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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인터뷰

“예수를 다시 못박으려 하는가”

장로 출교한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 조용기 목사

  • 안기석·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 안영배·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예수를 다시 못박으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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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로서는 성공하신 셈인데 남편과 아버지로서는 점수를 많이 못 얻겠군요.

“30~40점 정도 될까요. 그것도 많은 거지요. 목회를 하면서 가정의 요구를 충실히 채워주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비교적 시간이 있는 편이지만 예전에는 새벽기도를 인도해야 하니까 교회에서 살았습니다. 잠도 교회에서 잤어요. 집에는 일요일 오후에 들어가서 하루 밤 자고 다시 월요일에 교회로 나왔습니다. 해외선교도 많이 나갔죠. 그래서 우리 집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에 공부를 하도록 해서 지금 대학교수가 되지 않았습니까. 자기 할 일이 있는 거죠. 그리고 우리 애들은 어릴 때 ‘조용기 목사님은 알아도 아버지는 모릅니다’라고 저에게 말하곤 했어요. 지금 우리 애들이 신앙이 좋지 않다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데는 제 책임이 많습니다. 저는 우리 애들과 한번도 휴가를 보낸 적이 없고 낚시를 간다든지 등산을 간 적도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후배 목사들에게 ‘나같은 불행한 목사가 되지 말라’고 말합니다. 2000~3000명 정도의 교회를 맡으면 가정도 돌볼 수 있고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10만명대가 넘는 목회를 하게 되면 심방에서부터 상담까지 끝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가정을 돌보기 위해서 교회를 소홀히 하면 갈등이 옵니다. 주의 종으로서 가정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집사람은 잘 참고 저를 받들어주었습니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에게는 교만하지 못하도록 스스로를 각성시키는 ‘가시’가 있었습니다. 목사님에게 어떤 가시가 있습니까.

“이번에 서명한 장로들이 가시 아닙니까. 제가 교만한지는 몰라도…. 이런 사건이 생긴 것은 내가 목회를 잘못했기 때문인데 심각한 자책감을 느낍니다. 내가 나도 모르게 교만하고 오만해서 이 사람들을 사랑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것을 하나님께 회개하고 자복합니다.”



서명한 장로들 중 몇몇은 출교했으니까 가장 아픈 가시를 교회에서는 뽑아낸 셈인데 조목사 마음속에는 그대로 박혀 있는 모양이었다.

헌금 예결산 투명하게 관리

―아무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 중에는 목사님께서 헌금 문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말씀해주셨으면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

“우리 교회 뿐 아니라 어느 교회나 제직회가 있어서 매달 예결산 결과를 공개적으로 보고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참석하라고 얘기해도 장로나 집사들이 참석을 하지 않아요. 그러고 나서 불평을 하면 어떻게 합니까.”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던진 파장 때문에 헌금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교인들이 궁금해하는 만큼 곧 헌금 관련 해명서를 교인들에게 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 여의도순복음교회 연간 예산이 1200억원 쯤 됩니까? 그중 이웃을 돕는 등 사회선교비는 어느 정도 사용합니까.

“한참 좋을 때 그 정도됐고요. 요즘은 1000억원쯤 됩니다. 교회 관리비와 인건비 등을 빼고는 전부 선교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일보 돕는 일도 일종의 사회선교비로 봐야지요. 이외에도 엘림복지타운과 신학교 및 개척교회를 지원하는데 씁니다.”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는 어느 정도 사용합니까?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복지시설을 지원하는데는 연간 40억원에서 50억원을 사용하고 북한주민 돕기에도 연간 30억원 정도 지원합니다. 그동안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느라 알리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그많은 헌금이 어디에 사용했는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사회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란 책에서 인간의 삶을 두가지 유형으로 나눴습니다. 즉 소유형과 존재형인데, 이런 유형을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한 한국 대형교회에 적응시켜보면 소유형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까.

“대형교회가 되려고 해서 된 것은 아닙니다. 그 교회의 목사가 설교를 통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니까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 교회가 대형화된 겁니다. 그리고 교회가 대형화됐다고 해서 목사가 그 교회를 소유하려는 욕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작은 교회의 목사나 큰 교회의 목사나 모두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감 외에는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속에서는 가끔 교회 재산문제를 둘러싸고 목사와 장로간에 갈등을 빗는 경우도 있다. 장로들이 중심이 돼 교회를 세운 경우 ‘월급쟁이’ 목사들이 밀려나기도 하고 목사가 교회를 개척해 세운 경우 장로들이 교회를 떠나기도 한다.

“저는 오늘이라도 우리 성도들이 ‘목사님 싫습니다’ 하면 빈손으로 나갑니다. 교회는 교인들이 헌금해서 지은 것이지 제 소유가 아닙니다. 저는 ‘우리 성도들중 50%가 저를 싫다고 하면 미련없이 나가겠습니다’고 공표합니다. 다른 대형교회 목사도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사님은 언제라도 떠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씀인가요.

