하다 ▲ 일반인들을 위한 효과적인 교수방법을 개발하지 않는 한 발성훈련 6개월은 향후 영어학습의 기초를 닦는 기간일 뿐 그 기간에 영어에 문리가 틔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대부분의 비판은 교수방법상의 문제점으로 귀결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정인석씨가 영어 발성음을 체득한 ‘특별한’ 사례를 수강생들에게 일반화시키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정인석씨가 ‘머리 뚜껑이 열리는 듯한’ 경험을 거쳐서 영어 발성음을 체득했던 경험을 6개월 후에는 자신도 경험할 수 있다고 기대했던 것이 무산된 데에서 온 실망감이었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기자와 개별적으로 접촉한 사람 중에는 자신이 겪은 특이한 경험담을 털어놓는 경우도 있었다. 몇 년 전 자비로 장기 해외 어학연수까지 다녀왔을 정도로 영어에 관심이 많다는 김○식씨가 그 사람. 성격상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끝까지 파고들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는 자신의 체험담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6개월간 숱한 갈등을 느끼면서도 꾸준히 학원을 다녔다. 그런데 6개월이 거의 끝나가던 무렵의 일이다. 학원이 끝난 뒤 집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영어 TV 방송을 켜놓았는데, 희한하게도 그 소리가 마치 우리말 방송을 듣는 것처럼 100% 귀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 전까지 듣던 영어방송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고, 화면을 보지 않아도 그 상황이 훤히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날 저녁 내내 드라마든 뉴스든, 스포츠 중계든 모든 방송이 다 그런 식으로 들렸다.

그러나 아쉽게도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그런 현상이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도대체 무엇이 원인이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날 수업이 끝난 뒤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혼자서 입을 움직이면서(소리는 내지 않고) 연습한 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하게 됐다. 그래서 집에서 다시 그 연습을 두시간 정도 하고나서 영어방송을 켜보니 다시 잘 들리는 것이었다.

지금으로선 이런 현상에 대한 분석이 끝나지 않았고, 또 그런 현상이 일관되게 지속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지 앞으로 차근차근 따져볼 참이다.”

결론적으로 정인석씨의 발성훈련법은 아직 ‘미완의 대기(大器)’라고 할 수 있다. 암기 위주 영어학습 방법에 한국인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고, 그런 점에서 그의 발성훈련법이 영어학습에 전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방법론이 일반화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산을 넘는 일은 이제 정인석씨에게만 주어진 과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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