“내가 이제 나이가 65세인데 사람이 60세 넘으면 언제나 죽음의 문제를 생각하게 돼 있습니다. 자기 뒤를 깨끗하게 정리해놓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혼란이 오지 않겠습니까. 내가 언제 사라지더라도 스스로 정리가 되게끔 해놓아야죠.”

―요즘 유언장 미리 쓰기 운동도 있는데 혹시 유언장은 써놓았습니까.

“유언장을 쓸 이유가 없어요. 제가 가진 재산이 없습니다. 제가 43년동안 목회를 했어도 교회에서 사택 한번 지어주지 않았습니다. 교회에 월급 올려 달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고 사택을 지어달라는 말을 한 적도 없습니다. 아들이 연립주택을 지어서 제 명의로 분양을 해줬는데 그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타고 다니는 승용차도 교회에서 사준 것이 아니고 제자들이 돈 모아서 사준 겁니다. 그래서 제가 교회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세를 진 것이 없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도 거리낌이 없습니다.”

교회에서 납골당 세울 계획

―목사님이 쓰신 책의 인세나 설교테이프 판매료는 목사님 통장으로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것은 모두 저와 아내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고아원과 양로원에 보냅니다. 고아들이 50~60명 정도 되는데 그들을 입히고 먹이는데 돈이 모자라 돈을 빌리기도 했어요.”

―요즘 시신 및 장기 기증이나 화장을 장려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다음주 당회에서 우리 교회가 납골당 짓는 문제를 거론하려고 합니다. 한국 같은 좁은 땅에서 묘소가 계속 늘어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어요. 저도 죽으면 무덤을 만들지 말고 순복음기도원에 뿌려지기를 원합니다.”

활발하게 이야기하던 조용기 목사도 이 부분에서는 나지막하게 목소리를 깔고 진지하게 말했지만 자신과 관련된 부분은 기사화하지 말아줄 것을 부탁했다. “우리 애들이 이 말을 들으면 큰일난다”는 것. 그러나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최고층 지도자들 중에 공개적으로 무덤을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을 밝힌 사람은 아직까지 드물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목사님은 오랫동안 목회를 하면서 어떤 유혹이 가장 컸습니까.

“젊었을 때는 이성적인 유혹이 있었죠. 목회를 하게 되면 여성 신도들과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그들은 목사를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다행스럽게도 곁에 호랑이 같은 최자실 목사(조용기 목사의 장모)가 계셔서 그런 유혹을 잘 넘길 수 있었어요. 안 그랬으면 저도 스캔들이 있었을지도 모르죠. 혈기 방장한 30대나 40대에는 설교를 하다보면 이쁜 여자에게 눈이 가는 법이고, 젊고 이쁜 여자를 상담하게 되면 몇분이라도 더 이야기하고 싶은 법인데, 호랑이 할머니 같은 분이 24시간 붙어 있으면서 조금만 상담이 길어져도 상담실에 들어와서 그 여신도를 쫓아내버리니 스캔들이 생길 수가 없었죠. 그 당시에는 속이 상했지만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셔서 그런 분을 제 옆에 붙여주셨다가 50대가 돼서야 제 곁을 떠나가게 하셨어요.”

―대통령이 되고 싶다든지 명예에 대한 유혹은 없었습니까.

“그런 욕망은 없었어요. 한때 제 주위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라고 권유하는 사람도 많았어요. 그러나 제 소명이 목사인 것을 분명하게 알았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았어요.”

―한때 건강에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

“콜레스트롤 수치도 높아지고 당도 좀 생겼죠. 그러나 치료를 잘해서 이제는 이상이 없습니다. 그때는 집회도 많고 운동할 시간은 없고 해서 스트레스가 너무 쌓였어요. 그래서 1주일에 세 번씩 수영을 하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니까 치료가 되더군요.”

―목사님은 그동안 가난한 서민들을 치료하고 위로하는 일에 치중하는 제사장적인 사명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그러나 사회의 불의한 일에 대해 발언하는 예언자적 역할은 약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저는 예언자적인 역할에 재간이 없습니다. 그런 것은 다른 분들이 하시지 않습니까. 마더 테레사처럼 어렵고 병든 사람들을 어루만져 주고 치유해주는 것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조목사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라서 그런지 오른쪽 이마가 유달리 발달한 ‘우뇌형’인간이란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인간형은 계산적이고 논리적이기 보다는 이상적이고 감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애당초 인터뷰 목적은 건의문을 올린 장로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한 것이었다. 조목사는 이런 의혹에 대해서 당당하게 열변을 토했지만 가족과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때로 목소리의 톤이 낮아지기도 했다. 세계의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존경하고 그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는 ‘화려한 목회자’의 이면에는 한없이 ‘초라한 인간’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조목사와 인터뷰한 2시간은 충분한 해명을 듣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는지 모르지만 조목사의 진솔한 모습을 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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